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 컨텍트
시간은 거슬러 거슬러 매우~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나는 군인이고 말년 병장이다. 전역하려면 약 한 달 남짓 남았다. 막상 전역이라니...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그리고 기분이 막 좋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만도 않다. 전역 후 뭘 할지 생각해 본다. 집은 가난하니 역시 복학을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 듯싶다. 아마 이 친구로부터 연락이 오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었던 것 같다. 내가 말년휴가에 나왔을 무렵 전화가 왔다.
"여~ 효자소온!"
"오~ 송 회장?!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나야 뭐 잘 지내지. 너 곧 전역이라며? (대학 동기) 애들이 말해줬어."
"그래? 소문이 참 빠르군. 으어허!"
"전역 후 뭐 할 거냐?"
"당연히 알바를 해야지."
"무슨?"
"그냥 집 근처에서 아무거나 해야지 뭐."
"그래? 아~ 여기는 정말 바쁘다."
"맞다. 너 뭐 서울에서 일한다며? 그럼 지금 서울이야?"
"어. 서울이야. 우리도 지금 바빠서 알바 구해야 한다고 그랬던 것 같은데...?"
"아~ 그래? 바쁘면 알바 구해야지 뭐."
"너 복귀는 언제 하냐?"
"내일모레?"
"그럼 복귀하면서 식사나 같이 하자."
"그래~!"
첫 통화는 그냥 안부 정도였다. 크게 이렇다 할 내용은 없었다. 이렇게 해서 나는 송 회장과 오랜만에 첫 만남을 갖게 된다.
부대 복귀를 위해서 서울에 올라가는 길이다. 약속했던 장소에서 송 회장을 오래간만에 만나게 된다.
"여~ 효자소온~ 살 좀 쪘네?"
"와 진짜 오래간만이구나. 그렇지. 살 좀 쪘지."
"이제 좀 남자다워졌구나."
"껄껄~"
송 회장이 밝아졌다. 원래 이렇게 밝았던가 싶었다. 뭐 그래도 반가워해 주니 나도 기분이 좋다.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다른 대학교 동기들은 뭐 하고 지내는지 등등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송 회장이 지금 하는 일은 모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어시스턴트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근데 나도 참 어리석었지, 무슨 회사인지도 안 물어보고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으니 말이다. 어쩌면 별 관심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이때는 몰랐다. 이 모든 것들이 넷웍마의 서막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이렇게 만남은 끝이 나고 나는 부대로 복귀했다.
시간은 흘러 훌쩍 전역을 하고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던 어느 날, 송 회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사실 나도 전역 후 바로 일할 생각이었지만 사람의 마음이 참 간사한 게 막상 통제권을 벗어나니까 좀 더 놀고 싶은 열망이 가득해서 그냥 빈둥빈둥 놀고 있었다. 송 회장의 전화 내용은 또 시답잖은 일 얘기뿐이었다. 그리고 자꾸 일을 언제부터 하는지 물어본다. 난 그냥 해야지~ 해야지~ 하고 대꾸했다. 그러자 송 회장이 결정타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투비컨티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