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진로 고민 중이라서요..
"엄마. 나 퇴사할까 해.."
" 또? 이번엔 또 왜?"
"그냥.. 뭐.."
"사람들이 맨날 그 집 딸 요즘은 무슨 일 하냐고 묻는다.. 딸 직업 하도 많이 바뀌어서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하던 일한다고 해, 그 사람들이 확인할 것도 아니고"
라고 말했다.
사실 처음에 그 말을 듣는데 뜨끔했다.
이렇게 대놓고 말할 줄이야?
그 말에 나조차 한심해져서 마음을 잡고 퇴사를 꾹 삼킨 채
아무 일 없는 듯이 다시 회사에 출근했다.
몇 주를 그렇게 다니고 다녀도 내 인생 행복을 모르겠다.
스트레스 치솟은 날에는
갑자기 엄마와의 통화가 떠오르며 분노가 찼다.
아니 엄마마저..?
' 엄마는 딸이 직업을 누구한테 소개하기 위해 갖는 건 줄 아는 건가?
엄마는 딸의 행복보다 남들 시선이 그렇게 중요한 건가?
나는 엄마의 자랑을 위해 살아야 하는 건가?
이것이 첫째의 숙명인가? '
갑자기 엄청난 분노가 일어나기도 하고
엄마들 모임에서 쭈뼛거릴 엄마 모습이 떠올라 부끄럽기도 했다.
그런 나날들이 지속되었다.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회사에서 오는 카톡, 전화에 나는 몸이 미세하게 떨렸다.
스트레스의 전조증상이 오고 있다.
퇴사의 신호를 이제 나는 안다.
얼마 남지 않았구나.
공무원.. 그럴듯한 직업을 다시 내려놓을 준비를 한다.
그래 엄마의 소원이던 공무원,
내 소원은 영 아니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