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록 연예인 리니님의 계정에서 포토다이어리를 소개하는 릴스를 보고
‘이 것 쯤은 해볼 수 있겠는데?’
하는 마음의 소리가 들렸다. 사진을 프린팅해서 이렇게도 기록을 할 수 있구나~ 근데 너무 매력적이다!
무엇이 나의 마음을 끌어 당겼을까?
2가지 지점이 었던 것 같다.
첫 번째는 어렸을 때부터 아기자기한 문구로 노트와 다이어리를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소녀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한참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서로에게 편지를 써주는 문화가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돌에게 팬레터를 보내는 수준이었다. 예를 들면 4절지 종이에 친구 이름을 크게 그리고 예쁘게 꾸민다음에 빈틈없이 친구의 이름을 적는 좋은 말로 하면 많은 정성을 들였고, 지금 생각해보니 하드 워킹한 편지를 써 1년 내내 서로 주고 받았다. 친구들이 그 편지를 받고 감동했으면, 기뻐했으면, ‘우와~ 너 이런거 진짜 잘한다!’ 이 한 마디에 으쓱했던 초딩이었다.
그랬던 아이는 문구점에서 색색깔 펜과 스티커를 사 모으면서 다이어리를 꾸미는 것을 참 좋아했다. 주로 일기를 쓰기 보다는 그 당시 인터넷에 떠돌던 감성 돋는 글귀나 가사들을 손수 적고 꾸며가며 스스로 만족해 즐거움을 느꼈다. 서로 다이어리에 적은 글귀를 돌려보면 마음에 들면 친구 다이어리를 빌려 베껴 적곤했었다.
돌이켜보면 그 때 기록생활보다는 꾸미기 생활에 열중했던 시기었던 것 같다. 그런 아이는 자라면서 아기자기한 재미를 잊고 살게 되지만 마음 한 켠에 귀여움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책상에 앉자 꼼지락 대면서 열중했던 어린시절 모습을 찾고 싶었던 것 아닐까?
두 번째는 나의 유난한 사진 사랑이었다. 500원 4개면 찍을 수 있던 옛날 스티커사진. 나의 유년시절의 일상이자 즐거움이었다. 친구들과 세상 예쁜 표정을 짓고나면 16개의 작은 스티커 사진으로 인쇄되었다. 서로 잘나온 사진이 겹칠 때면 작은 신경전도 감수하면서 쟁취하기도 했던 소녀시절이었다.
사진으로 무언가를 남기는 것을 좋아했던 난 소풍이나 나들이갈 때 일회용카메라를 꼭 챙기며 사진을 열심히 찍고 인화해서 친구도 나눴던 어린시절.
그런 아이에게 ‘핸드폰에 카메라가 달린다고? 어머!! 세상에나!’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이였다. 16만 화소라니.. 32만이라니… 핸드폰을 바꿀 때 마다 이전 기술을 뛰어 넘는 화소로 찍힌 사진을 보면 사진을 찍는 것도 찍어주는 것도 즐거웠던 대학생이었다. 그런 대학생에게 아이폰의 카메라는 또 다른 재미를 알게 해줬는데, 당시 우리나라에 아이폰이 처음 들어올 떄라 힘들게 개통을 했는데 얼마후 행복한 입사를 하고도 아이폰과 이별을 해야했었다. (생각보면 그때부터 내게 사진은 아이폰이었네) 왜냐면 핸드폰은 계열사 제품만 써야 한다는 말은 내게는 청천벽력이었다. 회사의 문화와 팀장님의 압력(?)에 이길수가 없어 가슴 아프게 핸드폰을 바꿨지만, 사진에 대한 집착때문에 아이폰을 다시 개통하여 핸드폰 2개를 쓰는 그런 유별난 신입사원이었다. (당시 회사에 로열티가 없다며.. 많이 타박을 받았던)
사진이 찍는 것이 너무 쉬워준 이후 부터는 놀러 가면 사진 1만장 찍고오는 사람. 베스트 사진을 꼭 하나 남기겠다는 열정이 이글거렸고, 사람들 찍어주는 것도 좋아했다. 그리고 일상의 순간들을 찍고 모으며 사진첩에 쌓아갔다. 특히 아이를 낳고 난 후부터는 나를 찍는 기록보다는 아이의 찰나의 순간을 남기기위해 사진과 영상을 무지하게 찍는 열혈 엄마가 되어 있었다.
내가 이토록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잊고 있었는데, 포토다이어리 기록법은 나를 위한 기록으로 다가왔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중심에 두고 기록 시작하면 되겠다고. 그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동안 기록은 글로만 빼곡히 적는 것인 줄 알았던, 어쩌면 내 편견이 기록하지 않은 나를 만든거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