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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엘 Dec 12. 2023

산타할아버지가 진짜 있어?

어떻게 답을 해야 할까요?

초등학교 3학년이다.

한 번도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았던 아이가 질문을 한다.


"엄마, 산타 할아버지가 있기는 한 거야? "


순간, 느낌이 왔다.

이 질문은 7살 동생이 하는 질문과는 차원이 다르다.


7살 동생이 호기심 가득 귀여운 눈망울로, "우리 집은 굴뚝이 없는데 산타 할아버지는 어떻게 들어와."

"할아버지는 그 많은 선물을 어떻게 준비하는 거야." 정말 산타 할아버지를 걱정해서 하는 질문과는 그 결이 다르다.


순간, 나도 모르게 초등학교 3학년 형아의 주변 온도 습도 분위기를 감지한다.

이건. 이미. 난 무엇인가 알고 있고 난 무엇인가를 들었고, 사실 확인을 위해 한번 던지는 질문이다.

 

짜식 많이 컸군. 흠. 넌 무언가 알고 있다 이거지 이런 날이 언젠가는 올 거다.라고 선배맘들에게 이미 들어왔었다.

 

하지만, 그 질문이 내 귀로 정확하게 들어오는 지금 이 순간. 문제 출제자의 의도를 좀 더 자세히 파악하기 위한 생각 회로가 머릿속에서 마구 돌아간다.  너의 동심을 지켜 산타 할아버지를 마지막까지 마음속에 아름답게 자리 잡고 잊히게 해주어야 할까? 이제 너도 컸으니 알 때가 되었다며 사실 확인을 해야 할까? 고민과 갈등이 시작되며 머릿속 오만가지 답변과 시나리오가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다.


순간, 육아서가 생각났다.

일단 아이들의 질문에 답이 어려우면 먼저 질문으로 유도하라고 했다.

엄마 : "너는 산타할아버지가 있다고 생각해? 어때?"
아들 : "아니 산타 할아버지를 본 적도 없고 밤에 모든 집마다 가서 선물을 준다는 건 좀 이상하지 않아?"
엄마: "근데, 크리스마스이브에는 선물이 있잖아? 그럼 그 선물을 누가 주는 거야? "
아들: " 예를 들면, 엄마나 아빠가 준비해서 몰래 주거나 그러는 거 아니야?"
엄마: (순간 당황) " 엄마 아빠가 왜??"
아들: "아. 맞네 맞아. 그러네 엄마 아빠는 선물을 안 사주지."


이건 알고 물어보는 거다.

우리 집에서 선물은 어린이날, 생일 일 년에 단 두 번으로 정해져 있어서인지 아들 입장에서는 일단은 뭔가 의심쩍지만, 엄마 아빠는 절대 선물을 사지 않아. 그러니 엄마아빠는 아닌가?

어정쩡하게 마무리되어버린 대화를 끝내고 나니 고민이 더 깊어졌다.


분명 이 질문은 다음에 반복될 것인데. 어떻게 답을 해주면 좋을까?

아직도 산타 할아버지가 우는 아이에게 선물을 안 준다며 눈물을 참으며 뚝 그쳐버리는 동심이 가득 찬 어린이도 있는데. 정확한 사실을 알기 원하는 어린이, 산타를 믿으며 소원을 기도하는 어린이.

양쪽 모두를 다 만족할 수 있는 엄마의 대답이 고민된다.


넌지시 말해본다.

엄마도 어렸을 땐 산타 할아버지에게 선물을 받았고, 그렇게 산타 할아버지에게 모두가 다 선물을 받았다면 산타 할아버지는 정말 존재하는 게 아닐까???

그랬더니. "그래. 그럼 있는 것으로 하자." 씩 웃으며 돌아서는 아들.  

이런 동생에게는 비밀로 하자고 해야 하나? 뭔가 이야기의 정리가 필요한 시기가 왔다.


주변 엄마들의 현명한 대답도 정리해 본다.

산타할아버지를 믿지 않는 어린이는 선물을 받지 못해. 이런, 넌 앞으로 선물을 못 받을 거야? (협박?)
산타를 믿지 않는 친구들이 부모님이 선물을 사주는 거야. 믿지 않으니까.  (와 좋은데? 그러나, 매번 선물을 챙겨줘야 하는 건가?)
산타할아버지와 관련된 TV나 이야기를 보여주며 스스로 판단하게 한다. (대답회피? 산타 할아버지와 관련된 모든 콘텐츠가 동심을 지키는 내용이니 마음의 동심은 지켜질 것이라는 믿음)

> 추천영상: 넥플릭스- 아더크리스마스 https://www.netflix.com/kr/title/70202138

> 라인프렌즈 [레너드 요원의 미스터리 보고서] https://www.youtube.com/watch?v=o0HTZ7-cW8s 


이제 얼마 남지 않은 크리스마스.

매년, 산타 할아버지에게 선물을 준다고 따뜻한 우유와 쿠키를 챙기는 모습을 보며 따뜻했던 순간을 그 기억을 우리 아이들도 그리고 나도 조금 더 오래 가져가고 싶은데. 크리스마스 아침 새벽같이 일어나 트리로 달려와 선물을 확인하며 환하게 웃는 아이들을 조금 더 오래 보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데. 밤에 아이들이 잠든 것을 확인한 후, 선물을 몰래 포장하고, 산타 할아버지가 마치 먹은 것처럼, 심혈을 기울이며 쿠키를 딱 한 입만 먹고 내려놓으며 엄마 아빠도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언제까지 산타 할아버지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고민이 시작되었다.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와 선물의 출처를 묻는 질문의 정답.

올바른 답은 어떤 것일까요?




미셸 들라크루아 Michel Delacroix


겨울이면 한 번쯤은 보았던 것 같은 그림. 파리의 눈 내리는 마을이 그대로 담겨 있는 미셸 들라크루아 그림.

 

광장에 있는 큰 크리스마스트리도, 눈 내리는 마을에 뛰어노는 강아지, 아이들도, 파리의 에펠탑 앞에, 마을 골목 안에 있는 사람들이 예쁘게 담겨있는 그림들 1930년대의 파리의 아름다운 시절을 오롯이 만나고 함께 하는 선물 같은 그림들이다.


마침, 예술의 전당에서, 미셸 들라크루아 <파리의 벨 에포크> 전이 내년 1월 31일까지 진행된다고 하니, 작가가 이야기한 것과 같이, 사랑하는 사람과 방문해 낭만적인 파리를 함께 느껴보세요~


미셸 들라크루아 <파리의 벨 에포크> 展

2023년 12월 16일 ~ 2024년 1월 31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

자세한 내용:  https://www.sac.or.kr/site/main/show/show_view?SN=49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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