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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진 Oct 01. 2021

마음의 병에 걸린 그녀

“언니 저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겠죠?”


<이봐, 친구! 그거 알아? 핸드폰비를 내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는 걸>라는 제목으로 2021년 12월 10일 출간 되었습니다.
 옆 사람은 코인으로 대박나고, 옆 사람은 주식하다 쪽박찼다. '나는 뭘해야 하지?' 방황하며 아무것도 못하는 격동의 2030세대들에게 제대로 된 소비 습관을 길러주고,  트랜드에 맞는 투자방법을 제시해 주는 실제사례들로 제작되었습니다.



“언니 저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겠죠?”


그녀는 빛나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을 까봐서 불안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녀의 불안감을 없애고, 밝게 웃는 모습이 보고 싶었다. 그래서 만날 때 마다 그녀에게 물었다.


어릴 적 꿈은 무엇인지?

최근에 꾸게 된 꿈은 무엇인지? 하고 싶은 일이 있는지?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지?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과거의 시간들이 현재의 그녀를 망치고 있었다. 핸드폰 요금도 없던 시절, 클럽에 가려고 충동구매를 했던 것은 외로움을 홀로 견뎌야 하는 마음이 힘들어서 그런 것이다. 그녀에게는 마음의 병을 고치는 일이 돈을 모으는 일 보다 급해 보였다. 외롭다는 이유로 계획성 없는 충동구매로 불안한 마음을 채우는 것이 큰 문제였다.


 얼마 전 영국은 세계 최초로 ‘외로움 담당 장관’을 임명하고, 외로움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이에 맞는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했다. 국가에서 장관을 임명하고, 대책을 수립할 정도로 ‘외로움’을 심각하게 다루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녀처럼 외로움으로 마음이 힘든 사람들을 위해서 ‘마음관리 산업’인 반려견과 반려식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나 역시 갑작스럽게 겪게 된 지진으로 일본에서 20대의 꿈을 접고 돌아와야만 했다. 꿈을 위해서 열심히 생활했지만, 실패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주위사람들은 행복한데, 나만 홀로 불행 속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 이후로 무슨 일을 하든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증과 불안감이 생겼다. 마음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그 시절에는 반려견을 키울 돈도 없었고, 반려식물을 가꿀 시간조차 없었다. 돈과 시간이 없어서 집 앞 도서관에 가기 시작했다. 무료인 ‘반려책’을 통해서 지식과 마음의 크기를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어렵고 힘든 시절 읽었던 책이 천호식품 회장님이 쓰신 하루 벌어먹고 사는 인생을 위한 지침서 ‘10미터만 더 뛰어봐’란 책이다. 과거 사업에 실패해서 하루에 소세지 한 개와 소주 한 병으로 허기를 달래며, 천호식품을 만들어냈다. 그 당시 나는 취업 준비생으로 하루도 벌어서 먹고 살 수 없는 시기였다. 그녀 역시 하루라도 발레 수업을 하지 않으면 핸드폰 요금을 낼 돈도 없었다. ‘길 위에서 하버드까지’ 다산책방, -리즈머리-, ‘무조건 살아. 단 한 번의 삶이니까’ 문학동네, 최성봉 등 절망의 끝에서 고통을 이겨낸 사람들의 책을 읽으면서 그녀도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안정을 찾기를 바랐다. 그녀가 또 다시 핸프폰 요금도 못 내는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말이다. 그녀의 충동구매를 잠재울 방법으로 반려견이나 반려식물을 키우든 반려책을 읽고 마음의 안정을 찾아야 했다.     

 

 그녀는 추천해 주는 책들 중에서 가장 두꺼운 ‘길 위에서 하버드까지’를 책을 선택했다. 두꺼운 책을 선택한 걸 걱정하는 나에게 그녀는 두꺼운 책을 읽는 동안에는 ‘클럽에 가지 않을 것 같아서요. 그리고 저는 적어도 길 위에서는 자지 않아요. 월세지만 엄마와 함께 사는 집이 있거든요. 그녀보다는 나아요.’ 라고 웃으며 말했다. 핸드폰 요금도 없어서 우울했던 그녀는 사라지고 없었다. 그녀 스스로가 불안감을 다스리기 위해서 주변의 환경을 바꾸기 시작했고, 두 번째 마음 속 이야기인 앞으로의 꿈과 계획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29살인 그녀는 3년 뒤에 발레학원을 차릴 계획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5년 뒤에는 공부를 더 하고 싶다고 했다. 꿈이 현실이 될지는 모르지만 영어를 꾸준히 공부하고 있었다. 최종적으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꿈도 세웠다. 발레를 배우려면 돈이 많이 필요하다며, 자신처럼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을 돕고 싶어 했다. 자신의 꿈을 이야기 할 때의 그녀는 외로움과 마음의 병을 무기로 충동구매를 하는 불안감도 없어보였다. 멋있어 보이기까지 했다.

 

 처음 만난 날 그녀와 무려 3시간을 이야기 하고 다음에 만날 때 지출을 관리하기 위해서 6개월 동안 썼던 카드 내역서와 생활비를 정리해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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