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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통 Mar 07. 2021

평범의 가치 4

대중음악에 대하여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어머니께서는 항상 LP 판으로 음악을 듣고 계셨다. 주로 영화 OST 들이었는데, ‘STAR IS BORN’, ‘The Way we were’ 등 60~70년대 주옥같은 영화 OST 히트송이었다. (그러고 보니, 둘 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노래들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838aCpFNpjA

영화 <Star is Born>  1976년도 제작된 이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레이디 가가 분위기가 나기도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kxRpq_6kjg8

1973년 영화 <추억((The way we were)> - 시드니 폴락 감독,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랑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연을 맡았다.


그리고, 어머니는 밤에 라디오를 들으셨다. 그야말로 거의 24시간 음악과 함께 하는 셈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촌오빠가 몇 장의 LP 판을 선물로 사 왔다. 그중에는 이문세 4집, 레드 제플린의 “stairway to heaven” 이 들어있는 앨범도 있었다. 난 이유도 모른 채, 레드 제플린의 앨범을 듣고 또 들었다. 그때가 아마 초등학교 4학년 정도 되었을 거다. 그냥 그 노래의 느낌이 좋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xbhCPt6PZIU

언제 들어도 명곡이다!!


그리고 5학년이 되었다.

소풍을 가기 전 날, 담임 선생님께서는 소풍 때 부를 장기자랑 노래를 준비하라 하셨다.

난 고민을 거듭하다가, 라이오넬 리치의 “Say you, Say me”를 골랐다. 그때 내가 가지고 있던 몇 안 되는 카세트테이프 앨범 중 하나이기도 했고, 뭔가 듣기도 좋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난 영어를 전혀 할 줄 몰랐고, 종이에 들리는 대로 한글로 적은 다음에 외우기로 했다. 그렇게 수십 번의 한글 딕테이션을 한 후, 겨우 들리는 대로 발음을 적어낼 수 있었고, 이제 노래를 따라 부르며 외우기만 하면 되었다. 다시 수십 번 동안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면서 간신히 외울 수 있게 되었다.


드디어 다음 날, 소풍을 가는 날이 되었다. 난 혹시나 가사를 까먹을까 봐 계속 혼자 머릿속에 “Say you, Say me”를 되뇌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91AzUkwiFyo

그때 이 노래가 상당히 히트 쳤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흘러 나에게 마이크가 넘어오는 순간 나는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동요 “파란 마음 하얀 마음”을 부르고 말았다. 아하하.


https://www.youtube.com/watch?v=MH3tcP_ESSg

순수한 5학년의 마음이라고나 할까. 하하하.


다들 유행 가요를 부르는 마당에, 뜬금없이 펼쳐지는 순수한 동요의 울림으로 모두를 어리둥절과 고요속으로 이끌었지만, 사회를 본 친구는 환하게 웃어주며 잘했다고 해주었다. 아하하. 나의 “Say you, Say me” 는 ‘Be Silent you, Be silent me’로 바뀌었다. 그렇게 나는 라이오넬 리치에게 작별을 고했다.


그러나, 나의 팝송에 대한 사랑은 변치 않았다. 그리고 언제나 레드 제플린은 그 자리를 묵묵하게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의 죽음은 충격으로 다가왔으며, 그의 유명한 앨범인 “Nevermind” 는 듣고 또 들으면서 그의 자살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커트니 러브를 미워하기도 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ZaH7sa0-sY

그 당시 누가 Nirvana를 사랑하지 않았겠는가!


그렇다고 내가 가열하게 팝송을 전문적으로 들으며, 얼터너티브 락이니 프로그레시브 락이니, 글램 락이니 분류하며 듣지는 않았다. 물론, 누구의 음악이 더 수준 높다 평가하지도 않았다. 그냥 그때그때 듣기에 좋은 음악들을 들으며, 카세트테이프를 사고, 나이가 더 들고 자금의 여유가 생기면 CD를 사고, 음반 가게를 기웃거리고, 강남의 핫트랙스를 가면 신세계를 만난 듯 샘플 음악들을 듣고 또 들었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돈이 조금 더 생기면 그들의 내한공연도 보러 가곤 했다. “Red Hot Chili Peppers” 의 강렬했던 30분짜리 공연, “Linkin Park” 의 신나는 공연, 메시지가 강렬했던 우탱클랜의 “RZA” 공연, 온몸을 함께 쏟아부었던 “Green day” 의 공연(너무 쏟아부어서 Green Day에게 이별을 고할 정도로), 미국 여행 중에 무턱대고 인터넷에서 낯선 이에게 표를 구해서 가게 된 “Killers” 공연(역시 공연 중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어 이별을 고하게 되었다.), 다시는 올 것 같지 않은 “Eminem” 의 공연 까지. 헤아릴 수 없는 많은 공연들은 나의 음악 경험을 풍부하게 해 주었다.


그러다 나이가 들고, 하나둘씩 나의 별들은 저 우주로 가버렸다.

마이클 잭슨도 그랬고, 휘트니 휴스턴도 그랬다.


https://www.youtube.com/watch?v=IYzlVDlE72w

언제나 들어도 슬픈 노래 the greatest love of all


마이클 잭슨은 나의 페이버릿 아티스트도 아니었는데, 매우 충격적이어서 인터넷으로 3일 내내 그의 추모 영상과 장례식 생중계까지 보게 되었다. 음악적 재능이 매우 뛰어났던, 시대의 별이었던 MJ.

그만큼 그의 삶은 너무 외롭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에 서글퍼졌다. 하늘은 그에게 말도 못 할 재능을 주었지만, 그에게 ‘평범’을 주지 못했고, 그 ‘평범’에서 오는 행복들을 한 순간도 제대로 누려보지 못했으리라.

https://www.youtube.com/watch?v=afq2TwwAetM

찰리 채플린 원곡이지만, 마이클 잭슨부터 수많은 가수들이 부른 노래. smile


https://www.youtube.com/watch?v=oG08ukJPtR8

마이클 잭슨 사후에 나온 노래. 실제 팀버레이크랑 작업한 거 같은 자연스러움! 언제 들어도 좋다! Love Never Felt So Good


https://www.youtube.com/watch?v=XMcb07ZYXlo

개인적으로 MJ 노래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 History


그리고 나의 페이버릿인 ‘David Bowie’도 진짜 ‘STARMAN’ 이 되었다. 그렇게 궁금해하던 우주 어딘가로 그는 가버렸다. 그의 마지막 앨범인 <The Next Day>를 수없이 들으며, 나의 지기 스타더스트에게 눈물로 작별을 고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I66hcu9fIs

David Bowie <Starman> . 별이 되고 싶었던 그. .


https://www.youtube.com/watch?v=3qrOvBuWJ-c

Ziggy Stardust는 또 다른 그의 자아!


https://www.youtube.com/watch?v=iYYRH4apXDo

외로운 우주비행사 이야기를 아름답게 표현한 Space Oddity!



그리고 또, Prince도 별이 되었고, Queen의 ‘Somebody to Love’를 가장 멋지게 불렀던 조지 마이클도 별이 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vnYmWpD_T8

어찌 이 아름다운 곡을 안 좋아할 수 있겠는가!

https://www.youtube.com/watch?v=oYAR8RigqDA

진짜 프레디 머큐리 다음으로 이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한 가수였던 조지 마이클.


그렇게 나의 10대, 20대를 함께 보냈던 그들은 그렇게 하나 둘 이 세상에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그리고 아쉽게도 얼마전에 해체를 고한 'Daft Funk' 까지. 하나 둘씩 사라지고 하나 둘씩 새로운 아티스트들이 태어난다.

https://www.youtube.com/watch?v=DuDX6wNfjqc

해체도 Daft Punk 스럽게 한 그들. 둘이 사이가 안좋다는 루머가 돌더니만 결국엔 이렇게 에필로그로 마무리.


대중음악에 대한 전문적 지식도 전무하고, 아티스트들에 대해 아는 바도 거의 없어서 어디 가서 ‘음악 좀 들어요.’라고 말도 못 꺼내지만, 그들의 음악은 내 인생을 풍요롭게 해 주었고, 때론 위로해주며 함께 곁에 있어주었다. 위에 소개된 음악 말고도 수많은 음악들이 함께 내 곁을 묵묵하게 지켜주었다.


그냥 그렇게 평범하게 음악을 좋아해도, 큰 위로를 받을 수 있으며 삶을 풍요롭게 할 있다.

물론, 아는 만큼 들린다고 더 많이 알면 더 많은 것들이 들릴 수 있겠지만...


그렇게 아는 건 쥐뿔 없지만 ‘공기’처럼 여러 대중음악들은 평범하게 내 삶 속에 녹아있고 너무 ‘평범’하게 내 옆에서 지탱해주고 있기에 큰 위로와 감동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몰라서 느끼는 감동, 알면서 느끼는 감동이 다르겠지만, 몰라도 감동은 느낄 수 있다.


4월이면 Deep Purple의 “April”을 들어야 하고, 9월이면 Earth wind and fire의 “September”을 들어야 하는 것처럼

https://www.youtube.com/watch?v=iKOjmTzAFA4

4월이 되면 꼭 들어야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Gs069dndIYk

역시 9월이 되면 꼭 들어야 한다!


삶이 힘들면 eminem의 ‘lose yourself’ 가사를 되새겨보는 것처럼


Look, If you had One shot Or one opportunity

To seize everything you ever wanted In one moment

Would you capture it Or just let it slip?


https://www.youtube.com/watch?v=_Yhyp-_hX2s

힘들 때마다 이 노래를 들으면, 정말 많은 위로가 된다.



‘평범’한 루틴이지만 그 루틴들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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