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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이 May 25. 2022

우리들의 블루스.

드라마 속 이상과 현실을 바라보며

최근 우리들의 블루스라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이병헌 같은 연기파 배우들을 한 드라마에서 모두 볼 수 있는 놓칠 수 없는 기회기도 하지만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잘 풀어내기로 유명한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라서 보는 부분도 꽤나 크다. 자극적이고 속도감 있는 전개가 중요해진 요즘 드라마에서 인물들에 대한 섬세한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를 찾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드라마에서 장애인이 극에서 꽤나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비중은 크지 않지만 극 중 영옥(한지민)의 쌍둥이 언니 영희는 다운증후군으로 나오고, 그리고 별이는 청각장애인으로 나온다. 실제로도 두 배우는 해당 장애를 가지고 있는 점도 신선한 부분이다. 보통 그러한 장애를 비장애인인 연기자들이 연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직접 장애인 배우들이 나오는 점도 처음 접한다. 보통 드라마나 영화에서 장애를 가진 인물이 등장하면 주인공의 비극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어려운 환경을 강조하기 위해서 장애만을 부각해서 나오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물론 그러한 내용이 없지는 않지만 그러한 인물들에 대한 내용이 비교적 잘 설명이 된다. 그리고 그러한 시련들이 크게 작용하기보다 다양한 인물들의 서사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 같다. 별이는 청각장애인이지만 누군가의 짝사랑 대상이고 다운증후군 영희의 이야기는 15화에서 비교적 자세히 다뤄질 예정이다. 내가 청각장애인이라서 관심 있게 봤을 수도 있겠지만 ‘주인공의 어려운 상황을 보조하기 위한 장애인 가족’의 역할이 아닌 ‘장애를 가진 인물’들의 이야기를 순수하게 묘사해 나간 나만의 힐링 드라마이다. 


우리 인생이 드라마처럼 아름다우면 좋았겠지만 장애를 마주할 수 있는 우리의 현실은 아름답지 않다. 오늘 2022년 5월 25일, 발달장애 자녀를 둔 두 명의 어머니가 아이와 함께 투신하거나 자녀를 살해했고 전장연은 지하철 4호선에서 여전히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인간은 진화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삶에서 누리는 편안함과 행복도는 높아진다고 한다. 하지만 장애를 가진 내가 봤을 땐 약자들에게도 조금이나마 정을 나누고 함께 살고자 했던 과거가 더 좋았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는 약자를 돌봐줄 만큼 여유롭지 못하다. 약자는 돌봄의 대상이 아닌 피라미드에서 가장 누르고 일어서기 쉬운 존재가 됐을 뿐이다. 그래서인지 사회에서 마주치는 장애에 관한 이야기는 아름답지 않다.  


장애를 가진 사람이 성공해서 대단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물론 장애를 좌절하지 않고 삶을 잘 이어나갈 수 있다면 그 또한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드라마에서처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일상이 조금 더 평화롭고 따뜻했으면 한다. 사회의 무관심에서 설 자리를 찾기 위해 발버둥 치는 장애인이 아닌 내가 서 있는 이 땅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웃을 수 있는 장애인들의 삶을 소망한다.


드라마에서 장애를 대하는 정준(김우빈)의 대사가 인샆깊었기에 마지막에 글 적어본다.


다운 증후군을 처음 보는데 놀랄 수 있죠. 그게 잘못됐다면 미안해.
그런 장애가 있는 사람을 볼 때 어떻게 해야 하는 지
학교, 집 어디에서도 배운 적이 없어요.
이런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하는게 맞는지 몰랐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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