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식재료의 비밀, 유기농 (소소한 제로웨이스트 이야기 #2)
게으른 나와는 다르게 환경 관련 인스타그램 3개에 더해 블로그까지 운영하는 분을 알게되었다. 그 것도 가장 힘들고 바쁘다는 육아와 동시에. 알아보니 유기농인증심사원이셨다길래 궁금증이 많아졌다. 환경과 농업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관심이 커지고 있던 때라 머릿속에 다양한 질문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는 분들께 조금 더 무해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좋은 팁을 전해주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인터뷰를 요청했다.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인스타그램 미니멀써니하우스, 블로그 제로웨이스트 에코주부를 운영하는 임희선이에요.
유기농인증심사원으로 일했었고 현재는 가정에서 주부가 실천할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 방법들에 대하여 소개하고 있어요.
2. 유기농인증심사원은 어떤 일을 하나요?
인증심사원은 유기농 인증 신청부터 현장조사, 인터뷰 등의 전 과정이 인증기준에 맞게 이행되는지 조사하는 일을 해요. 유기농 인증서 발급 후에도 1년에 2회 이상 인증 기준을 준수하는지도 사후관리 조사를 통해 확인한답니다. 최종 제품에서 잔류농약 및 중금속 등이 검출되는지 확인하는 것도 인증심사원의 업무 중 하나예요. 그러니 인증받은 제품은 안심하고 드셔도 되겠죠~?
3. 유기농산물과 환경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나요?
유기농은 생물의 다양성을 증진하고, 토양의 비옥도를 유지하여 환경을 건강하게 함이 목적이에요. 많은 분들이 유기농이 안전한 농산물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유기농은 토양과 환경을 위한 농법이에요. 물론 안전하기도 하지요
화학비료와 합성농약의 개발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지만, 그로 인해 토양이 훼손되고 황폐해졌지요.
그렇기에 유기농업으로 토양을 살리며, 지속 가능한 형태의 농업을 하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들도 환경을 무차별적으로 훼손하지 않고, 지구에서 인간이 지속 가능한 삶을 이어가도록 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로웨이스트라이프가 유기농업과 많이 닮아있다고 생각하는 게 이 부분이에요. 그렇기에 제가 전공한 유기농과 환경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지요. 환경을 생각한다면 농산물 등 식품 분야도 관심을 가지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4. 누군가에게 " 유기농 그냥 벌레 먹거나 안 좋은 거 비싸게 팔려는 상술이야"라고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부분에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전 방식으로 농사지으시는 분들은 그렇게 말씀하시지만, 유기농은 과학적인 농법이에요.
화학비료 대신 땅에 질소를 고정하기 위해 콩과 식물을 심고, 밭에서 난 부산물을 퇴비화하여 다시 땅에 돌려줘요. 윤작이란 방법으로 한토양에서 같은 작물을 심지 않고 돌려짓기로 토양의 비옥도를 유지해준답니다^^ 벌레를 퇴치하기 위해 살충제 대신 벌레가 싫어하는 기피 작물을 밭 주변에 심기도 해요. 그럼에도 수확량은 당연히 일반 농법보다는 줄겠죠. 수확량 감소에 따른 가격 인상과 더불어 환경을 살리는 방법으로 농사를 짓는 농가에게 환경세를 내고 유기농산물을 산다고 생각해요.
5. 개인적으로 궁금한 질문인데요! 우리가 일반농산물을 먹으면 농약 등 화학물질을 섭취하게 되는 건가요?
음, 사실 일반농산물도 합성농약을 사용해도 최종 수확 시에는 농약이 분해되는 기간에 맞게 사용하게 되어있어요. 그리고 출하 후 국가에서 잔류농약검사를 했을 때 농약검출이 되면 유통할 수없어요. 유기농은 인증 취소되고요. 그렇기에 농약이 가정의 식탁에 오를 때까지 남아있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6. 유기농산물은 비싸다고 생각되는데 좋은 품질의 유기농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곳을 추천해주신다면?
한살림, 자연드림, 초록마을은 집 근처에서 편하게 찾으실 수 있을 거예요. 온라인으로는 오아시스(우리 생협)와 마켓컬리에서도 유기농산물 구입이 가능해요.
7.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을 고수하면서 꼭 지키고자 하는 것들은 어떤 것이 있나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지향하면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어요. 주부라면 누구나 많이 쓰는 비닐봉지, 일회용 수세미, 일회용 키친타월 등을 쓰지 않아요. 대신 저에게 천연 수세미와 주방 비누는 주방에서 없어선 안 되는 것들이에요.
빨래를 할 때에도, 미세 플라스틱이 함유되어 있는 섬유유연제 대신 양모볼과 천연 오일을 사용하고, 일회용 물티슈 대신 아이들 아기 때 쓰던 가잿 손수건을 사용하고 있답니다. 택배는 꼭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월 1회 정도 정해서 구매하고, 필요한 것은 동네 상권을 이용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배달음식을 주문할 경우에도, 직접 용기를 들고 방문하기도 해요. 거창한 것들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들을 찾아 실천하고 있어요.
8. 정보를 얻거나 영감을 얻고 있는 유튜브 또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다면?
정보는 제가 맺고 있는 인친분들에게 얻고 있어요.
다들 같은 관심사로 뭉쳐져 있기에 서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며, 좋은 영향을 주고받고 있어요.
그중 프라우허@frau.heo 님은 주부인 제가 가장 영향을 받는 계정이에요. 프라우허님의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중에서 "하면 할수록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긴 해"라는 말처럼 쓰레기를 줄이는 일상이 대단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제 자신과 아이들에게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 지는 것 같아요.
또 최근엔 읽었던 타일러 씨의 '두 번째 지구는 없다'에서 "내가 완벽하지 않다는 게 목소리를 내지 못할 이유가 될 수 없다"는 문구를 보았어요. 저 역시 아직 쓰레기 제로는 먼 이야기지만,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주부도 할 수 있는 게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환경보호는 나와 먼, 어려운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집 앞에서 쓰레기를 주워보는 것, 용기를 들고 음식을 싸오는 작은 변화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먼저 시작한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선배님들을 보며 저도 부끄럽지만 인터뷰 요청에 답하는 용기를 내어봅니다.
9. 마지막으로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daka_cha님과의 인연으로 인터뷰를 하면서, 유기농과 환경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깊게 고민해보는 시간이었어요. 유기농 인증 심사원 일하면서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주부가 되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기후위기에 대한 문제가 피부로 더 와 닿았어요. 우리 세대에서 문제를 우리가 바로 잡지 않으면 내 아이가 살아갈 지구가 보장받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밖으로 나가 1인 시위는 못하지만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실천하고 아이들에게 환경에 대한 교육을 해주고, 주변 이웃들에게 이 문제를 알리고,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부족하고 완벽하지 않지만 한 사람이라도 더 참여하고 함께 나아가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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