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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진 Oct 06. 2021

학교에서는 알려주지 않았다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갖기도 전에 빚쟁이가 되는 세상

<이봐, 친구! 그거 알아? 핸드폰비를 내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는 >라는 제목으로 2021 12 10 출간 되었습니다.
  사람은 코인으로 대박나고,  사람은 주식하다 쪽박찼다. '나는 뭘해야 하지?' 방황하며 아무것도 못하는 격동의 2030세대들에게 제대로  소비 습관을 길러주고,  트랜드에 맞는 투자방법을 제시해 주는 실제사례들로 제작되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알려주지 않았다


 아무도 H에게 저축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다. H가 미안해할 이유는 없었다. 학교에서 세금과 이율, 비상자금의 필요성에 대해 알려줘야 한다. 많은 학생들이 빚을 지며 공부를 한다. 직업을 갖기 위해 대출을 받아 대학교를 가고 대학원을 가고 유학을 간다.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갖기도 전에 빚쟁이가 되는 것이다.

 

 나에게도 재무지식을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돈을 어떻게 쓰고, 저축하는지 배웠던 적은 없다. 그저 공부를 열심히 해야 좋은 직업을 갖는다고만 배웠던 것 같다.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다. 학비가 부족해 대출도 받아가며 공부했다. 하지만 내가 꿈꾸던 디자이너가 되기도 전에, 9.5퍼센트의 대출금과 이자(2011년 보험상품 약관대출 이율)를 갚아야 했다. 대출은 내 인생 최고의 실수였다.


‘좋은 차를 만들면 뭐해. 좋은 차를 살 돈이 없는데…….’


H에게도 이건 개인의 잘못이 아닌 교육의 문제라고 위로했다. 이제부터 배우면 될 일이다.   

 

 H가 취업해서 받은 6개월간의 평균 급여는 163만 원이었다. 소득을 계산할 때는 근로계약서 상의 금액이 아닌 통장에 실제로 찍히는 금액을 체크해야 한다. 회사별로 성과급 지급 시기와 공제하는 금액의 퍼센트가 다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함께 카드 지출 내역을 살펴보았다. 12개월 할부로 산 최신형 핸드폰과 노트북, TV 값이 매달 고정적으로 월 36만 원씩 지출되고 있었다. 집이나 자동차를 마련하려면 목돈을 모아야 하는데, 취업의 기쁨에 취해 급여가 입금되는 날마다 최신 가전제품을 사면서 잘못된 성취감을 느끼고 있었다. 사촌누나의 회사니까 쉽게 잘릴 일도 없어 매달 입금되는 급여의 늪에 빠진 것이다. 부모님의 내복은 사드렸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그 외에 하루에 1만 원, 주말에는 2~3만 원의 돈을 같은 편의점에서 주기적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한 달 동안 편의점에서 소비하는 돈이 30만 원+∝였다. 아침과 저녁을 편의점에서 해결한다고 했지만 미파악 지출도 50만 원이 넘었다. 게다가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면 건강에도 문제가 생길 것 같았다.


 ‘목표 자금 1억은 도대체 언제 모으려고 하는 걸까?’

 

 6개월 동안 생존자금 30만 원도 모으지 못한 상태다. 10년은커녕 이 상태로 은행에 ‘몰빵저축’까지 한다면 15년이 더 걸려도 모자랄 판이었다. 나는 H의 꿈을 깨고 싶지 않았다. 내가 20대에 겪었던 암울함을 H는 겪지 않길 바랐다. 자기 힘으로 목표 자금을 모으고 자동차 카센터 CEO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재무 지식을 하나하나 알려주었다. 다시는 냉장고 살 돈도 없어서 생존의 위협을 받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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