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vs "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
# 해외취업 -> 국내 금융권 인턴 -> 로펌-> 국내 대기업 -> 공공기관 -> 공무원
나의 커리어는 국내에서 나의 전공이자 문과인으로서(밥벌이를 위한 대학 전공)는 경험할 수 있는
대부분의 회사형태는 다 경험해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와 거기 좋은 회사 아니야? 거긴 어때? 신의 직장이라던데 맞아? "라는
타인의 말을 들을 때쯤엔, 신이라면 이런 직장인을 하려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한두 번 그런 퇴사를 거치다 보니,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걱정이었다.
늘 계획되어 있는 삶을 살아왔고, 주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았던 나는 잘 쉬지 못했고
보는 눈이 많은 그 직장인의 삶이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인생은 그다지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아와 본 관성으로
"회사생활이 안 맞는 게 아니라 나에게 맞는 더 좋은 회사가 있으리라. 더 잘할 수 있는 업무가 있으리라"는
자위로 이직을 이어왔다.
언제나 다음 갈 곳이 정해진 때에만 퇴사를 해왔다.
그래서 그때는 엄밀히 퇴사보다는 이직을 해왔다.
그러다가 결혼이라는 빅이슈를 맞이하여
"일생에 한번뿐인 내 인생 최대 이벤트"라는 웨딩업계의 흔한 상술에 충분히 장단을 맞추며
하나뿐인 나만의 결혼식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너무 멋진 결혼식이었어"라는 말을 듣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10가지라는 선택지가 있다면, 그 10가지를 다 자세히 비교한 후에야 비로소 선택할 수 있는 나의 완벽주의는
결혼식에서 웨딩업계와 시너지를 냈다.
그 안에서 피로했다. 직장생활보다 결혼 준비에 몰두했고, 이렇게 된 이상 결혼식 그날까지 몰입해서 한치의 아쉬움도 남기지 않고자 회사 생활을 그만두었다.
직업이 '이직자'인 것처럼 이직 생활을 하다 보니 길어야 일주일남짓 쉬며 일을 지속해온 탓에,
회사는 이미 지루 그 자체였고,
결혼 준비를 핑계 삼아 난생처음 진정한 의미의 퇴사(뒤를 계획하지 않은_)를 하였다.
나의 인생을 뒤집어엎어 나를 찾아보겠다고, 이제는 새로운 판을 짜 보겠다고.
퇴사 3개월 차.
나는 여전히 고민 중이다. 그 답을 찾기 위해 매일 2권 정도의 책을 읽는다.
오늘 그중 2가지 책에 대해서 비교하고자 한다.
1. 첫 번째 책 :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어른은 재미없어, 재미없어지고 나서야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어른이거든...
할 수 없는 일을 해낼 때가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을 매일 할 때 우주는 우리는 돕는다."
2. 두 번째 책 :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
" 복숭아 알레르기가 당신의 탓이 아니듯, 회사 체질이 아닌 것도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한 달 전쯤 첫 번째 책을 읽고 나는 깊은 반성을 했었다.
"회사일은 누구나 지루하고 재미없음을 느끼는 건데, 밥벌이에서 재미를 찾지 못한다고 불안해하고 때려치운 내가 어른이 되지 못했던 건 아닐까...?"
어른이 된 다음에는 꿈이 꼭 삶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 아니라 꿈 없이도 살 수 있으면 어른이라는데,
내가 미성숙했던 거라는 생각을 했다.
나의 인내심이 부족한 탓이었다며 자책하던 한 달을 보내고 나서
오늘 만난 두 번째 책의 제목에서 안도감을 찾고자 했던 것 같다.
어쩌면 나는 회사 체질이 아닌 게 맞는데,
프리랜서로 살기에는 용기가 부족한 그저 그런 직장인인 척을 살아내며 감추고 살고 있었던 건 아닐지.
책을 많이 읽을수록, 여전히 생각은 모아지기보다 생각들이 퍼져나간다.
조금 더 놀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