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맛의 DNA를 찾아서 : 골목시장 내의 몸국과 꿩메밀국수
제주에 와서 꼭 먹어야 할 음식,
고기국수, 흑돼지, 은갈치나 고등어회 딱새우 정도만 먹었다면 동문시장 내 골목시장에서 만나는 두 곳의 특별한 식당은 제주사람들의 소울푸드를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먼저, 자연몸국을 보실까요?
식당 이름 그대로 제주향토음식 몸국을 파는 곳입니다.
몸은 모자반의 제주어이고요. 돼지고기 육수에 모자반과 메밀가루를 풀어 걸쭉하게 만든 국이죠. 고사리육개장은 많이 알려졌지만 상대적으로 몸국은 덜 알려진 것 같은데요, 제주사람들은 이 몸국을 특별한 날 먹었습니다. 바로 가문잔치날이죠.
마을에 결혼식이 열리면 친인척들이 도와주며 함께 마을잔치처럼 며칠씩 잔치를 치릅니다. 예전에는 7일동안 잔치를 했다고 하는데요 삼일잔치, 이틀잔치로 축소되더니 현재는 하루잔치로 진행되는것이 보통입니다.
이렇게 가문잔치에는 집에서 키우던 돼지를 잡고 그 돼지를 고아 만든 육수에 모자반과 메밀가루를 풀어 이 국으로 하객들을 대접합니다. 즉, 평소에는 쉽게 먹을 수 없고 이렇게 결혼식에서만 먹어볼 수 있었던 귀한 음식이었죠.
골목시장의 자연몸국의 제주사람들의 추억과 이야기가 깃든 몸국을 메인으로 만들고 있는데요, 막걸리 한 잔에 몸국을 시켜 앉아있다보면 로컬들이 끊임없이 방문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 지역의 맛을 로컬들과 섞여 제대로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 매력적인 경험이 아닐까요?
자연몸국의 코너를 돌면 바로 골목식당이 맞이하고 있습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아니고 안일수사장님의 골목식당입니다.
간판만 봐도 이 곳이 꿩전문점인것을 알 수 있지요? 이 곳의 꿩메밀국수는 제주사람들의 소울푸드라고 할 정도로 제주사람들의 정서가 담긴 음식입니다.
제주메밀은 전국 생산량의 1위를 차지하는데요 그만큼 메밀을 이용한 음식이 많은 곳이 바로 제주입니다. 심지어 강원도 보다도 훨씬 많은 메밀음식들이 있다고 해요, 주로 떡이나 수제비, 범벅 등을 많이 해 먹습니다. 보통 제주에서는 메밀 수확후에 쌀알로 보관하지 않고 가루로 만들어 음식을 만듭니다.
마을에서 함께 공동으로 꿩사냥을 다녀오는 날이면 그날은 마을에서 꿩메밀국수를 해 먹는 날이기도 했지요. 또 새해 떡국 대신 이 꿩메밀국수를 만들어 먹는 집도 있을정도로 제주에서 이 꿩메밀국수는 특별한 음식입니다.
이곳의 꿩메밀국수는 주문이 들어오면 안일수 사장님이 바로 손으로 제면을 시작합니다. 메밀가루100%를 이용해 반죽을 하기 때문에 글루텐이 없어 뚝뚝 끊어집니다. 그래서 숟가락으로 떠서 먹기도 해서 제주에서는 메밀칼국수라고 하기 보다는 메밀칼국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하죠. 꿩고기와 메밀국수, 그리고 메밀에 항상 짝꿍처럼 쫓아다니는 무, 제주의 월동무를 넣어 담백하고 시원하게 끓여낸 한그릇으로 허한 속을 꽉 채워주는 제주사람들의 소울푸드입니다.
제주에서는 메밀이 산모의 궂은 피를 빼 준다고 믿고 있어 출산한 산모에게 메밀을 이용한 수제비인 메밀조베기를 끓여줍니다. 메밀가루로 동글납작하게 돌레떡을 만들어 신에게 바치는 제물떡으로도, 집안에 어른이 돌아갈 때 양 손과 가슴에 얹어 입관하여 저승문 앞에서 지키고 있는 개한테 이 돌레떡을 던져 관심을 떡으로 돌리게 하여 이승에서 저승으로 들어간다고 하네요. 제주에 메밀은 참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잠깐 커피를 마시며 여유있는 시간을 가져볼까요?
맛있는 아메리카노를 들고 제주동문수산시장으로 여행을 떠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