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10주기 기억식
십 년 전 이날의 나는 십 년 후 이곳에 내빈 자격으로 오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그날 세월호는 유가족들의 인생도 내 인생도 바꿨다. 그 누가 그때 우리의 지금을 상상이나 했을까. 나 역시 그렇다.
당일 내 트윗은 477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리고 7천 명에 가까운 분들이 전부 자신의 당일 기억을 소환했다. 과히 놀라운 숫자다. 그만큼 세월호는 우리 모두의 트라우마다. 미국의 911도 일본의 동북아 대지진도 그러한데 이들과 우리가 다른 점은 우리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재라는 것이다. 그래서 더 충격이 큰 것이다.
안산은 매년 4시 16분에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사이렌을 울린다고 한다. 당시 안산은 한 집 걸러 한 집이 초상집이었다는 말이 새록새록 생각난다.
무려 지정석에 앉아. 뒤를 돌아보니 시민분들이 속속 도착하고 계시다. 참사를 기억하고 함께 해 주시는 고마운 분들이다. 세월호는 동시대 시민들에게 영원한 아픔이다. (특정지역 특정정당 지지층 빼고)
세월호 덕분에 이 시대의 참 재난참사 피해자로 살게 된 나는 (하나도 안 기쁨) 그 인연으로 이태원 유가족 바로 뒷줄 지정석에 앉아. 행사를 볼 수 있었다.
일전에 인터뷰한 노랑머리의 순범엄마도 부스 앞에서 다시 만났다. 삭발로는 도저히 억울한 마음을 표현하기 힘들어 진상규명 하려고 노란색으로 염색은 하는 순범엄마 역시 이렇게 오래도록 염색하게 될 줄 몰랐다고 한다. 탈색 염색 저거 건강에도 안 좋고 해로운데. 싶어 마음이 좋지 않았다.
제발 조속히 진상규명이 됐으면, 그래서 유가족들이 조금이라도 지금보다 편히 잠들 수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 참고로 진상규명이란 대체 왜 구조하지 않았는가 이다. 죽은 사람 살려내라는 게 아니다. 더 늦기 전에 책임자 처벌 하자는 거다. 그러니 많관부
박해진 아나운서 사회로 식이 이어졌다. 배우 박원상 님께서 정호승 시인의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라는 시를 낭독해 주셨다. 가수 박창근 님께서 노래를 해 주셨다. 일전에 세월호 유가족 일을 하고 계신 관계자로부터 시절이 이러니 뮤지션 섭외가 어렵다. 먼저 그쪽에서 한다고 해도 난처하다.라고 하셨다. (이런 시절이란 유인촌 장관이 문체부장관으로 있는 시절)
동갑내기 97년생 김지애 님이 편지 낭독을 했다. 연이어 경기도지사, 유가족 협회, 안산시장 님이 나와서 추도사를 전했다. 단상에 선 연사를 보며 아이들이 살아있음 저렇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 건 나뿐이 아닐 것이다.
자리가 자리인지라 많은 정치인들을 코 앞에서 봤다. 그런데 놀라운 건 이준석의 등장이었다. 전혀 예상 못했다.
아 그리고 잘생긴 분. 역시 사람은 생긴 대로 논다. (반박 시 너는 못생긴 걸로 간주)
행사 당일에 잼대표님은 수사를 받으셔서 홍익표 대표님이 대신 참석하셨다. 많은 분들이 이태원 유가족의 손을 잡아 주셨다. 이날 유가족의 손을 잡은 이들이 과연 이들의 억울함을 풀어 줄 수 있을까.
사실 나는 이날 이준석의 참석이 반가웠다. 위선이라 할지라도 좋았다. 세월호에 대해 대놓고 욕을 하는 사람들 보다는 백배 좋았다. 또 실제로 이준석은 행사 도중 울었는데, 이를 두고 다들 악어의 눈물이라고 하는데 나는 좋았다. 막말하는 국민의 힘 정진석이나 차명진 보다는 낫잖아. 그리고 이런 거 처음 보면 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혐오하고 악플 쓰고 그러는 애들 잡아서 기억관 한 바퀴 돌리면 다 울고 나온다니까.
그리고 이 시대 참 만렙 정치인 추다르크. 추장군님도 일찍이 오셨다.
우리 추장군님 22대 국회 입성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김동연지사는 이날 추도사 하다 무려 눈물을 흘렸고, 세월호 하면 떠 오르는 용의원도 참석했다. 용혜인의원 관련해서 이번 총선정국 지나며 말들 많은데 참사유가족을 이토록 대변해 주는 건 용의원밖에 없다는 게 내 개인적 생각이라 나는 슬며시 까방권 한 장 드린다.
민주당 정의당 진보당 의원 속속 보이던데 네임드 아니면 내가 몰라서 패스했다, 나름 정치 고관여층인데 내가 이 정도면 뭐 말 다했지. 아 참. 박주민의원 이석현의원도 왔다.
그리고 이 시대 참 정치인 마포의 정청래 의원 참석하셨는데 ㅋㅋㅋㅋ 그땐 사진을 찍지 못했다. 그래서 십 년 전 사진 쓴다. 근데 이날 정의원님 보며 내가 느낀 건 진짜 사람이 존재감이 남다르다. 물론 이건 얼굴 사이즈에 국한해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어쩐지 한 번 보면 안 잊히는 인상이다. 그래서 이날 내가 느낀 게 정치인은 모름지기 얼굴이 큰 게 좋다였다. 왜냐 이날 본 같은 지역구 정의당 장혜영 의원의 얼굴은 조막만 해 정청래 의원이 물리적으로 약 4배는 더 커 보였다. 그러니 선거 유세 돌 때 얼마나 유리했을까. 정의원 한 번 돌 때 장의원 4번 돌아야 할 테니 (웃자고 하는 얘기)
기억식의 하이라이트는 무어니무어니해도 세월호 합창단 (4610명)의 합창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해외에서 모두 한 마음으로 노래를 불러주셨는데 다들 이때 많이 울더라고. 나 역시 별 생각 않고 있다가 “Never Ending Story" 그리워하면 언젠간 만나게 되는 어느 영화와 같은 일들이 이뤄져 가기를, 힘겨운 날에 너를 지킬 수 없었던.... 에서 참고 있던 눈물이 발사 됐다. 아마 행사장에 있던 모든 분들이 그러셨던 것 같다.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났다.
행사 마치고 나오는데 이런 개소리가 우리를 반겼다.
어떤 부지런함은 칭찬할 수 없는 것 같다.
자유대한호국단은 매년 기억식 행사를 방해하러 오는 방해꾼 되겠다. 기억식 건너에서 어찌나 확성기를 크게 틀고 6 25 전쟁 때 돌아가신 호국영령들을 불러대던지 내 진짴ㅋㅋㅋㅋ 세월호에 세금 쓴 게 화난다고 생 난리다. 아니 그러게 왜 제때 안 구해서 세금을 썼냐고. 안 구한 사람들한테 가서 따져야지. 그걸 왜 여기 와서 따지냐고.
세월호 10주년 기억식을 돌아 나오며, 많은 생각을 했는데, 일단 유가족들의 행사 진행 수준이 거의 탁도비 급이라는 것. (일반 시민들도 이렇게 한다 현 정권씨?) 그리고 어서 빨리 진상조사와 책임자처벌이 돼서 더는 유가족들이 거리로 나와 힘겨운 투쟁을 안 하셨으면 좋겠다는 거다.
마지막으로 또 이 말하고 싶다. 이제와 보니 박근혜는 꼬리였다는 말. 몸통은 따로 있었다는 말. 그리고 그 몸통에 대해서는 말을 줄이겠다. 아마 다들 알고 계시리라.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