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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크어버드 Dec 23. 2022

19개월 만에 브런치로 돌아오게 만든 그 우연한 사건

스튜디오를 계약했다는 글을 올린 뒤 거의 1년 7개월이 지났어요. 그동안 브런치 앱에서 계속 작가님의 글을 보고 싶다는 알림이 떴지만 엄지 손가락 클로징..


https://brunch.co.kr/@likeabird103/56


아무래도 당장의 매출과 큰 상관없는 브런치는 자연스럽게 멀어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최근, 정말 우연한 계기로 다시 글을 써야겠구나! 하는 사건이 생겼습니다. 브런치에서 아무리 푸시 알림을 보내도 움직이지 않던 제 마음이 한순간에 바뀌는 순간이었죠.


브런치를 떠난 지난 시간, 책 몇 권이 나올 만큼 다양한 일들이 있었어요. 모두 브런치에 담아내면 좋았겠지만 사업하는 사람에게 시간은 생명이고.. 특히나 사업 초기 회사의 기틀을 잡는 시기라 도저히(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하는 사업은 어떻게 되고 있냐고요? 결론만 이야기하자면요. 다행히 아직 잘 생존하고 있고요. 강릉에서 계속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보다는 올해가,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좋을 거라 기대하고 있고요.


그래도, 아직은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고요. 로컬 사업의 한계점 또한 뼈저리게 느끼는 중이에요. 아마 앞으로 사업이 확장돼도 그에 따라 인력을 충원하거나 서비스에 재투자가 들어갈 것 같아 최소 3년간은 (돈은 못 벌고) 외형만 성장할 것 같아요. 그래도 마음은 전보다 훨씬 홀가분한 게 앞으로 어떤 분야에 집중해야 할지, 시간을 쏟아야 할지가 비교적 뚜렷해졌어요. 


그나저나, 다시 브런치로 돌아오게 한 그 계기는 뭐냐고요? 그게 말이죠. 한 2주 전인가 봐요. 미슐랭으로 유명한 그 회사 아시죠? 바로 미쉐린코리아 한국지사의 전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와인 강의를 진행하게 됐어요. 물론 저희 콜라블(Collable) 팀이 함께 이동했고요. 100명이 조금 안 되는 인원이라 단일 행사로는 가장 큰 규모이기도 했지요.

 

22년 미쉐린코리아 전체 임직원 행사


연말이라 비교적 행사가 많이 있기도 했고, 그동안 쌓은 레퍼런스 덕분에 이렇게 연락이 오는구나 싶었는데 (행사 당일까지도 그렇게 알고 있었어요.) 당일 담당자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게 아닌 거예요! 행사 전 저와 주로 커뮤니케이션하던 담당자님도 내부에서 (미슐랭을 관리하는 그 흥미로운 팀!) 저희 회사를 추천받아 연락하게 됐다고 하셨는데요. 그 추천해 주신 분이 알고 보니 제 브런치 구독자님 중에 한 분이셨던 거죠! (세상에 이런 일도 있더군요)


전에 강릉에서 와인 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걸 기억해 두셨다가 마침 강릉 워크숍이 잡혀 연락을 하려고 하셨다는데요. 그 워크숍은 일정 문제로 저희가 참가하지 못했지만 서울에서 전체 임직원 행사를 진행할 때 불러주셨고, 마침 저희도 경험이 쌓여 큰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역량도 생겼고 스케줄도 괜찮았던 거예요. 


전 브런치 구독자님을 오프라인에서 만나본 건 처음이었는데요. 참 신기한 세상 아닌가요? 응원하고 있다는 그 한 마디에 정말 힘이 났지 뭐예요. 미쉐린같이 큰 회사와 행사를 진행한 것만 해도 좋은데, 그보다 브런치 구독자님을 만난 게 개인적으로는 더 기뻤어요.


그리고, 그날의 작은 에피소드가 다시 저를 브런치 앞에 앉게 만든 거죠. 그래서 말인데요. 앞으로 그동안 느꼈던 로컬에서의 지식, 콘텐츠 창업에 대한 가감 없는 이야기를 시리즈로 써볼까 해요. 근데 이 시리즈 아마 눈물 없이는 읽으실 수 없을 거예요. 그만큼 현장에서 경험한 로컬 창업은 가시밭길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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