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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주사 Jul 02. 2022

수능 국어의 문장 구조 2

#2 ‘은/는’ 구조로 생각하라

 수능 국어의 중심 문장인 ‘A는 B이다’에서 ‘이/가’ 대신에 ‘은/는’을 왜 사용할까요? ‘은/는’은 중심 문장을 표현하고, ‘이/가’는 주체를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또 ‘이/가’는 주어를 중심에 두고 ‘은/는’은 서술어에 중심을 둡니다. 예를 들면 ‘영희가 그녀의 이름이다’에서 조사 ‘가’는 주어인 ‘영희’를 강조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이름은 영희이다’에서 조사 ‘는’은 서술어인 ‘영희이다’를 강조합니다. 다음은 ‘은/는’ 구조가 어떻게 변형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이)란, (이)라고 함은, (이)라는 것은 [と言うのは]’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일본어를 직역하는 사람마다 다르게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2022년 수능 국어 10~13번 지문의 ‘국제 유동성이란 국제적으로 보편적인 통용력을 갖는 지불 수단을 말하는데’는 ‘국제 유동성은 국제적으로 보편적인 통용력을 갖는 지불 수단을 말하는데’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형법 91조의 ‘본장에서 국헌을 문란할 목적이라 함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함을 말한다’에서 ‘은/는’이 아닌 ‘이라 함은’으로 표기하였습니다. 

    

 둘째, 복문의 안긴문장(속 문장)에서 ‘이/가, 을/를’이 아닌 ‘은/는’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2023년 수능특강 인문·예술 6번 지문을 살펴봅시다. ‘그는 개념 미술이 언어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을 들어 … 말하였다’는 ‘개념 미술은 언어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그가 말하였다’로 바꿀 수 있습니다. 위 안긴문장에서 ‘개념 미술은’ 대신에 ‘개념 미술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또 2023년 수능특강 인문·예술 7번 지문도 ‘아도르노는 음악을 그 자체로 하나의 언어이자 사회를 인식하고 표현하는 수단으로 간주하였다’에서 안긴문장에서 ‘음악은’이 아닌 ‘음악을’이라고 표기하였습니다. 이처럼 수능 출제위원들은 ‘은/는’이 아닌 다른 조사로 얼마든지 변경할 수 있습니다. 

    

 여담으로 앞선 장에서 설명한 것처럼 사람에 붙는 ‘은/는’은 중심 문장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안긴문장에서 중심 문장은 사물에 ‘은/는’이 오는 형태로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능·특강 인문·예술 12번 지문에서 ‘듀이는 사람들의 모든 관념은 현실 생활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았다’에서 ‘은/는’이 연속해서 두 번 나옵니다. 이 문장을 풀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듀이는 보았다’와 ‘사람들의 모든 관념은 현실 생활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위한 도구이다’로 분리됩니다. 여기서 안은문장(겉 문장)에서는 ‘듀이는 보았다, 듀이가 보았다’로 조사 ‘이/가, 은/는’을 둘 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안긴문장에서 중심 문장은 사물에 ‘은/는’을 붙여 사용합니다.

     

 셋째, ‘도, 만, 말로’와 같은 강조의 보조사로 변경합니다. ‘은/는’은 본디 강조의 보조사이므로 다른 강조의 보조사로 바꿀 수 있습니다. ‘오늘은 휴무일’이나 ‘오늘도 휴무일, 오늘만 휴일’은 어감만 다를 뿐 비슷비슷합니다. 2023년 수능특강 인문·예술 7번 지문 ‘대중음악이야말로 음악의 상품화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예로 ….’는 ‘대중음악은 음악의 상품화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예로 ….’라고 수정할 수 있습니다. 2019년 수능 16~20번 지문의 ‘계약도 하나의 약속이다’는 ‘계약은 하나의 약속이다, 계약이야말로 하나의 약속이다’로 변형할 수 있습니다. 또 ‘은/는’이 강조를 나타내는 ‘것’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수능특강 인문·예술 지문 8번을 보면 ‘…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해당 고을의 수령에게 정소하는 것이다’에서 강조의 ‘것이다’와 어울려 ‘은/는’이 사용되었습니다.

     

 넷째, 위치를 바꾸어 표현할 수 있습니다. 수능특강 사회·문화 지문 1번을 보면 ‘… 개인이 두 가지 자극을 분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차이를 변별 식역이라고 한다’에서 이 문장에서 조사 ‘은/는’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 문장은 ‘변별 식역은 개인이 두 가지 자극을 분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차이이다’로 위치를 바꾼 것입니다. 그럼 이런 위치를 바꾸었다는 징표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다음 장에서 설명하겠지만 ‘이라고 (말)한다 [と言う]’와 같은 어휘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다섯째, 동격의 조사 ‘의, 이다’로 변형될 수 있습니다. 수능특강 인문·예술 지문 10번을 보면 ‘… 니체 초기 미학의 핵심 주제인 예술학-형이상학이다’에서 보면 동격의 조사 ‘이다’를 활용한 ‘주제인’이 나옵니다. 이것은 ‘예술학-형이상학은 니체 초기 미학의 핵심 주제이다’로 변형될 수 있습니다. ‘50kg의 몸무게’나 ‘50kg인 몸무게, 몸무게는 50kg이다’와 비슷비슷합니다. 

    

 결론을 내리면 수능 국어의 중심 문장은 ‘은/는’ 구조로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능 국어의 지문을 수험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은/는’ 구조로 풀어주면 좋을 텐데 시험문제는 여러 가지 변형된 형태가 나옵니다. 그러므로 구조의 핵심을 파악하고 다양한 변형을 익혀두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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