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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낀표 Dec 08. 2024

일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정리할 것 - P.I.C

<문제를 해결하는 생각의 도구들> - P.I.C 프레임워크

현업 브랜드 컨설턴트들이 모여 운영하는 매거진 '브랜드 컨설턴트의 생각'

<문제를 해결하는 생각의 도구들> 시리즈
우리의 일상과 업무는 순조롭게 흘러가지만은 않습니다. 상황은 변하고, 문제가 생기죠. 그 문제를 푸는 것이 컨설턴트의 일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법과 프레임워크를 이야기합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을 못 들어본 사람은 없을 거예요. 하지만 그 유명세가 무색하게도 무엇이든 일단 시작하고 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개인적인 일뿐만 아니라 회사의 업무나 사업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요. 연말 프로모션을 기획하는 마케터든, 막 창업을 한 자영업자든, 눈앞에 닥친 일을 해치우다가 시간이 지나서야 첫 단추가 잘 못 꿰어진 걸 깨닫는 경우가 많죠. 


어떤 일이든 시작할 때 충분한 고민이 필요한데요. 이 고민은 ‘계획’과는 조금 다릅니다. 계획을 무엇을 언제 할 지에 관한 것인데요. 계획은 자칫하면 으레 해야 할 것들을 기록해 둔, 고민 없는 To do 리스트에 그치는 수가 있어요.

일을 시작할 때 진짜 고민해야 할 것은 무엇을 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에요. 즉 방향성과 전략을 생각하는 것이죠. 계획은 방향성과 전략이 수립되고 난 후에 세부적인 일의 순서를 세우는 일이에요.


전략이 세워져야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고,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요.


물론 생각만 하고 시작을 못하는 것이 가장 최악이니, 고민하는 시간은 줄이고 일의 방향성을 효과적으로 도출하는 것이 우선이겠죠. 일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을 파악하기 위한 프레임워크, P.I.C를 소개합니다.


Purpose(목적), Identity(정체성), Context(맥락)

Purpose 목적

일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바로 일의 목적입니다. 이때 목적과 목표를 헷갈려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요. 목적은 이루고자 하는 이상적인 상태나 결과를 이야기하고 목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행동을 이야기해요. 즉 목적이 더 궁극적인 지향점을 이야기하는 것인데요. 목적이 세워져 있으면 목표는 자연스럽게 세워지기 마련이에요.


목적을 고민할 때는 아래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져볼 수 있어요.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

“이 일을 통해 궁극적으로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가”

“이 일이 나 또는 우리 팀에 어떤 가치를 만들어 줄 것인가” 


예를 들어 새 해에 영어공부를 결심한다고 해보죠. 이때 목표를 먼저 세운다면 하루에 영어단어 50개 외우기, 문법책 두 단원씩 공부하기 같은 지엽적인 계획이 세워질 거예요. 하지만 이런 맹목적인 목표는 작심삼일의 시작이 될 뿐이에요. 무엇을 위해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이 방법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고, 확신이 없으니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기 때문이죠.


따라서 무슨 일을 하고자 마음먹었다면 그 일을 왜 하는지, 궁극적인 목적을 집요하게 생각해 봐야 해요. 그 목적은 대학원 진학이 될 수도 있고, 비즈니스 상황에서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일 수도 있겠죠. 목적이 세워지면 목표도 자연스럽게 생기게 돼요. 대학원 진학이라면 목표로 하는 점수가 생길 것이고, 그 점수를 위해 필요한 공부의 양이 정해지겠죠. 자연스러운 비즈니스 영어 구사가 목적이라면 그에 맞춘 커리큘럼을 가진 강좌를 수강할 수도 있을 거예요.


업무를 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과업이 주어지면 무작정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이 과업이 비즈니스에 어떤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며, 어떤 목적아래 진행되는 것인 것 이해를 먼저 해야 해요.

예를 들어 마케팅 프로모션을 기획하는 업무가 주어졌을 때 무작정 사람들이 관심 가질만한 트렌드를 끌고 와서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그 프로모션이 이번 캠페인에서 맡은 역할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하는 것이죠. 

전반적인 캠페인의 퍼널이 ‘인지 – 고려 – 구매’ 단계로 구성되어 있고, 인지 단계에서 영상 광고와 옥외 광고가 집행되고 구매 단계에서 쇼핑몰 할인 프로모션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파악한다면, 인지와 구매 단계의 중간에서 연결을 도와주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겠죠. 그럼 전체적인 그림에서 훨씬 효과적인 프로모션을 기획할 수 있을 거예요.


이렇게 어떤 일이든 시작 단계에서 궁극적인 지향점을 고민해 놓으면 이후에 세부적인 부분들을 수월하게 계획할 수 있고, 일관된 방향성을 가지고 일을 진행할 수 있어요.



Identity (정체성)


목적을 고민한 후에는 정체성을 생각해야 해요. 정체성은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는 나만의 특성, 혹은 내가 맡은 상품이나 서비스가 어떤 본질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에요. 이를 통해서 나의 역할과 위치, 내가 조직에 제공할 수 있는 가치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가질 수 있어요.


정체성을 고민할 때는 아래의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볼 수 있어요.

“나는 어떤 성향, 강점을 가지고 있나 (혹은 가지고 있다고 다른 사람에게 인식되고 있나)”

“내가 맡은 상품이나 서비스는 어떤 특징과 차별점을 가지고 있나”

“이 일에 나 혹은 내 상품/서비스의 어떤 특성을 활용할 수 있나”


예를 들어 영어 공부를 한다고 했을 때 나의 학습 스타일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죠. 독학과 학원 중 어떤 것이 더 나에게 맞는 방법인지, 학원을 다닌다면 현장 강의를 듣는 것과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것 중 무엇이 나에게 더 맞는지 고민해봐야 해요.


마케팅 프로모션을 기획하는 상황에서도 무작정 트렌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담당하는 브랜드의 본질과 위치를 먼저 파악해야 해요. 우리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브랜드 메시지 혹은 이미지는 무엇인가, 주요 타겟층은 누구이며, 그들의 주요한 관심사는 무엇인가 등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해요.


정체성을 명확히 하면 의사결정을 하는 데 명확한 근거가 생겨요. 나의 강점을 최대한 잘 살릴 수 있고, 일관된 선택을 통해 계속해서 정체성을 강화하고 나 혹은 내 브랜드의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어요.



Context (맥락)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나, 혹은 내 브랜드를 둘러싼 외부 환경과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에요. 같은 목적, 같은 정체성을 가졌더라도 외부적 환경이 다르면 그에 맞는 전략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게 중요해요. 그러기 위해서 나를 둘러싼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요.


맥락을 이해하려면 아래의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봐야 해요.

“이 일이 진행될 환경은 어떠한가(시장 상황, 경쟁 환경, 계절적 요인 등)”

“현재 상황에서 위협 요소와 기회 요소는 무엇인가?

“이전에 비슷한 일을 했던 경험이 있다면, 그때와 지금은 환경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가”


작년에도 영어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실패했다고 해보죠. 나의 목적과 내 영어실력이 그대로니깐, 올 해도 실패할까요? 나에게 주어진 맥락을 잘 파악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을 거예요.

예를 들어 작년에는 유명한 강사를 찾아 집과 회사에서 거리가 먼 학원을 등록했지만 잦은 야근과 먼 거리로 인해 참석률이 낮았다면, 이번에는 유명하지 않은 강사이지만 집과 회사에서 가까운 학원에 등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죠. 


업무 상황에서 겨울 시즌 프로모션을 준비한다고 하면, 겨울이라는 계절적 특성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는 어떻게 변화했는지, 경쟁사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어요.

이렇게 맥락을 고려하는 것은 단순히 외부 요인을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나의 자원과 역량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해요.



P.I.C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

P.I.C 프레임워크를 사용하면 일이 단순히 해야 할 일 목록을 넘어, 더 깊이 고민하고 준비된 상태에서 출발할 수 있게 될 거예요. 목적(Purpose)은 일을 하는 이유를, 정체성(Identity)은 일을 하는 사람과 환경을, 맥락(Context)은 일을 둘러싼 조건을 명확히 함으로써, 더 전략적이고 효율적으로 일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요.


일을 시작하기 전에 시간을 내어 P.I.C를 점검해 보세요. 짧게는 몇 분, 길게는 몇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이후의 모든 단계에서 방황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나침반이 되어줄 거예요. 그리고 이 프레임워크가 습관이 된다면, 단순히 일을 잘하는 것을 넘어,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의 도구로 자리 잡게 될 거예요.




느낀표의 뉴스레터 - <어쩌면 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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