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rey Apr 05. 2022

나는 만족하고 있지 않단 말이야.

체인지 메이커 시작하기

요새 들어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아니 사실 한 번도 꿈틀거림이 멈추거나 어딘가로 가라앉아본 적이 없다. 말로는 '귀찮다', '아무것도 안 하고 쉬고 싶다'라고 이야기하면서도 마음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바로 무언가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그 마음 말이다. 


나는 무언가를 변화시켜야 만족하고 사는 스타일인가 보다. 때에 따라서는 방의 가구 배치를 뒤집어 놓아야 하며, 잘 쓰던 컴퓨터의 폴더 구조를 확 뒤집어 놓고 새로운 배치를 시도하기도 한다. 잘 쓰고 있던 캘린더, 리마인더 앱을 괜히 지우고 새로운 앱을 찾아 시도해보기도 한다. 정말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아주 자주. 


그러는 이유는 딱 한 가지 때문이다. 무시하고 지나갈 수도 있었을 법한, 작은 불편함. 불편함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수 있는 그 느낌이 나를 조종한다. 


내 것만 변화시키고자 하는 건 아니다. 우리의 것, 너희들의 것도 변화시키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내가 속한 이 조직의 무언가가 나로 인해 변화되었으면 좋겠고, 그 방향이 모두에게 와닿았으면 좋겠다. 업무적인 관점에서 무언가를 변화시키기에는 나는 너무 경력도 적고, 아는 것도 없다. 아직은 학교의 체계를 배워나가기에 급급한 모양새지만, 언젠가는 학교의 큰 체계도 뒤바꾸어 놓는 것이 내 목표이긴 하다. 


최근 내가 맡고 있는 6학년에서 학급의 구분 없이 동아리를 개설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6학년은 다섯 학급인데, 과학 전담을 맡고 있는 나도 그중의 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맨 처음 생각한 것은 과학 탐구였고, 그다음이 스마트 기기 관련 동아리였는데 둘 다 너무 별로였다. 과학 탐구는 자신이 없었고, 스마트 기기 동아리는 재미가 없었다. 그때 문득 떠오른 '무언가를 바꾸어 놓아야겠다는 생각'을 종종 하는 내 성격 덕분에 동아리 주제를 의외로 쉽게 결정할 수 있었다. 


체인지 메이커


우리 주변에는 정말 문제들이 많다.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큰 문제들은 언제든 누군가의 눈에 들어 대안이 마련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저런 회의에서 이야기가 나오면 대부분 뚝딱 해결되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더 많은 수의 문제들이 정말 문제다. 누군가의 눈에 들기도 어려울뿐더러, '내가 맡아서' 해결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기는 더 어렵다. 


'나라면 얘기가 다르지'


나는 만족하면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주위를 볼 때마다 불편한 것들 투성이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어떻게 만들면 해결이 되거나, 대안이 마련되겠다는 생각도 떠오를 때가 많다. 과연 그런 사람이 나뿐이겠는가. 6학년 학생들 중에도 나처럼 유별난 학생이 다섯은 있겠지. 멋모르고 신청한 학생들도 함께 열두 시간의 동아리 활동을 진행하다 보면 조금은 나를, 우리를 이해해주겠지.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는 과정에 익숙해지겠지. 우리의 모든 불편함을 함께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껴보게 되겠지. 


동아리에는 18명의 학생이 지원했다. 

모두 다 아는 학생들이기에 이름을 보면서 끄덕이기도 했고, 의아해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도 남이 보기에는 안주하고, 만족하며 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니 쉽사리 판단하지는 않기로 했다. 앞으로 열두 번의 만남을 통해 생각의 소통, 활동의 소통이 서로를 더 직접적으로 설명해주게 될 테니 말이다. 


이제 열 두 차례, 그러니까 열두 주에 걸친 체인지 메이커 동아리 활동을 낱낱이 공개해보려고 한다.


모두의 변화를 위해, 파이팅!

매거진의 이전글 #10. 선택과 선택의 인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