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사람이 되자.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한반도, 전설의 택배기사 '5-8'과 난민 '사월'이 새로운 세상을 지배하는 천명그룹에 맞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네이버 택배기사 기본정보 참조] 원작은 웹툰이다.
선과 악의 대결에서 선은 난민을 대표하는 택배기사 '5-8'와 난민 '사월' , 그리고 육군 소령 '설아'는 악을 대표하는 천명그룹 대표 류석에 맞서 싸운다. 그들의 최종 목표는 새로운 구역으로의 이주에 난민도 함께 들어가는 것이고 류석은 이를 막기 위해 난민을 대량학살 하기까지 한다.
난민은 이름도 거주지도 없이 생활하지만 유일하게 바코드를 받고 거주지를 받을 수 있는 길은 택배기사가 되는 것이다. '사월'이는 힘들게 택배기사 선발대회에서 1등을 해서 바코드를 부여받는 택배기사가 된다.
난민출신 택배기사들은 '5-8'을 중심으로 난민을 돕고 천명그룹의 류석에게 저항을 해 나간다. 그러다가 류석 암살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고 '5-8'은 다른 택배기사들에게 자신들의 의지로 택배기사로서의 지위를 버리고 싸울 사람은 합류하라고 한다. 이때 힘들게 택배기사가 된 '사월'도 그 저항 단체에 참여할 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그때 내 뇌리를 스치는 게 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드는 생각은
'나는 지금의 내 위치에 가치를 두는 사람이구나' 하는 것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었을 때도 난 그 대학생이라는 신분을 버릴 수 없는 사람이었다.
조금 더 큰 도전을 위하여 어린 시절 합격통지서를 버리고 재수라는 것을 선택하기에는 내가 취득한 그 대학생 신분이 중요했던 것이다.
은행에 입사하고 은행원이 되었고 승진을 하면서 난 은행원이라는 신분을 버릴 수 없는 사람이었다.
휴직을 해서라도 가족을 돌봐야 했었지만 내가 그렇게 지켜야 했던 것이 회사라는 울타리 안의 내 자리였던 것이다.
그런 걸 보면 난 평생 내 자리를 박차고 무언가에 도전하는 사람은 못 되는 것 같다.
사실 난민 택배기사들에게 그 직업은 상류층으로 가는 사다리가 아니었다. 그냥 난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투쟁의 한 수단에 불가했다.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분을 얻고 그 걸 증명하는 바코드가 아니었다. 바코드는 때론 그들의 이상을 위하여 지워버려야 하는 표식이다. 그런 그들을 두고 그 안락함을 선택하라고 종용하는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사실 그 가치는 꿈과도 연결되어 있다. 꿈이 없는 세대이기도 하다. 꿈보다는 안락함을 선택해야 했는지도 모른다. 무엇이 꿈인지도 모르고 또 꿈꾸는 것을 부끄러워했는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들어가지만 다시 꿈을 가지고 싶다. 물론 꿈은 가지고 싶다고 가져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꿈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은 느끼고 있어야 다가오는 나의 꿈을 잡을 수 있다.
지금의 나도 중요하다. 나의 직장도 중요하다. 직장에서 승진하는 것이 나의 꿈일 수 있다. 그러나, 인생에서 승진이 꿈이라고 하기엔 내가 너무 가여워 보인다. 나는 꿈을 꾼다. 그러나, 그 꿈꾸기 만을 하는 사람은 되지 않겠다. 차근차근 지금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면서, 때론 내 앞에 닥친 일들을 잘 해결해 가면서 그 꿈에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는 사람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