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까리 Jul 12. 2021

조직문화 데이터 분석

DT(Digital Transformation)와 조직문화


DT(Digital Transformation) 

IT, 인사, 기획, 프로세스와 관련된 조직에서 일하는 구성원이라면 최근 위의 단어를 한 번쯤은 들어 볼 정도로 최근 1-2년 사이에 여러 기업에서 각자 추구하는 변화의 방향성을 해당 단어를 통해 녹여내고 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삶뿐만 아니라 업무의 형태 또한 바뀌어버린 지금 각 기업은 생존을 위하여 각자에게 꼭 맞는 DT를 성공적으로 도입시키고자 노력 중이다.


단어가 포괄하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별도의 표준적 정의는 존재하지 않지만, 통상적으로 회사의 관점에서 해당 용어는 나날이 발전하는 IT 기술을 활용하여 제도나 문화, 업무 프로세스에 이를 접목하여 에자일한 변화를 추구한다는 의미로 활용된다. 문화 업무를 담당하는 나로서는 '데이터를 활용한 체계적 변화관리 활동'정도로 이해하여 업무에 적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기업들이 전산화와 디지털화 과정에 큰 관심을 가지고 내부 환경을 변화하고자 노력 중이기에, 조직문화 관점에서도 기존의 변화관리 활동과는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고 접근해야만 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조직문화 영역 중 최근 '진단'이 가장 먼저 변화의 물살을 타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설문이나 인터뷰 등을 통해 정기적 혹은 수시로 조직의 상태를 파악하고 이를 통한 변화관리 활동을 기획하고 운영하였다. 하지만 '조직문화 진단'이 빅 데이터, 데이터 마이닝 등의 IT 기술이 접목될 때 가지는 시너지가 크기 때문에 최근 더욱 강조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개인적으로 그동안 조직문화 영역에서 '진단'이 가지는 의미나 비중을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외부에 조직의 상태를 객관적인 수치를 활용하여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큰 강점을 가지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조직문화 담당자로 내부 구성원을 대상으로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 내는 관점에서 항상 '진단'은 이미 인지하고 있는 조직의 상태를 숫자를 통해 한 번 더 보여주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실제로 국내 많은 기업의 문화 진단은 비슷한 설문을 통하여 실시되고 있으며, 이미 전산화를 통해 응답 내용을 토대로 한 표준 분석 결과까지도 제공되는 경우 또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하여, 조직문화팀 동료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진단을 '건강 검진'에 비유하여 설명하곤 했다. 한 해 동안의 나의 생활 패턴이나 과거를 통해 몸의 어떤 기관이 안 좋을지 짐작할 수 있지만, 객관적 데이터를 통해 한번 더 확인하며 혹시나 놓친 부분을 확인하고 '남에게 나의 건강 상태를 쉽게 설명할 수 있다'는 유사성 때문이다. 물론 DT와 결합한다면 진단 결과의 이력 관리, 진단 항목과 결과 값의 다양한 점들을 쉽게 발굴할 수 있겠지만, 나는 DT를 활용하여 더욱 발전해야 할 부분은 '조직문화 근본 데이터'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좀 더 쉽게 표현하자면 짜여진 설문이 아닌 주관식 답변이나 사내 게시판, 구성원 개별 인터뷰를 통해 수집한 구성원 개개인의 말과 글의 '데이터화'이다. 특히나 국문의 경우, '텍스트 분석'은 여러 전문기관에서도 다양한 형태소와 문맥에서 오는 숨은 의미 등을 토대로 개발에 어려운 부분이 많지만, 그 속에 담긴 데이터는 조직 변화관리 측면에서 너무 귀중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정형화된 설문 내용이나 언뜻 보이는 사내 게시판의 글을 분석하면서 보였던 내용과는 전혀 다른 결과 값을 도출해본 분석 경험 또한 존재한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인터뷰, 게시글을 활용한 텍스트 분석을 시행한 결과 모두가 다른 성격과 환경에서 업무하고 있는 구성원 개개인을 표준화된 설문 문항을 통하여 5점 척도를 활용하여 그 결과를 분석하는 일보다 어쩌면 그들이 작성한 게시글, 인터뷰 도중 무심코 뱉은 말 한 마디 속에 그들의 본심이 담겨있지는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데이터를 만지는 많은 분은 실제로 데이터에 주관적 의견이 개입되는 것을 경계한다. 하지만 텍스트를 분석할 경우,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내 견해는 다르다. 기자나 작가가 쓰는 글 속에는 개인의 주관이 개입되고 그리하여 그 글이 의미를 갖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조직문화 담당자는 이번 변화를 활용하여 구성원의 주관이 듬뿍 담긴 말과 글을 바탕으로 회사의 경영 방침이나 방향성을 담당자의 주관을 통해 해석된 데이터가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어쩌면 그래서 나는 조직문화 '담당'자는 말이 부담스러운지도 모르겠다. 

'문화 기획자'나 '조직 연결자' 정도가 미래 조직문화 구성원들에게 더욱 어울리는 수식어는 아닐까? 

매거진의 이전글 조직문화 담당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