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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브랜드 Apr 24. 2021

42살에 다시 시작한 육아 에세이

육아는 책이 아니다. 내가 채워나갈 공책이다.


일러두기


21살에 엄마가 된 제가

42살에 다시 시작하는 육아 에세이입니다.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금



나는 바꿀 수 있는 것에만 올인하기로 했다





21살에 엄마가 된 이후로 나는

생계를 위해

미래를 위해

꿈을 위해

열심히 달리느라

정작 나 자신과

사랑하는 아이의 육아& 교육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




그 결과,

군대 가기 전까지

아이의 방황과 반항이

무엇을 말하는지 몰랐기에  

삶에 구역질이 났다.




갈등의 시간이 길어지자

어느새 내 감정 통장에도

열등감과 억울함이란 이자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다.

그것도 복리로.




도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아이로 힘들고 아픈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고구마 100개 먹은 것처럼 답답했다.

그 답답함은 결국 내 심장을 압박했고

가슴 통증으로 나는 밤새 울어야 했다.




그런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지독하게 외롭고

고독한 시간을 보내고 나니 알게 되었다.

아들에 대해, 나에 대해,

그리고 육아에 대해

나는 그 누구에도

그 무엇에게도

잘못한 게 아니라 잘 몰랐던 거였다.



늦은 때가 가장 빠른 때!



그간 양육 시기에

놓쳤던 아이의 감정과

정서를 어루만져 주기 위해

최성애, 조벽 교수의 책과 영상을 보며  

감정코칭과 다중 지능(잠재 능력)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바늘 같은 것으로

가슴을 쿡쿡 찌르던 그 아픔도

아이와 관계를 회복시키고 싶은

내 간절함을 꺾지 못했다.



넌 나의 단 하나의 꽃



지나고 보니

나에게로 와준 우리 아이는

많은 꽃 중에 하나가 아닌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가 사랑한

세상의 유일한 그 장미였다.  

이 사실을 깨닫기 위해

나는 지난 과거

그 비싼 수업료를 냈던 것이다.




제대한 지 3주째.

수능 공부하겠다던 녀석이

낮에도 자고 밤에도 잔다.

과외 선생님도 붙여줬고

문제집도 다 샀는데...

낮에도 놀고 밤에도 논다.

심지어 매일 논다.

낮밤도 바뀌었고

말투도 그냥 예전 우리 아들이다.




역시 사람은 쉽게 안 변한다.

군대에서 다짐한 것들을

벌써 잊어버린 것 같다. (ㅋㅋ)

그래서 나는

바꿀 수 있는 것에

올인하기로 했다.



도도한 너!



아이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속이 자꾸 시끄러워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나갔다.




신비스러운 자주색으로

가던 길을 멈추게 했던 요 아이.

나는 오랫동안 이 나무를 쳐다보았다.

서 있는 그대로 보기도 하고

가까이 가서 보기도 했으며

반쯤 앉아  고개를 비스듬하게 보기도 했다.

그랬더니 보였다.

뒷면에 감춘 요로코롬 예쁜 꽃들이.



도도한 줄만 알았더니 꽃들이 요로코롬 많이 피어있구나



상대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따뜻한 관심과 오래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인내)이 필요한 법!

다시 시작한 육아도 마찬가지였다.




오래 보아야 하고 자세히 봐야 한다.




표면에 드러난 말과 행동이 아닌

어딘가에 감춰둔 아이의

동기와 욕구를 볼 수 있도록

그동안 갈고닦은 여유의 렌즈로 봐야겠다.

심호흡 크게 하면서.




이렇듯 나에게 있어 다시 시작한

육아는 책이 아니다.

단지 내가 채워나갈 공책일 뿐!

그래서 그 공책에 아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들을 남겨야겠다.





아들아!

이건 비밀인데

중요한 건 눈으로 보이지 않더구나.

오로지 마음으로 바라보아야 보이는 것들이 있더라고.



그래서 나는

너를 오롯이 이해하고 사랑하기 위해

마음(내면) 여행을 하련다.

오늘은 그 여행에서

목젖이 보이도록 환하게 웃던 너를 만났다.

아! 얼마나 행복하고 좋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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