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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바람 May 09. 2023

미국 변호사 윤리시험 (MPRE) 패스하는 방법

필요한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길

브런치에 미국 변호사를 준비하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지 몰라 간단하게 올려놓으려고 한다. 


최근에 미국 변호사 윤리시험(Multistate Professional Responsibility Exam)을 봤고, 공부에 시간을 많이 쏟을 수 없었는데 패스를 했다. 사실 윤리시험은 로스쿨 다니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굉장히 "쉬운 시험"이라고 여겨지며 "벼락치기로 딱 하루 공부했다"라고 말을 하고 다니는 학생들이 엄청 많기 때문에 이렇게 기록해 놓는 것도 누군가는 웃기다고 할 수 있겠지만, 나처럼 벼락치기로 공부하는 게 잘 맞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적어 놓는다.


다 얘기하자면 (for full disclosure), 나는 2017년에 로스쿨에 있을 때 윤리시험을 한 번 봤었고 (뉴욕 주 라이선스를 따기 위해 로스쿨 학생들은 변호사 시험 치기도 전에 재학기간에 보통 시간 내서 윤리 시험을 먼저 친다) 그때도 패스를 받긴 받았다. UBE (Uniform Bar Exam)이라는 뉴욕 변호사 시험은 2018년 7월에 봐서 패스를 받았으며, 2019년 4월에 뉴욕 법원에서 변호사 선서를 하며 정식적인 변호사가 되었다.


캘리포니아로 이직을 하며 캘리포니아 라이센스를 따야 했는데, 윤리시험을 본 지 5년이 지났기 때문에 그 점수가 만기 되어 다시 봐야 했다. 2022년 7월에 본 캘리포니아 변호사 시험에서 윤리 부분이 나오긴 했지만, 시험을 다시 공부하려고 하니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윤리시험은 총 60개의 객관식 문제를 2시간 안에 풀어야 하는데, 시간이 넉넉한 편이지만 문제들이 헷갈리게 되어 있어서 가끔 시간이 모자랄 수 있다. 그중 10문제는 "unscored pretest questions"라는 흔히 말하는 "dummy questions"며 다음 시험을 준비하도록 시험자들에게 내보는 문제들이다.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은 answer choice가 5개가 아니라 4개라 (ABCD) 문제마다 부담이 비교적 없었다.





1. 윤리시험 준비는 무료로 할 수 있다


미국에서 로스쿨 다니는 학생들이라면 이미 알겠지만, 미국에서는 변호사 시험 교재를 제공하는 상업적 회사들은 대표적으로 Barbri, Themis, 그리고 Kaplan이다. 이 회사들은 4, 5월 즈음이 되면 로스쿨 카페테리아에서 각 학교의 student liaison (학생 대표)와 어떤 계약을 맺고 자기 교재를 홍보한다. 그리고 로스쿨 3학년 학생들은 그 세 군데의 회사 중 하나를 선택해 보통 자기가 갈 로펌에 알려주면, 그 로펌이 교육비용을 대준다. (참고로 Barbri는 셋 중 가장 오래된 회사로 변호사시험 패키지가 거의 $5,000, Themis는 거의 $2,000, Kaplan은 잘 모른다. 나중에 변호사 시험 패스 방법에 대해 글을 쓰려고 하는데 거기에서 Barbri와 Themis의 장단점을 올려보도록 하겠다).


이 회사 세 군데는 보통 이 윤리시험 MPRE교재를 공짜로 제공하는데, 이게 "우리 교재와 웹사이트 플랫폼은 이런 형식이에요~"하는 변호사 시험 교재 맛보기로 제공이 되는 것이다.


나는 로스쿨 때는 Barbri를, 이번 3월에는 Themis와 Kaplan을 사용했다.


Themis를 쓴 이유는 플랫폼이 로스쿨 때 썼던 Barbri에 비해 더 깔끔하고 단순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스쿨 때 써본 Barbri는 항상 문제들이 너무 어렵게 나와서 필요 이상으로 시험에 대한 불안함을 느꼈었던 기억이 있다. 


2. 윤리시험 공부은 2주 넘게 잡을 필요는 없다


이건 사람마다 다를 테지만, 2주 넘게 잡을 필요 없다고 본다 (심지어 벼락치기가 가능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변호사 시험은 보통 12과목에서 13과목을 테스트하는 반면, 이건 정말 과목 한 개이기 때문이다. 지금 로펌을 다니거나 하루 종일 공부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으면 2주, 이것만 올인해서 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1주 정도 잡으면 여유롭게 공부해서 패스할 수 있다고 본다.


3. 나의 공부 방법


모두에게 맞는 공부 방법은 아니겠지만 내가 공부를 했던 계획표를 공유한다.


A. 렉쳐

나는 2주 잡은 기간 동안 첫 삼일 안에 Themis 렉쳐들을 다 끝내려고 노력했다.  보통 렉쳐 하나당 10분에서 30분 사이로 나누어져 있었고 일하지 않는 아침과 저녁을 이용하면 가능했다. 렉쳐 내내 빈칸들이 나와서 그걸 채우면서 렉쳐를 들으면 되고, 그 렉쳐가 끝나면 문제 몇 개가 나온다. 진짜 시험 문제처럼 디자인되지 않은 문제들이기 때문에 렉쳐에 제대로 집중을 했나 스스로 테스트하는 용으로 쓰면 된다. 


나는 아웃라인을 보고 "외우는"식의 공부는 하지 않을거라고 결정했기 때문에 렉쳐는 철저히 시험 마인드셋에 들어가기 위해, 또 시험 범위를 어느 정도로 가늠하는 정도로 썼다. 렉쳐에 나오는 내용을 다 외우려고 하지도 않았고, 그저 문제 풀기 위해 들어놓아야 하는 정도로 들었다. 그래도 렉쳐를 들을 때 다른 탭을 오픈해서 "딴짓"하지 않았으며, 흥미롭거나 기억해야 할 것 같은 부분은 동그라미를 쳐놨었다.



B. 문제 풀기

렉쳐를 다 끝낸 다음엔 그냥 시험 문제를 닥치고 풀었다. 어느 시험을 준비하든,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본다. 하루에 문제를 15개에서 30개를 풀려고 했으며, 시험 전 주말들을 써서 모의고사 (Simulated Exam)를 치는 식으로 스케줄을 잡았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나는 아웃라인은 읽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아웃라인을 읽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수동적인 배움(passive learning) 같이 느껴져서 내가 효율적으로 시험을 준비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 대신 시험 문제들을 최대한 많이 풀려고 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변호사 시험에서도 마찬가지) 이 문제들을 풀 때 "내가 틀렸다/맞았다"라는 결과를 본다기보다, 이 시험에서 나오는 rule of law (법)과 그 답에 도달하기까지의 나의 논리들을 기록하려고 했다. 시험문제들을 "테스트용" (내가 이걸 잘 알고 있나 모르고 있나)로 보기보다 "배우기 용" (이걸 통해 시험에 테스트될 지식들을 섭득)하는 용으로 썼다는 것이다.


연습 문제 총 225개
먼저 문제를 푼 뒤, 해답을 읽고 가장 중요한 부분에 하이라이트를 친 뒤 스크린 샷을 찍고 워드에 드래그 (drag)해서 모아놓았다.

주말에 친 모의시험 문제들도 똑같이 생각하며 썼다. 마지막 모의시험 문제까지 이걸 "내가 패스할 수 있을까 없을까"로 생각하지 않았으며, rule of law (해당 법)이 무엇인지, 또 시험에 어떻게 나올 수 있는지 "배우는 용"으로 사용했다.

총 120 문제 (Practice Exam I, II는 30문제씩 1시간 그리고 Simulated Exam은 진짜 시험처럼 60문제 2시간)
시험 전 주말에 마지막으로 본 모의시험에 55%를 찍어도 개의치 않아야 한다.


혹시 몰라서 Kaplan 회사의 모의시험 두 개도 쳤고, 이 문제들도 그저 "배우는 용"으로 썼다.


시험 문제는 Themis나 Kaplan둘다 진짜 시험과 비슷하지만, 컴퓨터로 보는 테스트를 치는 방식은 Kaplan이 가장 비슷했으니 참고하시길.


Kaplan의 플랫폼은 이렇게 나온다. Practice Test마다 60문제씩 2시간이다.
사실 진짜 시험을 testing center에서 쳐본 결과 Kaplan의 시험 방식이 가장 비슷했다 (이렇게 옆에 answer choice 놓고 flag를 하는 기능)


4. 시험 당일

예전 로스쿨에서는 윤리시험을 페이퍼로 등록했던 로스쿨 학생들과 다 같이 봤었는데, 이번에는 Pearson Vue라는 전국으로 퍼져있는 테스트 운영센터에 보기로 지정이 되어있었다. 실제로 나는 변호사 윤리시험을 보러 갔지만 시험장에는 컴퓨터로 다른 시험을 각자 풀고 있었다 (컴퓨터에 그래프 같은 게 있던 사람도 있으니 GRE, GMAT 혹은 GDE 등 다양한 시험들이 있었다).


당연히 시험장 안에는 가져갈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며 물도 밖에서 먹어야 한다. 내가 갔던 테스팅 센터에서 제공하는 큰 귀마개도 있었으니 다른 사람의 소음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실제로 다 각각 다른 시험을 치고 있어 나는 시험을 계속 치고 있는데 내 왼쪽 사람은 본인 시험이 끝나고 나갔고, 내 오른쪽 칸막이는 원래 비었었는데 중간에 시험을 시작하러 들어온 사람이 있었다.


나는 헷갈리는 문제들이 총 60문제 중 절반은 넘었던 것 같다.


5. 시험 결과

총 150점이 가능한 시험에서 103점을 받았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시험에서 68% 정도 맞은 거라고 한다 (MPRE는 scaled score라는 이번 시험에서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또 시험에 나온 "dummy"문제들을 뺀 점수다). 이건 절대 높은 점수가 아니고 평타 치는 점수인데, 뉴욕은 85점, 캘리포니아는 86점만 넘으면 된다. 그래도 실제로 이걸 간발의 차이로 넘지 못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으니 넉넉하게 공부해서 넉넉하게 패스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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