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국어의 문장 구조

#1 수능 국어의 문장 구조에서 6할은 중심 문장 찾는 것이다

by 홍단근

수능 국어의 문장 구조에서 중심 문장 찾기는 6할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수능 국어에서 대표되는 전개 방식은 중심 문장(다른 말: 결론, 주장)과 이것을 뒷받침하는 이유 제시, 나열, 예시, 대조, 대비와 같은 부연 설명이 나옵니다. 과거 수능 국어의 문장 구조는 주로 접속부사로 부연 설명을 해주었으나, 이제는 중심 문장을 계속 나열합니다. 이런 방식은 한정된 지문에서 글자 수를 줄입니다. 또 압축된 형태인 중심 문장을 나열하면서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2022년 수능 국어 지문 1번을 살펴볼까요? ‘독서는 자신을 살피고 돌아볼 계기를 제공함으로써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책은 인류의 지혜와 경험이 담겨 있는 문화유산이며, 독서는 인류와의 만남이자 끝없는 대화이다. 독자의 경험과 책에 담긴 수많은 경험들의 만남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독자의 내면을 성장시켜 삶을 바꾼다.’입니다. 이것을 극단적으로 분해해 보면 ‘독서는 자신을 살피고 돌아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독서는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를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책은 인류의 지혜와 경험이 담겨 있는 문화유산이다. 독서는 인류와의 만남이다. 독서는 끝없는 대화이다.’와 같이 ‘A는 B이다.’라는 중심 문장을 계속 나열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중심 문장을 정확히 아는 것이 수능 국어의 구조를 파악하는 첫걸음이자 핵심입니다.


기존에 수능 국어의 문장 구조를 학습하는 방법을 알아볼까요? 흔히 수능 국어에서 문장의 구조를 알려면 “서술어와 주어를 먼저 찾아라.”라고 풀이합니다. 즉 꼬리와 머리를 찾고 거기서부터 분석을 시작하라고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사람의 눈과 의식은 앞에서 읽어나갈 때 편안함을 느낍니다. 그런데 주어 다음에 서술어가 나오는 영어와 달리 우리말은 서술어가 맨 마지막에 나옵니다. 문장이 단순하면 주어를 쉽게 파악할 수 있으나, 복문이나 중문 구조인 형태에서는 서술어를 찾고, 다음에 주어를 찾으려면 헷갈리고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꼬리와 머리를 찾는다고 몇 번만 앞뒤로 반복하면 오히려 혼란을 부채질합니다. 둘째 출제위원들은 중심 문장을 변형하는데 도가 터 있습니다. 그런데도 중심 문장의 구조를 모르면서, 무조건 암기한다고 이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셋째 꼬리와 머리를 찾는다고 밑줄을 치면서 공부하는 것은 밑줄에 매몰되어 중요 개념을 빠뜨리기 쉽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A는 B이다.’가 왜 중심 문장인지 수험생들에게 설명을 해주고, 머리로 이해를 하도록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그럼 핵심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A는 B이다.’는 일본어 투 구조입니다. 일본어에서 정의나 중심 문장은 ‘토이우노와(と言うのは)’로 표시합니다. 이것은 인용의 조사 ‘(이)라고[と]’와 동사 ‘말하다[言う]’와 형식명사 ‘것[の]’과 조사 ‘은/는[は]’이 결합한 형태입니다. 즉 이 구조가 중심 문장을 결정하는 핵심입니다. 이것을 줄여서 ‘토와(とは)’라고 표현하고, 변형으로는 ‘이라 함은[とは]’과 ‘말하다[言う], 이다[である], 의미하다[意味だ]’ 따위가 올 수 있습니다. 그럼 예문을 살펴볼까요? 민법 98조는 ‘본법에서 물건이라 함은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을 말한다.’는 일본 민법 85조의 ‘이 법에서 물건이라 함은 유체물을 말한다. [この法律において「物」とは、有体物を言う。]’를 따왔습니다.


좀 더 보충해드린다면 여기서 ‘이라(고), 것’은 인용을 나타내는 절의 형태로 복문 구조에서 자주 사용됩니다. 보기를 들면 2023년 수능특강 인문·예술 11번 지문을 변형하면 ‘프래그머티즘은 세상의 문제와 환경의 변화에 대체하는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고 보았다’에서 ‘것이라고’는 문장 안에 포함된 문장을 받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즉 우리말에서는 문장 안에 포함된 문장을 만들려면 ‘기, 음, 것’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어는 주로 ‘것’을 사용합니다. 주석 1) 예를 들면 ‘일기 쓰는 것은 어려운 숙제이다’는 ‘일기 쓰기는 어려운 숙제이다’와 같이 변형될 수 있습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이런 구조가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핵심은 ‘은/는’과 ‘○○이다’입니다.


여기서 의문이 하나 생깁니다. 과연 A에는 어떤 말이 올까요? 첫째 사람보다는 사물을 주로 사용합니다. 둘째 전체보다는 부분을 표시합니다. 셋째 직접보다는 간접을 표현합니다. 예를 들면 민법 997조의 ‘상속은 사망으로 인하여 개시된다’라는 조문은 일본어 투 문장 구조입니다. 우리말다운 표현은 사람과 전체와 직접으로 풀어줘야 합니다. 윗 문장도 ‘사람이 죽으면 상속을 시작한다’라고 쉽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능 국어의 출제위원들도 일본어 투 문장 구조에 중독되었으므로, 주로 이런 방식으로 전개할 수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A와 B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우리말에서 서술어의 기본구조는 동사 형태인 ‘A가 어찌하다.’와 형용사 형태인 ‘A가 어떠하다.’와 체언 형태인 ‘A는 B이다.’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학습하는 체언 형태에서 A와 B는 의미에서 보면 동격이나 비슷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주석 1) 기무라 나오코(KIMURA NAOKO), "한국어와 일본어의 명사절 대조 연구" (석사학위논문, 경희대학교, 2016), 67쪽, http://www.riss.kr/link?id=T141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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