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양석 May 14. 2020

아마존보다 메이시스!

[데이터 리터러시] 데이터에서 통찰 끄집어내기 연습 





5.2.2.1 

‘차트에서 통찰 끄집어 내기’ 집중 연습: From Information To Insight


차트형 데이터는 아마 사람들이 가장 자주 접하게 될 데이터 유형일 것이다. 그래서, 이런 유형의 데이터에서 통찰을 끄집어 내는 훈련은 유난히 중요하다. 사례 하나를 더 살펴보며 어떻게 정보에서 통찰을 끄집어 낼 수 있는지(From information to Insight) 차근차근 알아보자. 


당신은 이마트와 같은 국내 대형 유통업체의 직원이다. 당신의 상사가 아래 미국 리테일 산업 자료를 보고 벤치마킹 보고서를 만들어 보길 요청했다. 무슨 통찰을 뽑아낼지는 오로지 당신에게 달렸다. 자, 미국 리테일 산업 전체적으로 어떤 시사점이 있는지, 또 회사별로는 어떤 점이 배울 만한지, 마지막으로 우리 회사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정리해 보자.


출처: 엠컨설팅프렙



뭔가 굉장히 복잡해 보이는 차트이지만 일단 숨을 고르고 다음의 순서데로 천천히 파악해 보자. 어떤 차트를 접하든 아래 질문들을 쫓아가다 보면 기본은 놓치지 않게 된다.


첫째, 뭘 측정한 차트인가?
 ▶ 분석의 대상은 데이터를 이해하는 첫 단추이다. 
 (예: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 또는 회사를 대상으로 했다 등)


둘째, 어떤 관점들이 쓰였나? 
 ▶ X축, Y축의 의미와 사용 단위(unit)를 파악해야 등장인물에 의미부여를 할 수 있다.
 (예: 사람을 연봉과 연령으로 보고 있다 등)


셋째, 어떤 범례 또는 카테고리가 쓰였나? 
 ▶ 범례는 작성자의 의도적인 의미 부여이므로 작성의도에 대한 힌트를 담고 있다.
 (예: 직장인을 연봉 기준 다섯 그룹으로 나눈 것은 연봉 관련 메시지를 시도하는 것이다 등)


넷째, 언제를 다루고 있나? 
 ▶ 시점과 기간에 대한 정보가 가미되야 메시지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 10년전 데이터이다. 이 차트의 결론은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의미부여 하기 좋다 등)


다섯째, 노트(note) 또는 각주는 무엇인가?
 ▶ 노트 또는 각주를 빼놓지 말아야 섬세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예: 등장한 인물 모두가 국내 여성 30대이다. 일반화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이 차트가 하나의 연극이라면 등장인물들은 미국의 유명 리테일 업체들이다. 그리고 그 업체 별로 두 가지 관점을 기준으로 고유의 위치 점으로 표시되어 있다. Y축은 각 업체 별 가격인지도로 ‘이 업체는 물건 가격이 훌륭해요.’라고 답한 사람의 비중이다. 당연히 차트 상 위에 위치할수록 사람들로부터 가격 만족도가 좋다고 볼 수 있다. X축은 실제 가격 상대 지수이다. 조사 대상 업체 중 가장 저렴한 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각 업체별 상대적 평균 가격으로, 오른쪽에 위치할수록 비싼 가격대의 업체다. 범례로는 각 업체를 의미하는 점의 색깔이 파란색이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둘 다 가진 업체를 초록색이면 온라인 전문 업체만을 표현하고 있다. 조사 시점과 노트에는 별다른 내용이 없는 걸 보니 여기에서 나올 수 있는 시사점은 없을 것이다. 


자, 기본적인 내용을 넘어 차트와 본격적으로 대화해 보자.  일단 이 차트의 종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X값과 Y축 값을 바탕으로 여러 값들을 모래알처럼 흩뿌린(scatter) 일명 스케터차트로 X축과 Y축 값의 ‘관계(correlation)’를 알고 싶을 때 가장 많이 사용한다. 모든 차트는 그 나름의 키워드가 있는데 선형 차트는 ‘흐름’에, 막대 차트는 ‘크고 작음 비교’에, 파이 차트는 ‘비중’에 집중한다. 그러니, 이 차트에 나타난 X축 값과 Y축 값의 관계를 가장 먼저 파악하는 게 스케터차트를 사용한 작성자에 대한 예의다. 오프라인 또는 온라인 구성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회사들이 좌측 상단에서 우측 하단으로 뿌려져 있다. 이건 뭘 의미할까? 확실히 낮은 실제 가격을 제시하면 우호적인 인식을,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그곳 비싸’하는 인식을 가지게 된다는 뜻이다. 보는 눈이 다 같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인식은 각 회사별 온라인 매장과 오프라인 매장의 관계에서도 그대로 찾아볼 수 있다. 온/오프매장 모두 가진 회사들의 온라인 매장은 오프라인 매장 대비 우측 하단에 있다는 의미는 온라인 매장들이 실제 비싼 만큼 덜 우호적인 가격 인지도를 가졌다는 전체 흐름과 일치한다.


너무 당연한 발견은 시사점이 없다. ‘미국 소비자는 (비)싸면 (비)싸다고 느낌’에서 더 이상 기대할 게 없기 때문이다. 전체 흐름을 봤으니, 영역 별 특징을 살펴보자. X축과 Y축 각각의 중간 값을 기준으로 선을 그으면 자연스럽게 4가지 영역이 나온다. 




자연스럽게 각 영역은 기존 축에 의해 고유의 의미를 갖게 되는데,


▶ 일단, 좌측 상단 빨간 영역은 실제 낮은 가격으로 좋은 가격 인지도를 보이고 있는 ‘고 성과 회사들(High Performers)’이라고 볼 수 있다. 콜스(Kohl’s)가 대표주자이다. 


▶ 빨간 영역을 굳이 고 성과라고 부를 필요까지 있나? 낮은 가격으로 좋은 가격 인지도를 가진 것은 당연한 거 아닌가? 라는 의문이 든다면 좌측 하단 파란 영역의 회사를 보자. 빨간 영역의 회사만큼 실제 낮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의 가격 인식에서는 박한 점수를 받고 있으니 말이다. 당연히 ‘저 성과 회사들(Low Performers)’이다. 타겟닷컴(Target.com)이 눈에 가장 띈다. 


▶고 성과와 저 성과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중간성과회사(Mediocre Performers)들이 있기 마련이다. 바로 우측 하단의 보라색 영역의 회사들을 보자. 가격이 비싸다 보니 그 만큼 좋은 가격 인식도를 갖지 못하는데 대표적인 하이엔드 백화점 메이시스(Macy’s)가 여기에 속한다. 일부러 그런 측면이 있으므로 잘 하지도 못하지도 않는 것이다.


▶ 그렇다면, 우측 상단의 연두색 영역은 어떤 의미일까? 실제로는 고가격 정책을 가지고 있지만, 사람들로 하여금 ‘그 곳 가격 훌륭해요.’라는 평을 듣는 업체들의 공간이다. 최고 아니겠는가? 그래서 스타급회사(Star Performer)라 부를 만하고 아마존닷컴(amazon.com)이 버티고 있다. 


차트를 보고 이정도까지 끌어 낼 수 있으면 훌륭하다 할 수 있다. 온라인 오프라인 채널과 상관없이 미국 소비자가 가진 가격 인식, 아마존닷컴의 위대함, 타겟 닷컴의 안타까움을 끄집어 냈으니 말이다. 벤치마킹 포인트가 그 만큼 분명해졌다. 하지만, 여기서 끝일까? 우리도 ‘정보에서 통찰 끄집어 내기(From Information To Insight)’ 분야에서 고 성과를 넘어 스타급 인재가 되 보자.


새로운 주제는 디지털 대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다. 모바일로 대표되는 온라인 채널의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기존의 오프라인 매장들 대부분이 온라인 채널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 차트에서처럼 애초에 시작이 온라인인 아마존닷컴, 큐브이씨닷컴(QVC.com), 오버스탁닷컴(Overstock.com)을 제외한 모든 회사들이 온라인 채널을 새롭게 확장했으니 말이다. 이런 맥락에서 애초 보고서를 부탁했던 상사가 다음과 같은 추가 질문을 해왔다고 해보자.


“아마존이 크고 빠른 줄은 알았지만 이정도 인줄은 몰랐네? 그런데, 알다시피 우리 회사가 요즘 온라인 채널 확장을 새롭게 시도하고 있잖아? 그럼 아마존을 집중 연구하면 될까?”


이 질문에 어떻게 답하는 가가 고성과자와 스타 성과자를 나누게 된다. 만약 그렇다고 답한다면 고성과자 정도이다. 그럼 스타 성과자는 어떻게 답할까? 앞서 설명했듯이 아마존은 태생이 온라인인 회사이다. 우리 회사처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채널을 ‘확장’하려는 회사와 같은 입장이 아닌 것이다. 아마 아마존을 깊게 분석하면 할수록 오히려 이질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아니면 공허한 시사점만 나열하거나. ‘대단위 IT투자를 처음부터 기획했었어야 합니다.’라고 말이다. 시사점의 좋고 나쁨은 분석 대상 자체에 있지 않고 그 시사점을 듣는 사람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니, 우리 회사와 같은 ‘처지’에 있는, 즉, 오프라인에서 시작해 훌륭히 온라인 채널을 완성한 회사가 누군가를 봐야 하는 것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점간 선분의 기울기를 보면 메이시스가 가장 완만하다.


그렇다면, 이 차트 안에서 어떻게 ‘훌륭하게 온라인 채널을 확장한’이란 개념을 뽑아 낼 수 있을까? 있다. 주어진 정보만을 본다면 ‘오프라인 매장 대비 온라인 매장의 X축 값이 커짐에도 불구하고 Y축 값이 덜 줄어드는 회사’가 좋은 디지털 성과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고 가격 전략을 펼쳤음에도 가격 인지도 손실을 덜 봤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럼 누구일까? 온라인 매장과 오프라인 매장의 점을 이은 선분의 기울기(slope)가 가장 평평한 메이시스(Macy’s) 백화점이다. 


그래서 스타성과자는 다음과 같이 얘기할 것이다.

“아닙니다. 아마존은 훌륭한 회사이지만 우리와 성장 배경이 달라, 생각보다 시사점이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으로 성공적으로 확장한 회사는 메이시스입니다. 왜냐하면 메이시스의 경우 약 1% 포인트 가격 인식도 하락 폭으로 약 $1.4의 실제 가격 상승을 온라인 매장에서 해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수치는 유사한 온-오프라인 회사 중 가장 높습니다. 그러므로, 메이시스는 오프라인-온라인 확장 전략 관점으로, 아마존은 온라인 마케팅 전략 관점으로 살펴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 2020, 초여름 출간예정 '데이터 리터러시(가제)/이콘출판사' 원고 일부 -





데이터로 겁주지 마세요. 


데이터로 거짓말 치지 말아요.

 저 데이터를 읽고 쓸줄 알아요.


데이터 리터러시요. Data Literacy                                                          




+ 글에 대해 작가와 적극적으로 문답을 원하면,
https://www.thinkingpartner.pro/?p=column_view&idx=59


+ 이외 직무별 고수들에게 질문과 답을 통해 성장하고 싶다면,

https://www.thinkingpartner.pro/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