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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제주댁 Oct 17. 2024

동문시장의 코시롱함을 담당합니다. 제주의 기름집탐방

시장의 기름집에는 특별한 가루들이 있다.

고사리앞치마를 살펴보다보니 어디선가 코시롱한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코시롱하다(고소하다).

제줏말로 고소하다는 뜻인데요, 네! 눈앞에 제일기름집과 한라기름집이 서로 나란히 있는것이 보이네요. 외관과 실내를 보더라도 시장안의 오래된 노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침일찍 시장을 방문해본다면 제주 할머니들이 기름을 뽑으러 제일기름집과 한라기름집을 방문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어요, 제주사람들이 주로 뽑는 기름은 단언 참기름입니다.



먼저 제일기름을 살펴볼까요?


제주는 독특하게도 음식에 들기름을 많이 사용하지 않습니다. 간혹 뽑기도 하지만 가장 많이 음식에 사용하는 좋은 기름은 참기름이었어요.


참깨를 착유한 참기름은 제주에서는 '촘지름, 참지름'이라고 하여 귀하게 사용했고요, 들깨는 잘 수확하지 않지만 간혹 들기름을 뽑기도 합니다. 오히려 들깨꽃이 지고 여문 어린 들깨송이를 수확해 그걸로 장아찌도 만들고 나물로 해서 별미로 먹기도 했답니다.


제주에서 참기름은 촘지름, 들기름은 유지름이라고 하지요. 자 그럼 깻잎은? 유잎이라고 부른답니다. 옛날 제주어르신들 말씀을 들어보면 머리 감을 때 이 깻잎을 따서 머리에 문지르면 린스처럼 머리가 부드러워졌다고 해요. 자연이 준 천연린스가 바로 유잎! 깻잎이라는 거죠.


보통 음식에 사용하는 귀한 기름으로 참기름을 두루두루 쓰셨지만 1970년대 이후가 되면 유채씨로 유채유를 많이 뽑아 식용유로 사용했습니다. 튀김음식이 발달하지 않았던 제주에서 본격적으로 튀김이나 볶음음식을 해서 먹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이 1970년대 이후 유채기름이 나고부터라고 해요, 제주의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인 유채는 사진찍는 관상용이 아닌 제주 할머니들이 유채씨를 얻기 위해 재배했던, 제주사람들의 아주 중요한 농가소득원 중 하나였어요.



제일기름집의 입구에 보면 유채유와 함께 동백유도 보이네요?

동백씨앗으로 짠 동백유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동백씨앗으로 착유한 이 동백유는 피부와 머릿결에 특히 좋다고 잘 알려져 있지요. 식용으로 착유한 동백유는 올리브유처럼 다양한 음식에 올리브유를 대체하여 사용해 보세요. 제주에서는 혈관건강과 기관지에 탁월하다고 알려져있어 약용으로도 많이 사용되었던 아주 귀한 기름 중 하나입니다.


이제 바로 옆 한라기름집으로 이동해 볼까요? 

기름집에서 파는 몇 종류의 가루들이 보이네요.

먼저 보리100% 미숫가루가 보입니다. 제주에서는 볶아서 가루낸 이것을 '개역'이라고 해요. 제주에서 개역은 보리개역과 콩개역 이 두종류가 대표적이에요.


둘다 보리과 콩을 고소하게 볶아 곱게 가루를 낸 가루지요.


저희가 4월장마를 고사리장마라고 했지요?

6월에는 또 특별한 비가 내립니다. 바로 개역비라고 하는데요,

6월 초 보리수확이 끝나고 비가 오는 날이면 제주의 여성들은 보리를 볶아 방앗간에 가져갑니다.

그럼 그 볶은보리를 가루내어 보리개역을 장만했다고 해요. 더운 여름 물에 걸쭉하게 탄 보리개역은 제주사람들의 여름맞이 최고의 음식입니다. 


자, 볶은 콩가루 옆에 조금 다른 콩가루가 보입니다.

바로 날콩가루(생콩가루)와 마사지용콩가루인데요.

날콩가루로는 제주전통방식의 콩국이나 콩죽을 끓이는 용도로 사용합니다. 마사지용콩가루는 말 그대로 마사지팩을만들어 얼굴위에 얹는 용도입니다. 제주여성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팩이에요. 



그러고보니 한라기름집 할머니 사장님 피부가 보통 좋은게 아니죠?

동백오일과 콩가루마사지가 덕분일까요? 일흔이 넘어도 너무 고운 피부를 가지고 계시지요?


우유나 요거트에 마사지콩가루과 꿀을 조금 개어넣고 얼굴에 얹어보세요.

특별한 제주의 천연팩경험을 할 수 있을 거에요.


다음 코스로 가 볼까요?

다음은 제주동문재래야시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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