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밍이 Jul 10. 2022

이상한 나라의 우영우.

내 자신을 닫아놓고 살았던 지난 시간.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이상한 나라의 우영우’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이전의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장애인 연기자가 직접 등장해 사실적으로, 극의 주요 캐릭터로 등장한 것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이 드라마에선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주인공이 천재 변호사로 등장해 다양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재미있게 담아낸다. 도움받는 장애인이 아닌 도움을 주는 장애인 캐릭터, 아직 4회까지 밖에 방영하지 않았지만 굿닥터 이후로 흥미롭게 지켜보게 된다.

이중 4회에서 나왔던 대사가 참 슬프게 다가와서 가슴이 먹먹해진 일이 있다. 남자 주인공과 낙조를 보러 가며 ‘우영우는 깍두기입니다. 같은 편을 하면 져요’ 던 대사를 듣고 난 후 느낀 감정이다. 내가 장애를 가졌고 그것으로 인해 남들과 다른 상황에 놓인다는 점을 나도 느꼈기 때문이다.


어릴 적 누구나 백지의 상태로 태어난다. 친오빠가 하던 것들,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시도해보고 싶은 어린 시절이다.  친구가 같이 하자던 걸스카우트도, 배우고 싶던 합기도, 수영도 장애라는 이유로 배울 수 없었다.  아마 청각장애로 가르치기 어렵고 그로 인해 발생할 사고같은 것들을 걱정해서가 아닐까 싶다. 나도 우영우와 같이 ‘나는 몸을 쓰는 활동을 하면 안 되는구나’라고 그냥 받아들여버렸다. 마치 그게 사실이고 바뀔 수 없는 불변의 진리인 것처럼.


성인이 되어 프리다이빙이라는 것을 한 적이 있다. 프리다이버로 활동하는 청각장애인인 동생으로부터 기회가 되어 배운 적이 있었다. 그 당시 말로 못할 자유를 느낀 적이 있다. 나도 물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라는 생각과 함께. 이처럼 장애라는 이유로 내 자신을 닫아놓고 살았던 지난 시간에서 조금 벗어난 기분이었다.

제주도 바다에서 자유를 즐겼던 날.

심지어 첫 물질이었음에도 수영도 걱정과는 다르게 즐겁게 해낸 것 같다. 나중에 수영장에 가서 운동신경이 좋다고 자랑하던 남편보다 수영을 훨씬 잘했고 물에서 허우적대던 남편을 가르쳐줬던 기억이 있다.


앞으로 드라마는 우영우의 편이 생기고 함께 이겨나갈 미래가 나올 예정이다. 우영우가 받아들이고 체념했던 그 사실이 사실이 아닌 것처럼 앞으로 내 삶도 틀에 갇히지 않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