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권이 달라졌을 뿐
인성은 보통 중간 위치에 있을 때는 잘 드러나지 않다가, 높은 자리나 낮은 자리에 위치했을 때, 양 끝에서 여실히 드러나곤 한다. 그리고 이는 원래 갖고 있던 인성이 드러나는 것이다. 갑자기 부자가 되어서, 명예를 얻어서 사람이 변했다는 말이 있지만, 적어도 90% 이상은 원래의 인성과 그릇이다. 단지, 중간에 있을 때는 표가 나지 않았을 뿐이다.
중간 위치와 달리, 양 끝에서는 다른 언행과 태도 등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권위적인 모습, 과시하는 모습 등은 보통 위에 있을 때 가능하다. 중간에 있을 때는 그러한 언행을 마음 대로 할 수 없어서 드러나지 않다가, 위로 올라가며 그것이 가능해짐에 따라 그러한 면모가 바로 드러난 것뿐이다.
돈이 많아져서 혹은 명예를 얻어서 인성이 갑자기 안좋아진 것이 아니라, 원래 그런 면모를 품고 있던 사람이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뿐이다.
이 외에도 강력한 불평불만과 남 탓, 비난, 폭력 등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중간은 보통 어느 정도는 안전감을 느끼는 자리인 대신, 무언가 강한 언행을 표출하기에는 어렵고 애매한 자리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 때는 잘 표출하지 않고 다수에 묻어가곤 한다. 하지만 위로 올라갔을 때는 권위를 이용해 마구 표출할 수 있고, 아래로 내려갔을 때는 동정을 바탕으로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수여하며 마구 표출할 수 있다.
인성은 하루 아침에 변하지 않는다. 물론 위로 올라가며, 시간과 여력의 부족 등으로 예민해질 수 있고, 아래로 내려가며 여러 궁핍함과 좌절 등으로 여유가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갖고 있던 인성은 차이가 나고, 드러나기 마련이다.
상황은 우리의 인성을 드러나게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