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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운주 Dec 25. 2022

영화 ‘원더’를 통해 바라본 사회적 외모 불안

남들과 외모가 많이 다르다면…

 남들과 외모가 현저히 다른 사람들이 있습니다. 연예인처럼 외모가 비정상적으로 뛰어난 사람도 있지만, 반대인 경우도 있는데요. 영화 ‘원더’의 어기는 후자였습니다. 트리처 콜린스 증후군으로 극심한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10살 남자아이는 항상 헬멧을 쓰고 다닙니다. 객관적으로 어기의 외모는 기형에 해당할 만큼 눈에 띄었습니다. 헬멧 착용이 이해가 갈 정도로 충분히 콤플렉스가 될 만한 수준인데요. 병원에서 수십 번의 성형수술을 받았지만 그의 외모는 기형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그로 인해 사회적 외모 불안이 극심했습니다. 영화 초반부의 어기가 아래 표(사회적 외모 불안 척도)를 작성했다면 틀림없이 점수는 만점(80점)에 수렴했을 것입니다.


1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비치는 내 모습을 신경 쓰지 않는다

2나는 사진 찍을 때 신경이 쓰인다

3 나는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의식할 때 긴장된다

4나는 내 외모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까 봐 걱정된다

5나는 다른 사람들이 내가 없는 자리에서 내 외모에 대해 험담을 할까 봐   걱정된다

6나는 내 외모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비호감으로 여길까 봐 걱정된다

7나는 사람들이 나를 매력 없다고 생각할까 봐 두렵다

8나는 내 외모로 인해 인생에 어려움을 겪을까 봐 걱정된다

9나는 내 외모로 인해 좋은 기회를 놓칠까 봐 걱정된다

10나는 내 외모 때문에 사람들에게 말을 걸 때 긴장이 된다

11나는 다른 사람들이 내 외모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불안하다

12나는 내 외모가 다른 사람이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할까 봐 종종 불안하다

13나는 다른 사람들이 내 외모를 부정적으로 판단할까 봐 걱정된다

14나는 다른 사람들이 내 외모의 결점을 눈치챘다고 느낄 때 불편함을 느낀다

15번 문항은 현재 연인이 없다면, 있다고 가정하고 답하시오

15나는 내 연인이 내 외모 때문에 나를 떠날까 봐 불안하다

16나는 사람들이 내 외모가 별로라고 생각할까 봐 걱정된다


채점 방식: 전혀 그렇지 않다(1점), 대체로   그렇지 않다(2점), 중간이다(3점), 대체로 그렇다(4점), 매우 그렇다(5점), 1번 문항은 역채점


 영화는 다소 식상하게 전개됩니다. 영화 초반부 외모로 놀림을 받고 좌절하던 어기는 착한 친구의 도움으로 종국에는 헬멧 없이도 학교생활에 적응해냅니다. 외모의 변화 없이 사회적 외모 불안이 줄어든 것인데요. 객관적인 모습은 그대로인데, 어떻게 이런 변화가 가능했을까요? 

해답은 외모 자존감이 거울에 비치는 모습이 아닌 내가 나를 바라보는 관점이라는 데 있습니다. 어기처럼 기형에 해당하는 외모라면 사회적 외모 불안이 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작중 초반 어기처럼 불안감에 짓눌린 채 고립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외모 기형=높은 사회적 외모 불안’의 등식이 항상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기형적 외모가 아닌 기형적 외모로 인한 낮은 외모 자존감이 곧 사회적 외모 불안이기 때문입니다. 외모와 관계없이 건강한 외모 자존감을 형성해낸다면 사회적 외모 불안은 심하지 않을 것입니다. 영화 초반부, 후반부 어기의 변화를 통해 알 수 있듯, 외모 자존감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나를 바라보는 관점이고, 그것이 사회적 외모 불안을 좌우하니까요. 

외모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외모가 외모 자존감을 결정짓는 충분조건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기가 보여주었듯 열등감의 미로에서 벗어날 출구는 하나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표 출처: 이민지. 한국판 사회적 외모불안 척도 번안 및 타당화. 덕성여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20.

*본 칼럼은 그로로에 연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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