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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J Jan 05. 2020

나의 영국

끄적이는 유학 일기, 그리고 아마도 나의 성장 일기




2015년 9월 영국 도착, 아빠와 싸움 시작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은 온 데 간데 없이

두려움과 막연함으로 가득했던 밤들이 수차례 지났을까

이제 진짜 영국으로 떠나는 날이 다가왔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막내딸

혼자 보내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닌지 심란했던 아빠는

결국 나를 영국에 데려다 주기 위해 주섬주섬 짐을 쌌고

함께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3시간이 지나 도착한 9월의 밤

영국은 추위를 별로 안타는 나에게도 굉장히 추웠다.


한가득 가져온 짐들을 아빠와 나눠 들으며

버스 타는 곳을 찾아 헤매 보는데

긴장한 탓일까 도대체 보이지가 않는다.



유학을 하겠다고, 혼자 타국에 살아 보겠다고

부모님을 들들 볶아 왔는데 길 조차 못 찾아 헤매고 있으니

아빠 본인은 딸이 얼마나 답답했을까


정말로 부모 형제 없이도 혼자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어 괜히 화가 나

딸에게 길도 못 찾냐고 아픈 꾸지람을 한다.



그리고 그런 아빠의 본 뜻도 헤아리지 못한 채

괜히 아빠까지 따라온 것이 짜증이 나고 꾸지람 듣는 것이 서러워

아빠와 공항에서 크게 싸워본다.



한참을 싸운 후 택시를 타고 도착한 호텔에서

그렇게 서로 말도 없이 서로에게 상처되는

첫날밤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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