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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kddo Dec 23. 2021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맥주

알콜 진한 검정 맥주의 매력

안녕하세요? 맥주가 취미인 소소한 사람입니다.


오늘은 겨울에 어울리는 맥주에 관해서 이야기해볼까 해요. 맥주는 여름에 시원하게 벌컥벌컥 목이 아리도록 들이켜야 제맛이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계절에 맞는 맥주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겨울에 꼭 찾아 마시는 맥주 카테고리가 있습니다. '윈터 워머(Winter Warmer)'라고 하는 종류인데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몸을 따뜻하게 덥혀주는 역할을 하는 맥주입니다. 딱 정해져 있는 스타일은 아니고 알코올 도수로 따졌을 때 일반적인 맥주보다 좀 독한 맥주 종류를 통틀어서 부르는 말입니다. 눈 속에서 사람을 구하는 구조견이 위스키 통을 목에 걸고 다녔다는 것처럼 높은 도수의 술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하죠.




North Coast  / Old Rasputin ABV 9%

윈터 워머에 포함되는 맥주 종류 중에서는 임페리얼 스타우트(Imperial Stout)라는 종류가 많이 알려진 편입니다. 영국에서 시작된 스타우트라는 맥주를 러시아 왕가에 보내기 위해 더 도수 높게 만들었다는 유래가 있어요. 그래서 '황제를 위한'이라는 Imperial이라는 단어를 붙인다고 하는데요. 이것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맥주에 '임페리얼'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도수가 높다는 뜻으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러시아에서는 보드카 같은 독주가 인기가 높죠. 아무래도 엄청 추우니까요.


임페리얼 스타우트(a.k.a 임스)에서도 가장 많이 알려진 맥주는 한때 최순X 맥주라고 유명해졌던 '올드 라스푸틴 Old Rasputin'이라는 맥주라 생각합니다. 최X실 사태가 벌어졌을 때 뉴욕타임스에서 최 모 씨를 라스푸틴에 비유해서 보도했다고 해요. 맥주 이름에 라스푸틴이 들어간 덕분에 유명세를 좀 치렀다고 하더라고요. 라스푸틴은 러시아 역사에서 이름을 날린 수도승입니다. 사이비 교주가 왕가의 막후 실세에 올라 로마노프 왕조가 몰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거로 봐서 꽤 재미있는 비유였죠.




어메이징 브루잉 x 제임슨 / 임페리얼 스타우트 ABV 8.5%

겨울에 마시는 진한 맥주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진한 원주를 위스키나 와인을 보관하던 오크통에 숙성시킨 배럴 에이징(Barrel Aged) 맥주도 겨울에 즐기기 좋은데요. 이런 맥주는 오크통에 남아있는 다른 술들의 특성이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높은 도수로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오래 두고 숙성시킬수록 맛이 깊어진다고도 하죠. 일반적인 맥주는 5~6도인 데 반해서 10도 혹은 그 이상의 도수를 가진 맥주라서 홀짝홀짝 너무 많이 드시면 훅 취해버리실지도 몰라요. 추운 겨울에 어묵탕을 안주로 뜨신 정종 한 잔 하는 느낌으로 천천히 드시면 좋을 맥주랍니다. 또 하나 재미있는 건 맥주 자체가 굉장히 찐득한 맛이라서 작은 잔에 너무 차갑지 않게 따라서 브라우니나 치즈 케이크 같은 디저트류와 함께 먹는 게 굉장히 잘 어울리니 한번 시도해보시길 추천드려요. 편의점 맥주 기준으로는 기네스 엑스트라 스타우트 같은 맥주가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좌) 제주 맥주 임페리얼 스타우트 에디션 2020, (우) Mysterlee Brewing / Black & Black
(좌) Fifty Fifty  / Eclipse  (우) Guinness / Extra Stout




최근 제주맥주에서 올해 병입한 배럴 에이징 맥주를 판매하고도 있어요. 편의점을 통한 예약 주문도 가능하다고 하니 세상 참 좋아졌네요. 추운 겨울,  집에서 움츠러들기 쉬운데 찐한 맥주 한잔 드시고 몸을 덥혀보시는 건 어떨까요? 맛난 맥주 드시고 훈훈한 연말연시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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