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그린 그림을 통해 내면을 바라보다》

3화. 《노을 속으로 걸어가는 마음》

by 라이브러리 파파
《노을 속으로 걸어가는 마음》.jpg 《노을 속으로 걸어가는 마음》by 라이브러리 파파

해는 산 너머로 기울어졌고
붉은 나무들은 긴 그림자를 드리웠다.
고요하지만 무겁지 않은,
내 마음도 그런 풍경 속에 잠겨 있었다.

아이들이 잠든 시간,
이 장면을 떠올리며 나는
어릴 적 아버지와의 마지막 산책을 그려냈다.
많은 말을 나누지 않았지만
등 뒤로 비치는 노을의 온도만큼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림 속 붉은 나무 한 그루에
내가 하지 못했던 말들이 매달려 있다.
“사랑해요, 아버지.”
그리고 오늘은
그 말을 아이들에게도 전하고 싶다.

그림을 그리며 나는 자꾸만
그날의 걸음소리를 떠올렸다.
조금 느리고, 무겁고,
하지만 결코 멈추지 않았던 그 발걸음.

노을 아래 그 그림자를 따라 걷다 보면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조용하고 따뜻한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이야말로
가장 깊은 대화가 오가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아버지는 끝내 많은 이야기를 남기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분의 마음은 말보다 훨씬 단단하고 깊었다는 것을.

그날의 노을은 그렇게 내게 남아
이제는 내가 아이와 함께 걷는 길 위에
다시 떠오르고 있다.

나는 다짐한다.
말로 다 전하지 못할지라도
이 그림과 글로,
내 아이에게 아빠의 마음을 남기겠다고.

언젠가 이 노을을 너희도 보게 될 것이다.
그때 이 글을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이 풍경은 단지 색이 아니라
아빠의 시간이었고,
사랑이었다.


라운에게
라운아,
노을은 해가 지는 게 아니라
하루를 정성껏 마무리하는 빛이란다.
너도 언젠가 하루가 지치고
말없이 눈물 날 때가 있을 거야.

그때는 하늘을 한 번 바라봐.

노을은, 너를 토닥여줄 거야.
아빠도 늘 그랬단다.
하늘이 안아줄 줄 알고 있었기에
다시 걸어갈 수 있었어.


루아에게
루아야,
네가 언젠가 저녁노을을 바라볼 때
그 색이 따뜻하게 느껴졌으면 좋겠어.
그건 아빠가 그림 속에 남긴 마음이야.

슬픔은 자주 말을 숨기지만
노을은 늘 그 말을 대신해 준단다.
그런 걸 기억하는 사람,
그게 바로 넌 거야.






당신의 구독은
노을 아래 오래도록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따뜻한 힘이 됩니다.

그리고 다음 이야기 – 4화. 《고요한 아침, 마음의 들판》

노을이 지나가고,
세상은 다시 고요한 아침을 맞이합니다.
그림 속 잔잔한 언덕과 꽃잎처럼 피어난 나무들 속에서
나는 쉼이라는 단어를 다시 배웁니다.

다정하고 부드러운 고요,
그 고요를 나누는 이야기로
다음 편에서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이전 03화《아빠의 그림을 통해 내면을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