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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다 Jun 26. 2024

나를 지키는 소소한 방법 한 가지

내 자존감을 자꾸 낮추는 사람이 있다면

상대가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알고 있다. 상대는 그대로 존재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옆에 가면 위축이 되고 자꾸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나도 저렇게 되어야지, 나도 저런 부분을 배워야지 하는 긍정적인 방향이 아니라 나는 왜 안되지, 내가 못한다고 무시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이유는 모르겠다. 그 사람이 못하는 것이 없어서 일수도 있다. 왜 있잖은가. 뭐든지 못하는 것이 없는 놀라운 사람들. 드물게 보지만 실제 그것이 가능한 사람들.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실존한다.


평소에는 별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같이 일하기에 좋고 든든하다. 심지어 존경스럽기도 하고 그런 태도를 배우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가끔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날이 있다. 산다는 것은 그런 것이니까. 그런 날은 위와 같은 사람 옆에 있으면 정말 지렁이가 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비 온 다음날 길을 걷다가 포장도로 위에서 헤매고 있는 지렁이를 구해줘보려 한 적이 있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구해주려고 지렁이를 나뭇가지로 들어 올리면 어찌나 몸부림을 치는지 건질 수가 없다. 결국 구해주기를 포기하거나 지렁이가 아플 정도로 젓가락질하듯 집어 올려서 땅으로 옮겨주어야 한다. 미친 듯이 몸부림치는 그 지렁이가 된 기분이다. 바닥에 나뒹구는 자존감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몸을 뒤튼다.


이게 가끔이라면 괜찮다. 하지만 그 특정 사람 옆에 있을 때마다 이런 기분이 든다면 그 사람과 같이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심리나 상담전문가는 아니다. 하지만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일은 자주 겪는 관계로 이건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곁에 있을 때마다 나의 자존감을 낮추는 사람이 있다면 점점 나는 위축될 것이다. 할 수 있다면 반드시 같이 있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나를 행복하게 즐겁게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사람이 적어도 한두 명은 있을 것이다. 그러면 충분하다. 


오늘 지렁이가 되었던 적이 있었는가?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에게 전화하라. 

하루가 끝나기 전에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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