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리함을 견딘 값
"나는 대표님이 아침에 매일 사과를 깎아줘야 하고, 청약도 대신 넣어달라고 시켜.
엄마가 나 이럴라고 4년제 대학 졸업시켰냐고 그래. "
"어머 그런 공공기관에서 그런 사적인 업무를 시켜도 문제가 안된단 말이야?"
"어.. 처음에는 자존감이 떨어지고, 내가 여기서 뭐 하는 건가 싶었는 데 점점 그냥 이게 나의 일이다 싶더라고"
한 친구의 고백에 이어 또 다른 경찰인 친구도 여자 경찰이 임신하면 어떤 대우를 받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아직 생기지도 않은 아이 걱정을 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고
빗 속에서 춤추는 방법을 배우는 게
조직생활에서 월급을 받고 살아가야 하는 직장인의 자세일까?
아무리 최고급 호텔에 모여 이야기를 해도 그 대화의 콘텐츠는 을들의 울분이었다.
우리는 조직의 불합리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그 뒷감당을 하기에는 월급을 포기할 수도 없는 존재들이다.
그 불합리함을 참아낸 값으로 주말이나 취미를 더 즐기자는 조언과 위로밖에 해줄 수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