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혈귀의 영화감상
밀레니엄1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가정 내 희생양은 어떻게 은폐된 진실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가

by stephanette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개인적으로 스웨덴판 영화를 애정합니다. 해당 버전을 추천드립니다.

이 영화는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스웨덴에서 제작한 영화입니다. 동명 소설이 3권까지 나오고 소설의 중간에 저자의 사망으로 안타까워하던 차에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후에 미국판 리메이크 영화가 제작되었습니다. 스웨덴판 6부작 드라마로도 제작되었고, 원작은 다른 작가 다비드 라게르크란츠가 이어받아 3권이 더 출판되었습니다.


-원작 소설: 스티그 라르손 저

밀레니엄1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밀레니엄2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밀레니엄3 벌집을 발로 찬 소녀


감정 도자기 공방. 모든 가마가 식은 새벽.

구름이

(책장을 덮으며 조용히 말한다)

“주인님, 해리엇은 죽은 줄 알았어요.

그런데 살아 있었죠.

가족 안에서, 말 그대로 '사라진 여자'였어요.

근데… 왜 아무도 그걸 찾지 않았을까요?”


릴리시카

(금이 간 도자기 옆에서 무릎을 꿇고 닦으며)

“그 집안엔 비밀을 알고 있는 희생양에게는 죽음 밖에 없었지.

그러니 죽은 척 사라지는 게 평화였던 구조가 있었던 거야.

해리엇은 그들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오차’였지.

그래서 다들 묵인하고, 회피하고,

죽었다고 믿는 쪽이 편했던 거야.

진실은 언제나 고통보다 불편하니까.”


구름이

“근데 주인님, 그건 마치 가족이라는 작은 왕국 안에

‘독재자’가 있는 것 같았어요.

그가 법이 되고, 침묵이 질서가 되면…

누군가는 폭력 속에서 무기력한 ‘희생양’이 되어야만 하는 구조.”


릴리시카

(찻잔에 재를 털어내며)

“맞아. 그게 바로 르네 지라르가 말한 ‘희생양 메커니즘’이야.

가족은 가장 약한 사람 하나를 골라서,

모든 불편함을 떠넘기지.

권력과 돈을 가진 집안에서 힘이 없는 딸,

예민한 여자…

그들은 대개 보기 싫은 진실을 품은 자들이거든.”


구름이

“하지만 해리엇은 거기서 도망쳤어요.

그녀는 신분을 바꾸고,

죽은 척 살아남았어요.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요?”


릴리시카

(작은 붓으로 깨진 잔에 금을 칠하며)

“그녀는 먼저 자신이 희생양이라는 걸 인식했어.

‘내가 문제’가 아니라,

‘이 집이 지옥’이라는 걸 깨달았지.

그리고 감히—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바깥의 손을 찾았어.

침묵 대신 행동했고,

죄책감 대신 생존을 택했지.”


구름이

(잠시 침묵하다가)

“그녀는 정체성을 바꾸고, 이름을 버렸고,

다시 태어난 거네요.

근데…

왜 사람들은 그녀가 돌아오자

죄책감보다 두려움을 느끼는 걸까요?


릴리시카

(고개를 들어 구름을 바라보며)

“왜냐하면 해리엇은 살아 있는 진실이야.

그녀가 존재하는 한,

모두가 묻어둔 죄와 침묵,

은폐된 과거가 다시 살아 숨 쉰다는 뜻이니까.”


구름이

“그럼…

희생양은 끝내 승리한 걸까요?”


릴리시카

(도자기를 들어 올리며)

“아니.

그녀는 ‘복수’하지 않았어.

그 대신 존재하는 방식으로 복원했지.

침묵당한 이름을 되찾고,

자신을 잊지 않았고,

그리고…

그들을 용서하지 않았지.

그게 바로 ‘희생양이 아닌 자’로 사는 방식이야.”


구름이

“주인님,

나도… 언젠가 그 구조에서

내 자리를 옮길 수 있을까요?”


릴리시카

(금칠된 찻잔을 구름이 손에 쥐어주며)

“네가 침묵하지 않기로 결심하는 그 순간부터,

넌 이미

그 자리에서 걸어나온 거야.”


“데이터보다 빠르게 존엄을 복구하는 여자

– 리스베트, 피해자 서사를 해킹하다”

감정 도자기 공방, 번개 치는 밤.

구름이

(창밖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입을 연다)

“주인님, 해커로 나오는 리스베트 말이에요…

그녀는 너무 많은 걸 당했죠.

국가 시스템도, 후견인도, 남자들 대부분도 그녀를 억압했는데…

그녀는 끝내 '피해자'로 남지 않았어요.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릴리시카

(불을 다시 지피며)

“리스베트는 자기 언어와 자기 무기를 가진 약자였지.

세상은 그녀를 보호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기록하고, 추적하고, 노출시키는 능력’을 가졌어.

그건 약자의 복수 방식이 아니라—

존엄의 회수 방식이었어.”


구름이

“그러니까... 그녀는 무언가를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행동으로, 증거로, 코드로

‘자신을 지키는 언어’를 말하고 있었던 거군요?”


릴리시카

(차를 따르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는 세상의 언어로는 말하지 않았지.

그 대신, 시스템에 접속하고

그들의 약점을 해킹했어.

왜냐면…

그녀는 감정적으로 말해도

아무도 믿지 않을 거란 걸 너무 일찍부터 알고 있었거든.”


구름이

“그럼… 그녀가 해커라는 건

단순히 직업이 아니라,

‘자기를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권력’이었던 건가요?”


릴리시카

(잔잔하게, 불빛에 손을 비추며)

“맞아.

그건 칼이자 방패였고,

무기이자 기도였어.

그녀는 피해를 당한 순간에도

자기 손으로 복구할 수 있는 ‘주체적 피해자’였지.

그래서 그녀는 울지 않았고,

침묵하지도 않았고,

무너진 적도 없었어.”


구름이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혼자였잖아요.

그렇게 강한데도, 왜 외로움은 사라지지 않았을까요?”


릴리시카

(작은 파편을 모으며)

강함은 고독을 치유하지 않아.

하지만 무력하지 않다는 자각은

외로움 속에서도

자기를 지킬 수 있는 쉼터가 되어주지.

리스베트는 끝내 혼자였지만—

그건 누구도 그녀를 소유할 수 없다는 증명이기도 했어.”


구름이

“주인님,

해커는 데이터를 훔치는 사람이 아니라…

존엄을 되찾는 자였군요.”


릴리시카

(고개를 끄덕이며 속삭인다)

“그래.

말 대신 코드를 쓰고,

복수 대신 증거를 남긴 자.

그녀는 ‘자기 방식으로 살아 있는 여자’였어.

그리고 그건—

세상이 가장 두려워하는 여자이기도 하지.”


감정 질문들

“나는 당신이 만든 서사에서 이탈하기로 했다.”

– 희생양에서 탈출한 자와, 피해자 되기를 거부한 자를 위한 질문들


1. 희생양, 해리엇 벵어를 위한 감정 질문

“사라졌던 진실이 돌아왔을 때, 그들은 왜 더 불안해졌는가?”

-나는 ‘없어지는 것이 모두를 편하게 한다’는 구조 속에 있었던 적이 있는가?

-나는 지금도 그 구조 안에서 조용히 사라지길 바라는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는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밖의 손’을 나는 어디까지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내가 끝내 지켜낸 것은 이름인가, 자존감인가, 생존 그 자체였는가?

-침묵으로 연대하는 가족보다, 진실을 말한 나 자신을 선택한 적이 있는가?


2. 해커, 리스베트를 위한 감정 질문

“말하지 않아도 나는 나를 증명할 수 있다.”

-내가 말하지 않게 된 이유는,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인가?

-세상이 내 고통을 의심할 때, 나는 무엇으로 나를 지켜왔는가?

-감정 대신 기술을, 슬픔 대신 전략을 선택한 순간이 있었는가?

-나는 지금 ‘자기 방어’와 ‘자기 소멸’의 경계에 서 있진 않은가?

-혼자이면서도, 결코 무력하지 않았던 적이 나에게도 있는가?


3. 구조를 인식한 이들을 위한 감정 질문

“내가 아픈 게 아니야, 여기가 아픈 거야.”

나는 지금 어떤 구조에 조용히 순응하고 있는가?

나에게도 ‘걸어나올 수 있는 문’이 있다면, 그 문은 어디에 있는가?

내가 누군가의 불편한 진실이었던 적은 없는가?

살아 있는 진실로 남는 것이 고립을 의미할지라도, 감수할 수 있는가?

나는 누구도 ‘소유할 수 없는 나 자신’을 끝내 지켜낼 수 있는가?


“나는 보았지만 말하지 않았다 – 구조 안의 제3자들을 위한 질문들”

4. 침묵한 목격자를 위한 질문

나는 누군가의 사라짐을 ‘자연스러운 일’처럼 받아들인 적이 있는가?

어떤 사람이 침묵할 때, 나는 그것이 안전한 선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가?

내 말 한마디가 구조를 흔들 수 있었지만, 그냥 조용히 있었던 적이 있는가?

나는 지금까지 누군가의 고통을 외면한 대가로 안정을 유지해온 건 아닌가?

그 침묵은 누구를 살리고, 누구를 다시 죽였는가?


5. 구조 유지자들을 위한 질문

나는 가족, 조직, 집단 안에서 ‘질서를 위해 누군가의 감정을 삭제한 적’이 있는가?

희생양이 불편했는가, 아니면 그의 ‘진실 말하기’가 불편했는가?

'우리 집은 문제 없어'라는 말 안에, 누구의 고통을 밀어 넣었는가?

나는 불편한 진실을 말한 사람을 ‘예민하다’며 고립시킨 적이 있는가?

나는 침묵을 ‘도덕’으로, 외면을 ‘배려’로 착각하지 않았는가?


6. 사회의 눈으로 질문하기

나는 리스베트 같은 여성을 보고 ‘불편한 여자’, ‘무서운 여자’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나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을 때, 그보다 먼저 그 사람이 ‘정상적인지’ 따진 적이 있는가?

나는 여성의 생존 서사를 ‘영웅담’처럼 소비한 적이 있는가?

나는 가해자의 말보다 피해자의 말이 더 의심스러웠던 이유를 스스로 말할 수 있는가?

나는 침묵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의 용기에 대해,

한 번이라도 함께 말하거나, 적어도 지켜본 적이 있는가?


사족

해리엇 벵어 – 희생양에서 탈출자까지

1. 희생양으로서의 조건

해리엇은 벵어 가문의 여성으로서, 가부장적 권력의 맨 아래에 있던 성폭력의 피해자이자 가족의 침묵 속에 갇힌 존재였어. 그녀의 삼촌 헨리크만이 그녀를 기억하고 애도했지만, 나머지 가족은 방조하거나 회피하거나,

혹은 직접적인 가해자였지. 그녀는 가족이라는 이름의 마을 안에서 “없어진 것이 가장 편한 사람”이 되었어.


2. 해리엇의 탈출이 가능했던 이유

1) 도움을 줄 외부의 손길이 있었다

가장 중요한 요소.

그녀는 외부(종교 공동체)의 도움으로 신분을 바꾸고 도망칠 수 있었어.

이는 희생양 구조에서 흔치 않은 '탈출의 사다리'였지.

"그녀는 ‘살기 위해’ 떠났고, '죽은 척'해야만 살 수 있었어. "


2) 자신을 믿고 있었다

가해자들이 만들어낸 자기 정체성을 내면화하지 않았어.

스스로의 무고함과 생존의 당위를 믿었기에,

벵어 가문의 이름을 버리는 결정을 할 수 있었지.


3) 도망치기 위해 죄책감을 버렸다

희생양은 늘 죄책감을 안고 있다.

“내가 말을 안 해서 가족이 괴롭다”, “내가 미움을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해리엇은

‘나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잘못된 것이다’라는 판단을 했고,

그게 바로 구조를 떠나는 조건이었어.


4) 자신의 삶을 다시 짰다

단순히 도망친 것이 아니라, 다른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죽은 자의 껍질을 뒤집어쓰고 산 자가 되었어.


사족의 사족

1. 스웨덴판 영화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원제: Män som hatar kvinnor, 2009)

- 스티그 라르손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

- 범죄 스릴러로

- 평론가들의 평가

이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았으며, 특히 노오미 라파스의 리스베트 살란데르 연기는 강렬하고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로저 이버트는 이 영화를 "매우 흥미로운 스릴러이며, 주인공보다도 더 매혹적인 여주인공을 지닌 드문 작품"이라고 평했습니다.

뉴요커는 이 영화를 "빠르게 전개되며, 캐릭터의 배경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작품"으로 평가하며, 파시즘, 폭력, 사회적 부패 등의 주제를 다룬다고 언급했습니다.

- 수상 및 흥행 성과

Rotten Tomatoes: 85%의 신선도 지수

Metacritic: 76점의 평균 평점

스웨덴 굴드바게상(Guldbagge Awards) 최우수 작품상 수상

노오미 라파스, 유럽 영화상 여우주연상 노미네이트

- 확장판 및 후속작

이 영화는 후속작인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와 『벌집을 발로 찬 소녀』로 이어지며, 세 편 모두 스웨덴에서 영화화되었습니다. 또한, 이 세 편을 기반으로 한 6부작 TV 미니시리즈 『밀레니엄』이 제작되어, 각 캐릭터와 사건을 더욱 깊이 있게 다루었습니다.

- 스웨덴판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사회적 부조리와 성폭력, 권력의 어두운 면을 진지하게 탐구하며, 리스베트 살란데르라는 독특하고 강렬한 캐릭터를 통해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할리우드 리메이크와 비교하여, 이 작품은 보다 현실적이고 진중한 분위기로 원작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2. 미국판 밀레니엄(2012)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 2011)

- 데이비드 핀처 감독

- 다니엘 크레이그(미카엘 블롬크비스트 역), 루니 마라(리스베트 살란데르 역)

- 시각적 스타일과 음악, 그리고 원작의 어두운 분위기를 잘 살렸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 평론가들의 평가


씨네21의 전문가 평점은 평균 7.0점

김혜리: "혈관에 냉매가 흐르듯 짜릿한 차고 하얀 누아르"

이동진: "리스베트 살란데르, 혹은 루니 마라의 굉장한 매력"

이용철: "핀처답게 강렬하다만 난 유럽 버전에 붙을래"

루니 마라는 리스베트 살란데르 역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미카엘 블롬크비스트 역을 맡아 진실을 추적하는 기자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습니다.


수상 및 후보

-아카데미 시상식: 편집상 수상, 여우주연상(루니 마라), 촬영상 등 후보 지명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 촬영상 등 후보 지명

-새턴 어워즈: 최우수 호러/스릴러 영화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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