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나는 단 한 줄도 제대로 쓰지 못했다.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매번 시작은 두려움 앞에서 주저앉았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이런 이야기를 누가 읽어줄까?’
하지만, 브런치는 그런 나에게 말을 걸었다.
“괜찮아. 써도 돼. 너의 이야기는
누군가의 마음을 울릴 수 있어.”
그렇게 나는 ‘작가’라는 이름을 가진 채,
매일 한 줄씩 용기를 썼다.
새벽에 눈을 떠 조용한 책상 앞에 앉았고,
아이들을 재우고 나서 하루를
되돌아보며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마음을 눌렀다.
쓰고 지우고를 반복한적도 있다.
갑자기 생각이나 메모장을 꽉채우기도 했다.
이것이 나의 첫 문장이었고, 나의 첫 고백이었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며 나는
'작가'가 아닌 '사람'이 되었다.
아빠로서의 고민, 아이의 웃음 속에서 배운 것,
때로는 버겁고 외로운 날의 속마음까지…
나는 글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글을 쓸때 다양한 감정과
마주쳤다.
두려움, 조급함, 성취감, 슬픔, 행복감 등
나 자신과 대화한다는것이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혼자 글 쓰는것을 그만둘까?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었다. 슬럼프가 올때도 있었다.
하지만, 루틴처럼 글을 써나갈때,
감사하게도,
누군가는 내 글에 댓글을 남겼고,
누군가는 따뜻한 후원을 건넸다.
그 한마디 한마디가 내 글을 이어가는 연료가 되었다.
“글 잘 읽었어요.”
“저도 같은 고민을 했어요.”
“덕분에 위로받았습니다.”
그 순간, 나는 알았다.
작가의 꿈은 ‘출판’이 아니라 ‘공감’이라는 것을.
이제, 나는 또다시 새로운 문 앞에 서 있다.
더 깊이 있는 글을 쓰고 싶고,
더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다.
브런치북, 그리고 종이책.
처음에는 라이브러리파파가 될지
내 이름이 될지 모르지만,
아마 지금 몸 담은 곳에서 벗어날 때쯤에는
내 이름으로 된 단 한 권의
책을 내는 것이 나의 다음 꿈이다.
브런치 10주년.
이 플랫폼이 나에게 준 것은 ‘기회’였고,
내가 써온 것은 단순한 글이 아니라, ‘나의 인생’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나는 믿는다.
아직 다 쓰지 못한 이야기들이 있다는 것을.
누군가 오늘도, 내 글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을.
글을 쓰는 일은 매일 마주하는 나와의 약속이다.
가끔은 두렵고, 때로는 외롭지만
단 한 명이라도 내 글에서 위로를 받는다면
나는 계속 쓸 것이다.
나는 작가다.
아직 부족하지만,
진심을 담아 쓰는 사람이다.
당신도 쓰고 있다면, 당신도 이미 작가다.
우리가 함께 꿈꾸는 이 길 위에서
언젠가 책장에서, 서점에서, 브런치에서
당신의 이야기를 마주하게 되기를.
브런치 10주년,
감사합니다. 모두들.
고맙습니다. 브런치.
우리 모두의 작가 인생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