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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크어버드 Apr 20. 2021

6년 동안 이사를 6번이나 다녔네요

강릉에 정착합니다

지난 금요일 무사히 강릉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결혼 후 약 6년간 이사를 무려 6번이나 다녔네요. 


서울 마포구청 / 서울 신도림 / 인천 원당동 / 동해시 평릉동 / 동해시 묵호진동 / 고양시 삼송동 / 강릉시 교동 / 이제 정말 끝일까요??


이놈의 역마살을 어찌할까요? 


그래도 이제는 아이도 생기고 강원도가 그리워 다시 찾아온 만큼 이곳에서 정착하고자 합니다. 물론 서울에는 계속 왔다 갔다 하게 될 것 같지만 주요 근거지는 이 곳이 될 것 같아요. 지난 주말 짐을 정리하고 나니 이제는 조금 여유가 생겼습니다. 며칠간 느낀 강릉의 모습은 동해시와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확실히 동해안 거점도시여서 그런지 수도권과 비교해서 크게 불편한 점은 못 느끼겠어요.


마침 단지 입주민을 대상으로 에어컨 할인행사를 해서 LG전자 베스트샵에 다녀왔는데요. 동해시에서 살 때를 떠올리며 당연히 시내에 샵이 하나만 있을 줄 알았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요.. 무려 지점이 3개나 있습니다. 디지털 플라자와 전자랜드, 하이마트뿐만 아니라 이마트 안에 일렉트로마트까지 있네요. 흔하디 흔한 가전매장에 뭘 그리 놀라냐고요? 전에 동해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열 때가 생각나서 그래요. 


캐리어 지점에서는 이마트나 하이마트에 가서 구매하라고 하고.. 막상 가보니 제품 옵션도 다양하지 않고 경쟁이 없다 보니 거의 부르는 게 값이더라고요.. 인터넷으로 사지 그랬냐고요? 지방은 배송이나 설치 안 되는 제품들이 은근히 많아요. 특히나 동해시 내에서도 시골이었던 묵호는 거의 불모지에 가까웠죠. 그런데 여기서는 단지 이름만 말해도 다 알아서 정보를 주시니 (배관부터 설치까지 등등) 너무 편리한 거 있죠? 저희는 자연을 좋아하지만 도시의 편리함을 놓을 수 없는 사람인가 봐요. 그런 측면에서 강릉은 아주 좋은 선택지였던 거 같아요.



집에서 가장 가까운 경포해변까지는 차로 10분 정도가 걸려요. 위에 사진은 소나무 숲이 아름다운 송정해변이라는 곳이고요. 원래 저희가 집을 구하고자 했던 동네 쪽이에요. 낮에 이리저리 작업실 공간을 구할만한 동네를 보러 다니고 있는데 마침 바다가 가까이 있으면 잠깐이라도 이렇게 들려서 바다 냄새를 맡곤 한답니다.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가요. 와이프가 전생에 저는 분명 물고기였을 거라고 하는데 왜 이렇게 바다가 좋은 걸까요.


지금은 파도살롱이라는 공유 오피스에 와있어요. 로컬을 브랜딩 해서 공유 오피스와 액셀러레이팅 사업을 하는 곳이죠. 마침 제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에 있었잖아요? 어딘지 모르게 반가움이 들기도 하고 창업 정보가 많을 것 같아 당분간 이곳에 나와보려 해요. 계속 마스크를 써야 하고 의자가 조금 불편한 게 단점이지만 저렴한 가격에 무료로 커피까지 마실 수 있어서 좋아요. 슬쩍 다른 분들은 무슨 일을 하시나 보고 있는데 공부하는 분들, 코딩하는 개발자분들, 디자이너님들, 사업계획서 및 PT자료 만드시는 분들이 보여요. 지금이 한창 정부지원사업 시즌이라 창업 준비하시는 분들이 보이네요. 



저도 열심히 정부지원사업을 쓰고 있는데요. 생각보다 제가 지원할 수 있는 분야가 많지는 않네요. 나라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써줄 수는 있는데 사실 그러다 보면 사업이 산으로 가서 망할 거 같은 느낌이 아주 강해요. 대부분 인공지능, 비대면(IT) 쪽으로 많이 지원해주는 편인데 제 사업은 나라에서 싫어하는 주류사업인 데다 심지어 수입품이거든요. 와인을 매개체로 플랫폼을 만들거나 App을 만들고 데이터 활용에 AI를 접목시키면 합격의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지겠지만 합격하기 위해서 하지도 않을 사업계획서를 쓰고 싶지는 않아요. 전 쓸데없는 고집이 있어서 하기 싫은 건 죽어도 못하거든요. 하더라도 금방 포기해버리고 말던가요. 그래서 꼭 좋아하는 일을 해야만 해요. 강릉까지 와서 사는 것도 결국 제 멋대로 살기 위해서 아니겠어요. (아내에게 갑자기 미안하고 고마워지네요)


4월 중에 제가 제출한 2개의 정부지원사업 서류 발표가 날 예정이에요. 작년엔 플랫폼으로 서류통과까진 해봤는데 올해는 정말 제가 하고 싶은 걸 쓴 거라 솔직히 큰 기대는 하고 있지 않아요. 강원도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 하나는 중소벤처기업부 과제에 비해 조금 할만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들지만 합격여부와 상관없이 사업은 무조건 진행할 거고 결과가 어떻게 나오던 모든 과정을 브런치에 기록해볼게요. 


어제는 동해에서 친해진 친구와 만나 와인 한 잔을 했는데요. 그 친구의 친한 친구가 강원도에 엄청 오고 싶어 하다가 결국 육아휴직을 내고 아내, 아이와 함께 동해에서 1년살이를 하고 있다네요. 그 보수적인 자동차 회사에서 남자 육아휴직이면 정말 큰 용기를 낸 건데 어떻게 하면 이곳에서 계속 살 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 중이랍니다.


갑자기 이 이야기는 왜 하냐고요? 제 브런치를 보시는 분들 대부분이 아마 서울이 아닌 다른 곳에서의 삶을 꿈꾸고 계시겠죠? 근데 결국 먹고사는 일이 희대의 과제잖아요. 특히나 마땅한 일자리가 없는 지방에서는 결국 창업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제 이런 기록이 그래도 누군가에게 조금의 도움은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제가 얻는 건 뭐냐고요? 경제적 이익은 전혀 없죠. 사실 경제성을 따지면 브런치를 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세상에 뭔 다 이익을 따지고 사나요. 그냥 하는 거죠 뭐.


사실 의도치 않게 구독해주시는 분들이 계속 늘어 이제는 안 쓸 수가 없겠더라고요. 아! 혹시 정부지원사업이 뭔지 모르신다고요? 나라에서 창업자들을 위해 지원해주는 다양한 현금성 프로그램이에요. 모든 프로그램은 아래 사이트에서 보시면 되고 잘 정리해주는 뉴스레터 링크도 남겨드릴게요.


Collable은 과연 합격할 수 있을까요? 로컬 문화와 와인을 결합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사업 주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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