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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까리 Feb 01. 2022

퇴사 후에 오는 것들

30대에 다시 찾은 겨울방학 


음력 2022년이 2시간 남았기에 급하게 쓰는 근황 


2015.07.20 - 2021.11.30

6년 넘게 다니던 첫 직장에 사표를 쾌척했다. 

WHY?

드라마틱하거나 멋진 이유를 핑계 삼고 싶지만,

사실 '더는 재미가 없다.' 가 가장 큰 이유이다. 


"이직하는 거야?"

"사업 시작하는 거야?"

"로또 1등 당첨이야?"

"퇴사 축하해!"

"곧 따라갈게!"


지인들과 모임에서 위와 같은 질문을 수도 없이 받으며,

급여를 걱정하는 우려와 퇴사 용기를 응원하는 안주 속에서

농담과 진담을 적절히 섞어가며 그런대로 둘러댔다.

그렇게 21년 겨울 너무나 사랑했던 회사를 떠났다.


퇴사 후 두달 동안

첫 보름은 술판을 벌이며,

이후 한달은 전국을 떠돌며,

최근 보름은 먹고. 자고를 반복하며 

서른 이후 처음 맞는 방학을 누구보다 즐겁게 지내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인의 부지런한 관성으로 인해,

정기적인 수입 없이 탕진되는 이 일상이 부담이자 걱정으로 다가오는 순간은 매번 존재하지만

'뭐 아직 퇴직금이 있으니까...'

라는 생각으로 찰나를 넘긴다.


다시 찾은 방학 속에서

'입이 심심하다'는 옛말 따라 

심심하면 먹는 것이 일상이 되었고

그 덕분에 살은 팽창하고

줄어든 스트레스 덕분에 

담배와 술은 현저히 줄었다.


이로 인해 빛깔 좋은 지방이가 되어가는 나는 

"그래서 앞으로 뭐 할 것이냐?"는 질문에 

"뭐든 하지 않겠느냐?" 반문하며 열심히 먹고 자는 중이다.


공자도 서른이 돼서야 자립한 마당에

계획은 없지만 만들고 싶은 세상과 가고픈 방향을 설정하여,

만 나이 서른둘에 자립을 시도하는 자신을 대견하게 여기며 

2022년은 부디 회사에는 없는 재미있는 일로 가득하기를 바라본다. 


P.S)

글을 쓰다 보니 루나틱 2022년이 밝았다. 

모두가 각자 바라는 소망이 많겠지만, 

그 모든 것들이 다 이뤄질 수 없겠지만.

그래도 간절히 바라는 하나 정도는 가져가는 한 해 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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