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새인 Jul 31. 2022

매력적인 외모가 삶에 미치는 영향

아름다움을 향한 열망은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하다. 

조선시대부터 여자들은 꿀과 함께 각종 여러 재료를 섞어 피부관리를 했고 

쌀가루나 흰 돌가루 등을 사용해 얼굴의 잡티를 가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여자들 뿐 아니라 남자들도 마찬가지다. 

조선시대 을미개혁으로 단발령이 내려지기 전까지 남자들은 머리 장식에 공을 들였다고 한다. 



머리숱이 빈약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 상투관을 만들어 쓰기도 했으며 동곳을 금, 비취, 산호 등으로 화려하게 꾸미기도 했다. (*동곳: 상투를 고정하는 핀) 







오랜 과거부터 외모 치장에 많은 관심을 쏟는걸 보면 미(美)에 대한 욕구는 인간의 본능인 듯 싶다. 


인간의 본능에는 다 타당한 이유가 있다. 

우리 몸이 영양분을 섭취해야 살 수 있기에 ‘먹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고, 

함께 상부상조해야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에 ‘소속감’을 느끼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살펴보면 미를 추구하는 욕구 또한 분명 어떤 유익함이 있기 때문에 우리의 본능으로 자리잡았을 것으로 보인다. 


아름다운 외모가 생존에 유리하기라도 한걸까?



미를 추구하는 본능은 아름다운 외모가 이성의 관심을 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이성의 관심은 곧 후생을 남기는 일에도 연결된다. 


그래서인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부터 결혼적령기까지 외모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이른다.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외모는 짝을 찾는 일 이외에도 의식하지 못하는 많은 순간에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친다.










후보자의 외모와 득표율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마이클 에프란(Michael G. Efran)과 패터슨(E.W.J. Patterson) 연구팀은 외모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캐나다 연방 총선에서 외모가 매력적인 후보가 그렇지 못한 후보에 비해 평균 21%나 더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동네 반장 선거도 아니고 총선이면 분명 외모가 후보자를 평가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아니었을 텐데, 연구 결과를 보면 외모의 영향이 전혀 없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예쁘고 잘생기면 무죄?


 


배심원의 판결에도 외모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희생자가 매력적이지 않은 경우 평균 12.9년, 매력적인 경우가 평균 15.77년으로 희생자가 매력적인 경우 피고인 형량이 약 3년 정도 더 부과되었다. 


아름다운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게 더 중한 죄이기라도 한걸까? 


희생자 뿐 아니라 피고인의 매력도에도 변화를 주면 보다 극명한 차이를 볼 수 있다. 

피고인이 매력적이고 희생자가 매력적이지 않은 경우 형량이 무려 평균 5.45년 낮았다. 

피고인이 매력적이지 않고 희생자가 매력적인 경우는 죄를 더 무겁게 평가했다는 소리다. 



배심원들에게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이 요구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일상 생활에서 외모의 영향력은 훨씬 더 클 수 있다는 걸 유추해볼 수 있다. 











외모가 인식되는 순간은 찰나



이와 같이 외적 매력도가 누군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데 방해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면 의식적으로 외적 정보를 필터링하면 좋을 텐데 이 또한 쉽지 않다. 외모를 인식하는 과정이 순간적이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서는 사람이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짧은 순간(약 1/100초) 매력적인 얼굴을 보여주고 연이어 어떤 단어를 제시했을 때, 이 단어가 긍정적 또는 부정적 단어인지 판단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진다는걸 밝혀냈다. 

얼굴을 뒤집어 제시하거나 집과 같은 사진을 보여주었을 때에는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다. 



외모는 우리의 의식 수준 이하에서 빠르게 포착되며 본능적으로 긍정적인 정서를 유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심지어 외모를 통해 유발된 정서는 상대방에 대한 판단과 무관한 일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매력적인 사람에게 유리한 세상



이처럼 외모는 우리 삶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사람의 삶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더 쉬울 것도 같다. 


때로는 본인 자신에게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긍정 정서를 일으킨다. 억울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오늘날은 매일 생존에 위협을 느끼지는 않지만 우리의 본능은 여전히 알고 있다. 

매력적인 사람의 세상은 조금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외적인 요소에 지나치게 치중하는 외모지상주의는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내적 아름다움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외적 아름다움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무의식 선에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 



사람은 감정적으로 결정하고 논리적인 이유를 댄다. 

위에 사례로 제시한 연구 대상자들은 아무도 본인이 ‘외모 때문에’ 투표를 하거나 형량을 낮추어 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판단 이후에 일관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심리가 발동해 논리적인 이유를 생각해내기 때문이다. 

자신의 중대한 결정에 외모가 영향을 주었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