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를 계약했다는 글을 올린 뒤 거의 1년 7개월이 지났어요. 그동안 브런치 앱에서 계속 작가님의 글을 보고 싶다는 알림이 떴지만 엄지 손가락 클로징..
https://brunch.co.kr/@likeabird103/56
아무래도 당장의 매출과 큰 상관없는 브런치는 자연스럽게 멀어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최근, 정말 우연한 계기로 다시 글을 써야겠구나! 하는 사건이 생겼습니다. 브런치에서 아무리 푸시 알림을 보내도 움직이지 않던 제 마음이 한순간에 바뀌는 순간이었죠.
브런치를 떠난 지난 시간, 책 몇 권이 나올 만큼 다양한 일들이 있었어요. 모두 브런치에 담아내면 좋았겠지만 사업하는 사람에게 시간은 생명이고.. 특히나 사업 초기 회사의 기틀을 잡는 시기라 도저히(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하는 사업은 어떻게 되고 있냐고요? 결론만 이야기하자면요. 다행히 아직 잘 생존하고 있고요. 강릉에서 계속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보다는 올해가,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좋을 거라 기대하고 있고요.
그래도, 아직은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고요. 로컬 사업의 한계점 또한 뼈저리게 느끼는 중이에요. 아마 앞으로 사업이 확장돼도 그에 따라 인력을 충원하거나 서비스에 재투자가 들어갈 것 같아 최소 3년간은 (돈은 못 벌고) 외형만 성장할 것 같아요. 그래도 마음은 전보다 훨씬 홀가분한 게 앞으로 어떤 분야에 집중해야 할지, 시간을 쏟아야 할지가 비교적 뚜렷해졌어요.
그나저나, 다시 브런치로 돌아오게 한 그 계기는 뭐냐고요? 그게 말이죠. 한 2주 전인가 봐요. 미슐랭으로 유명한 그 회사 아시죠? 바로 미쉐린코리아 한국지사의 전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와인 강의를 진행하게 됐어요. 물론 저희 콜라블(Collable) 팀이 함께 이동했고요. 100명이 조금 안 되는 인원이라 단일 행사로는 가장 큰 규모이기도 했지요.
연말이라 비교적 행사가 많이 있기도 했고, 그동안 쌓은 레퍼런스 덕분에 이렇게 연락이 오는구나 싶었는데 (행사 당일까지도 그렇게 알고 있었어요.) 당일 담당자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게 아닌 거예요! 행사 전 저와 주로 커뮤니케이션하던 담당자님도 내부에서 (미슐랭을 관리하는 그 흥미로운 팀!) 저희 회사를 추천받아 연락하게 됐다고 하셨는데요. 그 추천해 주신 분이 알고 보니 제 브런치 구독자님 중에 한 분이셨던 거죠! (세상에 이런 일도 있더군요)
전에 강릉에서 와인 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걸 기억해 두셨다가 마침 강릉 워크숍이 잡혀 연락을 하려고 하셨다는데요. 그 워크숍은 일정 문제로 저희가 참가하지 못했지만 서울에서 전체 임직원 행사를 진행할 때 불러주셨고, 마침 저희도 경험이 쌓여 큰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역량도 생겼고 스케줄도 괜찮았던 거예요.
전 브런치 구독자님을 오프라인에서 만나본 건 처음이었는데요. 참 신기한 세상 아닌가요? 응원하고 있다는 그 한 마디에 정말 힘이 났지 뭐예요. 미쉐린같이 큰 회사와 행사를 진행한 것만 해도 좋은데, 그보다 브런치 구독자님을 만난 게 개인적으로는 더 기뻤어요.
그리고, 그날의 작은 에피소드가 다시 저를 브런치 앞에 앉게 만든 거죠. 그래서 말인데요. 앞으로 그동안 느꼈던 로컬에서의 지식, 콘텐츠 창업에 대한 가감 없는 이야기를 시리즈로 써볼까 해요. 근데 이 시리즈 아마 눈물 없이는 읽으실 수 없을 거예요. 그만큼 현장에서 경험한 로컬 창업은 가시밭길이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