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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조르주 드 라 투르

새 생명의 탄생

by 민트아트

오늘은 보고 있으면 마음이 저절로 경건해지는 그림을 보려고 합니다.

천천히 감상해 보세요.

Georges_de_La_Tour_-_Newlyborn_infant_-_Musée_des_Beaux-Arts_de_Rennes.jpg

그림을 관찰하며 떠오르는 단어가 있나요?


이 그림의 제목은 뭐라고 하면 좋을까요?


그림을 보며 떠오르는 질문이 있나요?


떠오른 질문 중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은 질문은 무엇인가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보고 적어보세요.




그림을 보며 든 생각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가 속싸개에 싸여 새근새근 자고 있다. 어둠을 밝힌 촛불은 아기에게 '빛'이라는 축복을 내려주고 있다. 만약 그림의 시간대가 낮이었다면 지금처럼 따뜻하고 신비로운 느낌이 들지 않았을 것이다. 고요한 밤, 은은한 빛은 무대 조명이 되어 마치 아기 예수의 탄생을 지켜보는 듯 새 생명의 신비를 숨죽여 지켜볼 수 있도록 해준다. 아기는 인간 생명의 신비와 근원을 알려주는 존재이다. 아기만 바라보고 있어도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드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카라바조와 같은 명암대비법을 쓰고 있으나 그 빛이 과하지 않고 부드러운 그림 속 주인공으로 흡수되는 듯 그림을 보는 감상자를 편안하게 해 준다. 아기를 안은 엄마의 손가락이 유난히 시선이 많이 가는데 초보엄마들이 그런 것처럼 조금은 어설픈 듯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 느껴진다. 그에 비해 옆에 앉은 여인은 아기를 낳은 여인의 엄마인 듯, 유모인 듯 사랑스럽고 조심스럽게 아기를 대하는 자상한 모습이 손 모양을 통해 우리에게 오롯이 전달된다.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경건해진다.




그림을 보며 느껴진 단어

촛불, 탄생, 아기예수, 모성애, 사랑, 구원, 환대, 성모 마리아, 유모, 엄마, 신비, 경건, 자상함



내가 지은 제목

아기의 탄생


떠오르는 질문

- 주황색 옷을 입은 여인은 아기를 낳은 엄마일까?

- 옷을 곱게 차려입은 이유가 있을까?

- 아기는 방금 잠이 들었을까?

- 왼쪽에 있는 여인은 오른손을 왜 들고 있을까?

- 아기를 만지러 가기 전의 모습일까?

- 촛불을 가려버린 것은 의도일까?

- 여인은 아기 엄마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주었을까?

- 아기는 남자 아기일까?





화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



< 작품 정보 >

조르주 드 라 투르, <신생아>, 1648년경. 캔버스에 유채, 76 x 91cm, 프랑스 렌 미술관 소장



조르주 드 라 투르(Georges de La Tour, 1593~1652)는 로렌 공국(프랑스 북동부)의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 루이 13세로부터 '왕의 화가'라는 칭호를 받을 정도로 활동하던 당시에는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이나 사후 오랫동안 잊혀 있던 화가 중 하나였습니다. 1934년 파리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개최되었던 '17세기 프랑스의 사실주의 화가들'이라는 전시회를 통해서 프랑스 미술사에서 주요 화가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그는 밝음과 어둠의 조화나 대비를 통해 대상에 입체감을 부여하는 방법인 키아로스쿠로(chiaroscuro)의 대가였습니다. 그가 카라바조의 작품으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는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으며,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의 그림은 카라바조의 격렬한 대비와 달리 어두운 공간 안에 제한된 빛을 비춤으로써, 이야기에 고요하고 명상적인 분위기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위 작품 <신생아>는 빛과 생명의 신비, 경건함을 절묘하게 담아낸 작품입니다. 그림 속 빛의 표현은 조르주 드 라 투르의 대표적 특징으로 촛불의 은은한 빛으로 공간을 밝히며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소박한 가정의 신성한 풍경을 묘사한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예수의 할머니인 성 안나의 삼위일체적 형상을 묘사하는 탄생 장면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성 안나(할머니)는 세상의 구세주 탄생을 축복하고, 동정녀(어머니)는 아기(예수)를 경건하게 바라보며, 섬세하게 안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제가 이 그림에서 아기 예수를 떠올린 것도 우연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배경에 어떤 서사적 요소가 없다는 사실도 이 공간을 더 신비롭게 바라보게 해 주는데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아기는 지금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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