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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4] 11. 클라우드 전환 시 주의점

차분하고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

  지난 몇 년간 기업들이 진행했던 DT(Digital Transformation) 혁신과제 중 가장 우선순위라고 하면 단연코 클라우드 도입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IT시스템을 AWS(Amazon Web Service)네이버클라우드, 구글 클라우드와 같은 환경으로 이전한 것이다. 그리고 이전의 가장 큰 이유로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효율적인 비용 때문이라고 설파했더랬다. 자원을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내면 되기 때문에 저렴하다고 홍보하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그렇게도 치열하게 진행되던 클라우드로의 전환 추세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클라우드 도입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것은 여전하다. 그러나 실제 도입해 보니 오히려 더 비용이 많이 들었다는 기업들의 푸념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옴에 따라 다른 기업들도 도입에 따른 부담이나 우려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기업들의 DT 사업 진행 열기가 한풀 꺾인 것도 클라우드 전환이 주춤하게 된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기업이 클라우드 전환에 끌리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민첩성이다. 자체 운영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강점과 하드웨어 자산 구매 없이도 빠르게 IT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는 속도감에 끌리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가장 부담을 느끼는 단점은 비용보안에 대한 불안감이다. 역설적이게도 장점과 단점에 모두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클라우드로 전환해도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확신을 보여줌으로써 보안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킴과 동시에 클라우드 도입에 대한 비용 상의 이점이 명확히 드러나야 기업들이 클라우드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기업들이 클라우드 도입을 결정했던 원인 중 하나인 민첩하고 편리한 인프라 구축의 경우 클라우드 서비스는 이 조건을 충분히 만족시키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보안의 경우도 다양한 보안서비스들이 출현해 제공되고 있어 기존의 우려를 상당 부분 불식시키는 데 성공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비용이 여전히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분명 클라우드로 전환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제시되었던 것이 비용 효율화였다. 하지만 실제 운영 후 현장에서 튀어나온 비용에 대한 불만들과 관련해서 클라우드 업계에서 근무하는 전문가들의 의견들을 종합해 보면 다음의 3가지 이유를 주요 원인으로 추론할 수 있다.


첫째. 효율화를 위한 설계의 부재

  클라우드 서비스를 상징하는 단어 중 하나가 효율성이다. IT 자원의 낭비, 즉 불필요한 사용을 최대한 줄임으로써 효율성 극대화를 통해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기존 시스템 체계(온프라미스)는 다르다. 효율성보다 안정성에 기초하고 있어 당장 사용하지 않더라도 확보할 수 있는 최대한의 자원을 미리 확보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비용의 낭비가 필수적으로 발생한다.

  문제는 온프라미스 체계를 클라우드 체계로 전환하면서 발생한다. 비용 효율화를 위한 재설계가 이루어져야 함에도 빠른 전환, 설계의 어려움 등등을 이유로 기존의 온프라미스 체계 그대로를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비용 최적화라는 목적을 달성하기는 어렵고 오히려 비용 증가가 발생되는 경우도 생겨나게 된다.


둘째. 기술에 대한 이해 부족

  같은 IT기술에 토대를 두고 있지만 가상환경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클라우드는 기존의 온프라미스 환경과는 기술에 있어 사뭇 다르다. 기업의 기존 IT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옮기기 위해서는 클라우드 환경에 어떻게 이식하고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설계가 우선돼야 한다.

  문제는 많은 기업에서 클라우드로의 전환에만 중점을 두고 있을 뿐 전환 이후의 운영을 위한 사전 체계 설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클라우드의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한 채 기존 온프라미스 때와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


셋째. 중복 운영으로 인한 부담

  클라우드로의 전환은 하루아침에 뚝딱하고 이루어질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 기존 업무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상당한 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하나씩 이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만약을 위한 대비책이라는 명목으로 기존 IT시스템과 클라우드로 전환된 IT시스템이 동시에 운영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며, 이에 따라 비용도 추가로 발생하게 된다. 같은 IT시스템이 2개가 운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짜 문제가 되는 부분은 따로 있다. 시일이 지나 일정한 시점이 되면 과감히 기존 IT시스템을 정리하고 클라우드로 전환된 IT시스템으로 사용을 일원화해야 함에도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혹시나 하는 불안감으로 인해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많은 기업들에서 기존 업무시스템과 클라우드로 전환된 업무시스템이 병행되어 운영되는 경우가 왕왕 확인되고 있다.


  잘 쓰면 약이요 못 쓰면 독이라고 했다. 분명 클라우드는 잘 쓰면 기업에게 약이 될 수 있는 기술이다. 하지만 성급한 전환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클라우드로의 전환은 기업에게 있어 큰 도전이고 모험이다. 하지만 사전에 꼼꼼히 검토하고 분석해 진행한다면 전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이 경계해야 할 것은 오직 하나,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성급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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