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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비아 Mar 30. 2021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달콤한 독약

간혹, 그런 회사들이 있다.

변화의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닐 수 있는 회사. 직원들이 자신의 회사를 소개할 때, 일하기 편하고 안정적이라 속연수가 높다고 소개할 수 있는 곳. 


과거에 재직했던 한 회사가 바로 그러했다.

직원이 원하는 경우가 아니면 부서 순환도, 업무 변경도 없이 안정적으로 하던 일 그대로 하면 되었고 도전적인 일도 주어지지 않았다. 외국계 기업이고 대표 외국인이지만, 본사에 직접 보고하는 부서 외의 직원들은 영어를 못해도 업무 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10년 가까이 일한 장기근속자도 많았고 실력과 관계없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승진을 할 수 있었다. 직원들은 회사가 주는 안정성라는 달콤한 독약에 취해있었다.


하지만 변화는 예고 없이 찾아왔다.

새로운 대표가 부임하고 1년이 채 되지 않아 모든 것 바뀌기 시작했다. 오랜 기간 근무하며 회사와 역사를 함께 해온, 그러나 영어를 잘 못하던 한국인 임원들은 외국인 임원들로 대거 교체되었다. 신규 프로젝트 끊임없이 진행되었고, 기존 업무만 하면서 칼퇴하는 것에 익숙하던 직원들은 프로젝트에 투입되면서 야근을 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팀들이 만들어졌고 그 팀의 직원들과 매니저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을 채용하여 구성하였다. 기존 직원들이 외국계 회사에 다니면서 영어를 못한다는 것을 새로 온 대표는 이해하지 못했다. 영어를 잘할 자신이 없으면 회사를 나가라는 무언의 압박이 이어졌다.


기존의 직원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었다. 버티는 유형과 변화에 순응하는 유형. 변화에 순응하기로 한 직원들은 영어 공부를 시작했고, 버티던 사람들은 이직을 하거나 승진을 포기하고 현재의 직급에 안주하는 것을 택했다.


오랜 기간 회사와 함께 한 많은 직원들이 떠났다. 직원들 중 그 누구도 더 이상 '안정적으로 오래 다닐 수 있는 회사'라고 하지 않는다. 5년 재직한 나에게 새로 온 직원들은 "와-이 회사에 엄청 오래 계셨네요"라는 얘기를 할 정도가 되었다. 많은 직원들의 머리 위에는 '여기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가  떠다녔다.


안정적인 직장이 과연 존재할까?

한국에서 영업을 잘하던 회사가 해외에 있는 본사의 휘청거림에 철수되는 경우도 봤고, 본사에서 내려온 사장 한 명에 의해 회사의 정책이 좌지우지되는 경우도 흔히 보인다. 지어 회사 내에서 쿠데타가 일어나, 결탁한 임원들이 사장을 밀어내는 장면도 목격한 적이 있다.


바뀔 것 같지 않 회사에도 언제든 변화의 람이 불어올 수 있. 때, 함께 변하느냐, 사를 느냐, 혹은 진을 포기하고 버티느냐 의 갈림길에 서 고민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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