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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이 May 31. 2022

범죄도시를 보며 웃을 수 없었다.

유쾌한 코믹 액션이 폭력영화로 느껴지던 때

얼마 전 남편과 범죄도시 2편을 보러 갔다. 남편이 마동석표 액션 영화의 팬이고 범죄도시 1편도 재밌게 보았기 때문이다. 사실 난 영화관에서 무거운 주제의 한국영화를 보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 대략적인 내용은 알 수 있지만 모든 대사를 다 알 수는 없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은 코로나로 인해 영화관이 침체되고 넷플릭스 같은 OTT가 활성화되며 자막 달린 영화를 편하게 볼 수 있어서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한국영화를 보러 가는 길은 왠지 모르게 두근거렸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영화관에 입장했고 많은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최근 대세 배우로 자리 잡은 손석구와 마동석의 액션 연기가 화려했고 빠른 전개 덕에 몰입감이 생겼다. 하지만 15세 관람가였지만 내가 보기엔 많이 잔인한 장면들이 처음부터 제법 나왔다. 하지만 초반이 지나고부터 사람들의 웃음이 터지기 시작하고 남편도 옆에서 계속 웃었다. 처음엔 나도 궁금해서 물어봤고 남편도 설명해줬지만 몰입을 깨고 싶진 않았기에 더 이상 물어보진 않았다. 특히 범죄도시의 감초 캐릭터 장이수가 등장하면서 큰 웃음을 선사했지만 잘 알아듣기 어려웠다. 액션 영화이다 보니 액션 장면이 많이 나왔고 점점 나에겐 폭력적인 액션 영화가 되어가고 있었다. ‘마동석 주먹에 맞으면 진짜 아플 텐데..’, ‘손석구는 왜 이렇게 잔인하지’라는 생각이 가득했다. 그래도 재미나게 영화를 본 것 같아 기분은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갸우뚱한 부분도 꽤나 있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자막이 왜 없을까란 고민을 했다. 처음엔 자막을 입히는 게 비싸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넷플릭스에서 하루 만에 자막을 입혀 나오는 영화와 드라마를 보며 그것도 이유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예고편을 보면 한국영화도 자막이 입혀져서 나온다. 그것이 아니면 사람들이 자막에 거부감을 느껴서일까도 생각해봤다. 물론 누군가는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해외 영화는 자막이 있어야 보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 또한 이유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한국영화에 자막이 안 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쉬운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쉽게 풀리지 않는 문제가 점점 되어가고 있다. 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제도가 있어 지정된 영화관에 1~2회 정도 상영되기는 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다. 세상에 풀지 못하는 숙제는 없다. 다만 시간이 걸릴 뿐이다. 하지만 숙제를 풀기 위한 관심과 노력이 없다면 시간은 무한하게 늘어날 것이다. 청각장애인들도 한국영화를 편하게 보는 그날까지 내 관심을 지속적으로 두고자 한다.


우리 다 같이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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