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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크어버드 Nov 24. 2021

현실판 오징어 게임 참가의 결과는?

지난주 일요일, 강릉 세인트존스 호텔에서 현실판 오징어게임이 열렸다.


참가비는 10,000원

상금은 1,000만 원


보통 이런 게임은 직접 참여하기보다 구경삼아 가보는 편인데, 혹시 모를 1,000만 원의 기대감과 최근 세인트존스 호텔과 좋은 비즈니스 관계가 생기고 있어 의리로 참여해 봤다. 모집 인원은 456명이고 실제 참가 인원은 326명! 모객은 다 된 것 같았는데 노쇼가 생각보다 많았다. 하기사 나도 막상 행사일이 되니 귀찮아졌던 걸 감안하면 강릉이나 주변 지역분들이 많이 불참하지 않았을까 싶다.


나의 번호는 336번. 드라마에서 336번의 행방은 기억나지 않는다. 무궁화 꽃에서 탈락하셨나.. 원래 팀원들과 재미로 참여해볼까 했었지만 백신 2차 접종 후 14일이 지난 사람이 나 밖에 없어 (대부분 최근에 2차를 맞았다.) 외로운 싸움을 시작했다.



생각보다 행사 준비가 꼼꼼하게 잘 돼있었는데 관계자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호텔에서 직접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했다고 한다. 당연히 전문 이벤트 업체에서 진행하는지 알았는데 그 완성도가 제법 높았다. 이제 문이 열리고 탈락의 세계로 들어간다. 과연 몇 라운드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인스타그램에 올렸더니 사람들이 나의 비장함에 ㅋㅋㅋ를 남발한다. 그러고 나서 행사가 열린 10초 만에 1라운드 구슬치기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40대 남성분이 나의 파트너였는데 2번의 승부에서 모두 패하며 바로 탈락하고 말았다. 드라마에서처럼 홀짝으로 승부를 진행했는데 개인당 5개의 구슬이 주어진다. 어차피 운이다!라는 생각에 5개를 모두 걸까 하다가 3개를 걸었고 그다음 판에 2개를 마저 잃으며 쓸쓸히 모래사장을 떠났다. 


2라운드 줄다리기에서 힘쓰고 떨어지면 더 억울했을 테니 차라리 다행인 건가. 아들에게 아빠가 1,000만 원 따오는 거 보여주려 했는데 같이 안 오길 참 잘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게임 참가자 중에 강릉 오룡사의 주지 법산스님이 계셨다는 점이다. 스님께서 홀짝을 그렇게나 잘 맞추셨다는데 3라운드 달고나에서 그만 '다람쥐 모양'의 달고나를 고르셨다고 한다.. 그밖에 초록색 츄리닝까지 입고 오신 분들이 1라운드에서 나와 함께 10초 만에 떨어지는 모습에 내가 더 민망했다고나 할까. 근데 그 스님께선 1,000만 원이 왜 필요하셨을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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