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오랜만에 단둘이 점심을 먹었다. 보통 엄마와 함께 저녁을 먹는데, 지금은 엄마가 이모들과 부산 여행 중이다.
나는 아직도 아빠와 대화하는 게 너무 좋다. 아빠가 그냥 하는 말들은 아직도 너무 재치 있고 재밌고, 의도적으로 하는 말들은 아직도 배울 게 많다.
요즘 <워런 버핏 바이블>을 읽으며, 나이가 들면서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 같은 사람들을 곁에 많이 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자를 곁에 두고 싶다는 게 아니라, ‘부자임에도’ 검소하게 살고, 돈을 위해서가 아닌 가치 있고 즐겁게 살기 위해서 기업을 인수하고 비즈니스를 경영하고 주식에 투자를 하는 사람들을 곁에 두고 싶다는 생각.
오늘 아빠와 이야기하면서 느꼈다. 사실 내 주위에 가장 워런이나 찰리와 비슷한 사람은 우리 아빠인 것 같다고.
우리 아빠 나이도 이제 67세이다. 오늘 아빠는 나랑 이야기하면서 눈시울이 잠깐 붉어졌다. 나도 아빠를 보고 싶을 때 못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