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츠러든 마음 때문인지 배에 힘이 빠진다.
구부정한 자세로 계속 앉아 있으면 마음도 비뚤어질게 뻔하다.
그래서 뛰기로 했다.
유튜브에서 신나는 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음악을 검색하고 귀에 이어폰을 꼈다.
좁은 방바닥에 반평도 안 되는 요가 메트를 전신을 비추는 거울 앞에 깔았다.
스스로에게 말했다.
표정이 그게 뭐니? 웃어라.
입꼬리를 올려 보았다. 저절로 눈꼬리도 올라간다. 거울 속의 내게 또 말했다.
거 봐, 좀 괜찮아졌잖아.
음악의 시작 버튼을 누르고 제자리 달리기를 시작했다. 격렬하게 뛰다가 느리게 걷다가
20여 년 전에 잠깐 배운 에어로빅 동작을 기억하며 격렬하게 흔들다가 숨 고르기를 했다.
그렇게 50분!
땀이 비 오듯 했다.
한 여름 아침, 표정 관리하며 땀으로 목욕을 하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했다.
그리고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탁자에 앉았다.
몇 자 톡톡, 타타닥, 기록을 남긴다.
움츠린 마음을 펴고 어깨를 펴고 이마도 펴고,
힘찬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