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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양이가나오는영화 May 08. 2023

늦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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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방구석에, 전기장판 틀어놓고

배를 지진다.

아 이 은근하게. 데워지는 나의 배

그 배의 체온이 참으로 좋구나.

영원히 이불속으로 푹 꺼져 돌아오지 못할

블랙홀 같은 이 순간.


알람이 우렁차게 울린다.

얌마, 이 산통을 깬다고? 짜식. 패기 좋네.

쿨하게 쳐다보지도 않고 팔을 올려 버튼을 누른다.


나는 다시 이 무아지경의 이불속으로.

이 세상 부러울게 없는 그 만족감으로 빠져들어간다.

시간은  멈춘듯. 그 평안함을 느낀다.

일어나지 않을거예요. 마법에 걸린듯.

귀에서는 일어나지 않을거예요 라는 문장이 맴맴 돈다.

스스로 주문을 걸고 최면에 빠진다아


아뿔사.

갑자기 느껴지는 오싹함.

누구보다 빠르게 몸을 일으켜 세운다.

군기가 바짝 든 상태의 몸둥아리.

핸드폰을 본다.

오늘은 선데이가 아니라 먼데이다.

망했다……….


나라를 잃어버린듯한 멍한 눈동자와

밀려오는 후회감.


이미 패배를 알고 있을 전쟁에 뛰어드는 군인 같이.

그녀는 무거운 마음으로  일어나 화장실로 들어간다.


애써 전기장판 탓을 해본다.

애써 알람시계를 탓해본다.

애써…..  탓할게 없다.



연락두절되고 싶다.

늦잠. 그냥 통잠으로 퉁 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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