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작년 12월 한 해를 마무리하며 적은 글이다. 2021년 1분기가 지난 지금 다시 읽어보며 그때의 마음가짐을 되새기고 싶어서 브런치에도 옮겨본다.
벌써 2020년이 끝나가고 있다. 역사적으로 기록에 남을 다사다난한 해였던 2020년. 마지막 달 12월을 앞두고 겸사겸사 한 번 되돌아 보자.
삼손의 머리카락처럼 모든 변화의 근원은 작년 12월 부터 시작한 모닝루틴에 있다. 일상에 변수가 생기면 잠시 놓기도 하지만 '모닝루틴을 하는 사람'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준 이 시간은 나의 자존감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 정말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나에게는 이제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된 모닝루틴. 매일 아침 명상, 운동, 책읽기, 글쓰기 등 여러 미디엄(medium)을 통해 나와 대화를 하며 나는 누구인지, 그리고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또 무엇을 원하는 지 알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꿈을 이루고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해주는 마법의 시간이었다.
모닝루틴 초기의 기록을 보면 '내가 추구하는 정체성'에 이런 것들이 있다.
선한 영향을 끼치는 리더
자존감이 높은 사람
성장하는 사람
건강한 몸을 가진 사람
책을 좋아하는 사람
올해 초에 이 목록을 매일 작성했을 때에는 이 다섯가지가 모두 나의 '바람'이었다. 음.. '건강한 몸을 가진 사람'은 아직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이 목록의 대부분이 내가 누구인지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라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이렇게 나를 설명하는 정체성의 한 부분이라고 여길 수 있게 된 것은 대단한 일이다. 다이어트를 하려면 되고 싶은 모습이 '나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진행했을 때 '되고 싶은 모습이지만 아직 내가 아닌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진행했을 때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했던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이렇게 제일 중요한 정체성 확립이 되었으니 2021년, 그리고 그 이후에는 이 자신감을 촉매제 삼아 얼마나 더 큰 발전을 할 지 기대가 된다.
매일 모닝루틴을 하면서 현재 나의 상태를 매일매일 점검할 수 있었다. 지금의 나는 어느 위치에 있는지, 그리고 회사에서 무엇을 해야 할 지. 해야 하지만 주저하는 일이 있다면 나는 왜 주저하는지 그리고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일은 무엇인지. 매일 나의 상태를evaluate해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하나씩 성취의 경험을 쌓아갔다. 이렇게 매일 하다보니 어느 새 자신감과 함께 나의 comfort zone이 늘어났다. 주저하던 일을 이제는 스스럼없이 오히려 즐거운 마음으로 해냈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더 열린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좋은 멘토들을 만나기 시작했고 그들이 하는 말과 소중한 조언을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이런 성장 덕분에 회사에서 능률이 오르고 좋은 피드백을 듣고 있다.
#IamRemarkable 세션을 리드하는 것과 신입 구글러에게 멘토가 되어주는 것은 3월부터 코로나로 재택근무가 시작되면서 채용이 줄기도 했고 어려운 상황이 되었지만 대신 12월에 밑미에서 온라인 리추얼을 혜진언니와 함께 리드하게 되었다. 최근에 토스트 마스터스(Toast masters) 처럼 회사 내에서 모닝루틴모임을 만들어서 모닝루틴을 전파하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는데 내년에 우리 팀 사람들 부터 모아서 시작해보고 싶다. '선한 영향을 끼치는 리더'를 내가 사랑하는 모닝루틴을 통해 실현해보는 것이다. 이렇게 크고 작은 리딩의 경험을 쌓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부터는 리더가 되는 것에 더 큰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될거라 믿는다. 아직 햇병아리 리더쉽이지만 알을 깨고 나온 것이 어디인가! 이제 성취의 경험을 조금씩 쌓아서 높이 나는 새처럼 성장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