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의 또 다른 이름은 '이것'
아들아, 오늘은 블로그를 하면서 실수했던 것을 이야기해 볼게
아들아, 지금까지 5편의 편지를 읽어 본 소감이 어때?
네 생각이 무척 궁금하다.
엄마는 블로그를 하면서 크고 작은 실수들과
돌이킬 수 없는 실수들을 했단다.
더욱이 그땐 그게 실수인지도 몰랐고.
그 실수들이 뭐냐면 말이야?
첫 번째는 글쓰기였어.
글을 한 번도 써 본 적 없었던 엄마는
엄마한테 걸맞지 않은 글들을 썼더구나.
착한 척, 이쁜 척, 멋진 척, 화려한 척,
아는 척 한 글들을...
처음 블로그에 글을 쓸 때
엄마는 타인을 많이 의식했어.
그래서 멋있는 글들이 있으면
모방이라고 생각하고 글을 따라 썼고.
그런데 그것은 모방을 가장한 표절?이었던 것 같아.
힘이 잔뜩 들어간 글을 계속 쓰다 보니
글 쓰는 게 너무 두렵고 힘들더구나.
지금처럼 내 이야기를 진솔하게 쓰면
되는 거였는데....
두 번째는 남과 비교하기였어.
낮은 자존감과 높은 열등감을 갖고 있었던 엄마는
타인의 블로그를 보면서 더 좌절을 했고.
각 사람의 상황과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채
눈앞에 보이는 결과로 판단을 해 버린 거지.
이 분은 컴퓨터를 잘 다뤄서,
이 분은 마케팅을 전공해서,
이 분은 유학을 다녀와서,
이 분은...
세 번째는 블로그 저품질이었어.
이건 정말 최악의 상황이었어.
블로그 최적화를 위해
전문 서평단 온라인 프로그램 수업을 신청했었어.
수업을 들으며 상위 노출 키워드를 적용하면서
글을 발행했고.
그런데 여러 개의 글을 써서 발행을 해도
엄마의 포스팅이 노출이 안 되는 거야.
'설마, 에이,, 아닐 거야'
그런데...
약 9개월 동안 엄마가 옳다고 생각하며
행동했던 것들이 바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지난 편지에도 이야기했던 것처럼
그 계정을 두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고.
우리에게 일어나는 나쁜 일들을
환자가 먹는 약처럼 생각하라.
약은 맛이 쓰지만 몸을 고친다.
고난과 역경은
영혼에는 약이 되므로 기뻐하라.
(중략)
무언가 두렵다면
그 이유가 바깥이 아닌
바로 자기 안에 있음을
기억하라.
- 톨스토이 -
아들아, 엄마의 블로그를 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
모든 일엔 앞뒤가 있고,
원인과 결과가 있으며,
나쁜 일이 있으면 반드시 좋은 일도 있단다.
비 온 뒤에야 무지개를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야.
첫 번째 글쓰기 실수는 했지만
그러한 시간들이 있었기에
엄마에게 글쓰기 습관과
글쓰기 근육이 생기게 되었단다.
글을 정말 잘 쓰고 싶어서
글쓰기와 관련된 책들을 서평 하면서 읽었고.
엄마가 읽은 책들은
은유 작가님의 글쓰기의 최전선, 쓰기의 말들,
유시민 작가님의 표현의 기술, 글쓰기 특강,
강준만 작가님의 글쓰기가 뭐라고,
강원국 작가님의 강원국의 글쓰기, 대통령의 글쓰기,
송숙희 작가님의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
고영성 작가님의 어떻게 읽을 것인가,
김민태 작가님의 일단 오늘 한 줄 써봅시다.......
두 번째 남들과 비교하기라는 실수를 했지만
이것 덕분에 남들처럼 되고 싶고,
하고 싶은 동기를 얻기도 했단다.
이분들은 블로그명과 타이틀을 어떻게 했지?
글을 써 가는 구성은 어떻게 했고?
주로 다루고 있는 주제는?
공감 있는 글이란 무엇일까?
나도 블로그를 이렇게 꾸미고 싶은데?
이분의 블로그와 내 블로그의 차이는 무엇일까?
처음엔 그분들의 블로그를 보면서
엄마도 모르게 의기소침해졌지만
이내 엄마에게 맞는
블로그를 만들어 갈 수 있게 되었단다.
지금도 계속 성장하기 공부하고 있는 중이고...
세 번째 저품질 블로그라는 실수를 했지만
그것으로 인해 저 품질을 걸리지 않는 방법을
알게 되었단다.
블로그 이웃들의 공감과 소통을 통해 엄마는
저품질이 엄마만 겪었던 일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고.
이젠 누군가가 엄마처럼 쓰라린 경험을 하지 않도록
정보를 제공하려고 한다.
엄마가 경험한 것들을 통해
실수의 또 다른 이름은 성장이라고
너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사랑하는 아들아,
스키와 오토바이를 잘 타기 위해
제일 먼저 배우는 게 뭔지 아니?
그건 바로 잘 넘어지는 법이란다.
잘 넘어져야 나와 타인의 생명을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으니까.
그러니 어떤 일을 하든
우리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실수를 통해 성장하는
너와 엄마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