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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이 May 13. 2022

맞아요 대한민국 사회가 참 그렇죠.

위라클이 전하는 이야기.


나는 평소에 위라클이라는 유튜브를 좋아한다. 주변친구들에게 괜찮은 콘텐츠라며 추천을 하기도 한다.


출처 : 위라클


이번 영상은 어릴 적 기억과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영상이었다.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들의 배려와 양보를 다룬 내용이다. 내가 20년 전에 겪었는데도 ‘아직도 사회가 제자리 걸음이구나 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초등학교 5학년때 전학 간 날에 불편한 배려를 처음 겪은 일화를 풀어보고자 한다.


나는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아버지 직장 발령으로 인해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새로운 학교에 전학을 가게 되었다.


전학 간 당일, 처음 만난 새로운 담임선생님은 나를 바라보며 ‘자기소개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된다. 선생님이 다 이야기해줄까?’라고 하셨을때 나는 직접 인사를 하겠다고 했고 부산 사투리를 뽐내며 ‘안녕? 반가워 난 부산에서 올라왔꼬 잘 부탁해! 그리고 내 귀가 쫌 안 좋은데 너희가 이해해줘’ 라며 씩씩하게 자기소개를 했다. 반 친구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쟤 발음이 왜 그래?’ 라며 깔깔 웃었다. 그런데 내 옆에 계셨던 담임 선생님은 그 자리에서 ‘애들아 그러면 안된다. 잘 못 듣는 친구니까 너희가 배려하고 많이 도와줘야 해’라고 말씀하셨다.선생님 태도에 나는 황당한 표정을 드러내며 꽁꽁 얼어버린 채 가만히 있었다.


쉬는 시간, 종이 울리자마자 담임선생님한테 달려가서 ‘선생님 제가 도와달라고 말 안 했는데요..?’ 라며 불편한 감정을 표현했다. 선생님은 ‘친구들이 괴롭힐까 봐 그렇지. 무슨 일 있으면 선생님한테 이야기 하렴. 알겠지?’ 라며, 결국 얼랑뚱땅 넘어가게 되었다. 나는 하루 종일 찝찝했고 선생님은 내가 아이들과 잘 지내는 것을 바라는 게 아니라 괴롭힘을 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선생님이 왜 그렇게 이야기를 하셨을까?


‘나는 괴롭힘을 당하기 좋은 존재인가요?’ 


다음 날 학교에 가서 담임선생님한테 '선생님, 괴롭힘을 당하면 제가 알아서 말씀드릴게요 너무 부담스러워요 그렇게 안 하셔도 돼요’ 라며 솔직하게 내 마음을 전했으며, 담임선생님은 ‘그래 알겠구나’ 라며 그렇게 대화는 마무리가 됐다.


위라클 영상을 보면서 새로 전학 온 청각장애인 친구를 괴롭히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배려라고 생각하는 선생님의 태도가 생각났다. 선생님의 그 말로 내가 새로 온 친구들과 관계를 설정할 수 있는 다양하고 무한한 가능성이 사라지고 배려의 대상으로 전락해 버렸다. 전학 온 친구를 장애라는 이유로 괴롭히지 않는 건 배려가 아닌 우리가 흔히 아는 가정교육, 즉 매너의 영역이다. 영상을 보고 어릴 적 기억이 떠오르며 우리 사회의 인식과 태도가 변하지 않음에 조금은 서글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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