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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용석 Yongsuk Hur Jun 30. 2020

스와코프문트 Swakopmund

나미비아 (Namibia) 최고의 휴양지

나미비아는 독일의 식민지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독일식 이름이 많다. 나미비아의 수도 빈트후크(Windheok)도 독일식 이름이고, 도시내 길 이름도 독일식 이름이 많다. 사실 스와코프문트 (Swakopmund)는 지나가는 도시였다. 나미비아 최고의 휴양도시라고 하는데, 혼자 여행을 다니는 필자에게 휴양도시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 샌드위치 하버 투어를 하는데 그룹 투어를 시작하는 데가 스와코프문트였기에 들려보는 것이었다. 아침 일찍 빈트후크에서 셔틀을 이용해서 스와코프문트로 출발하는데 거리는 한 6시간 정도 걸렸다. 빈트후크에서 오전 7시와 오후 2시 버스 밖에 없기 때문에 해가지기 전에 도착해야 해서 오전 7시 차를 예약했다. 이런 셔틀 서비스는 숙소로 픽업을 오기 때문에 편리했다. 아프리카의 대부분의 투어는 숙소로 픽업으로 오고 투어 후 다시 데려다준다 그래서 그만큼 가격도 비싸다. 하지만 교통이 많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는 필수 불가결한 선택인 것 같다. "시간이 돈이다"가 아프리카에 적용되는 말이다. 돈을 아끼려면 그만큼 시간이 많이 든다 아주 많이...

(좌) 짐의 반은 장비, 반은 옷이다 (우) 빈트후크-스와코프문트 셔틀버스, 깨끗하고 편리했다.
스와코프문트 최고의 게스트 하우스 소금사막 자칼 게스트 하우스, 역시 강아지가 최고!!

셔틀버스 아저씨가 내가 알려준 숙소를 까먹어서 한참을 돌아왔다. 구글맵으로 보고 있었는데 숙소 근처를 지나갔지만 곧 내려주겠거니 하고, 창밖의 시내 구경을 하고 있었는데 숙소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기사 아저씨한테 말하니 까먹었다고 다시 돌아갔다. 도착시간이 생각보다 늦었지만 그래도 도시를 훑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기후는 온난하다고 하지만 바닷가 근처라서 안개가 자주 낀다.(그래서 결국 비행기가 결항되었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는 비수기라서 한가했는데, 그 정도가 좀 심해서 사람이 사는 거리인가 싶을 정도로 길에 사람이 없었다. 숙소 체크인을 도와주는 친구가 프랑스 젊은 친구였다. 여기까지 와서 일하고 있는 게 궁금해서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여기에 서핑을 하러 왔단다. 스와코프문트가 서퍼들의 천국이라고 한다. 특히 비수기인 이 기간의 파도가 좋아서 서퍼들이 몰린다고 한다. 자기도 프랑스에서 일해서 여기 올 여비를 마련해 이 기간 동안 여기서 숙소일을 해주면서 먹고 자고 한단다. 쉬는 시간에는 서핑을 하러 가고 말이다. 그것을 몇 년을 했다는데, 대학교 때부터 입사 준비를 위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우리나라 청년과 비교하면 천국에 사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살아도 되나 하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인생을 살면서 실패를 하거나, 어떤 목적을 향해 갈 때, 멀리 돌아갈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시행착오는 젊었을 때 한번 겪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필자도 대학교, 대학원 졸업하자마자 운 좋게 바로 취직이 되어서 지금까지 일만 하다가 싱가포르에 살면서 본격적으로 여행을 다닌 것 같다. 그런 내 삶을 돌아보면 운도 참 좋았던 거 같지만, 이 친구나 여행 중에 만나봤던 여러 나라의 친구들 같은 경험이 없다는 게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했다. 최소한 그들은 서핑에 대한 엄청난 열정으로 그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일 테니 말이다. 지금 나에게 그러한 열정은 무엇이 있나 반문하게 된다.

(좌) 사륜 오토바이를 타는 곳, 숙소에서 추천해 주었다. (중) 깔끔하게 일회용 비니를 주었다. (우) 처음 타보는 사륜 오토바이

스와코프문트에는 여러 액티비티가 있는데 그중에 사륜 오토바이와 가성비가 좋다는 스카이 다이빙이 있다. 스카이 다이빙은 가성비도 좋지만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사막을 만나는 바다가 그렇게 아름답다고 하는데, 필자가 도착했을 때는 날씨가 그렇게 맑지가 않아서 스카이 다이빙 대신에 사륜 오토바이를 선택했다. 숙소에 짐을 풀고 서둘러 가서, 다행히 마지막 타임이 있어서 탈 수 있었다. 손님도 많이 없고 날씨도 어둑어둑해져서 평소보다 일찍 닫는다고 했다.

필자는 보통 이런 액티비티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사막을 사륜 오토바이로 탄다고 해서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아서 가봤는데,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평소에 필자는 사람 만나는 운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때도 그 운이 여지없이 발휘되었다. 같이 투어를 하는 부모님과 아들인 서양 가족이 있었다. 가이드와 함께 시작하는데, 어머니가 타시는데 힘이 들었나 보다. 출발을 제대로 못하셔서 기다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니 가이드가 다른 친구를 불러서 나와 아들만 따로 투어를 해주고, 원래 가이드가 부모님과 함께 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 친구가 가이드를 훈련시키는 가이드였다. 그래서 엄청난 속도로 안내하는 데 따라 잡기도 힘들 정도였지만, 나중에 가이드가 참 잘 따라온다고 칭찬해줬다. 이런 관광객들 많이 없다고... 립 서비스였겠지만 기분은 좋았다.

가이드는 설렁설렁 타는 거 같은데 엄청 빠르고 사막 언덕을 자유자재로 다닌다. 그런데 이렇게 모래만 있는데 길을 찾는 게 정말 신기했다.
잠깐 쉬는 시간에 짬을 내서 드론도 날려보았다. 아무도 없어서 좋았지만 사막만 있어서 드론 사진과 일반 사진이 구분이 잘 안 간다.
독일 식민지 시절에 지어진 건물, 이런 유럽 스타일의 건물이 많다.

사륜 오토바이를 타고 서둘러 시내 구경을 나왔다. 스와코프문트에서는 하루만 자고 내일 바로 투어를 가기 때문에 오늘이 마지막 기회였다. 시내에는 사람이 없었지만, 해변가를 가니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해변가 식당에서 많이 보였다. 하지만 파도가 높아서 수영을 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필자가 좋아하는 등대, 그런데 문은 닫혀있었다. 여기에 있는 바도 추천 맛집 중에 하나란다.
(좌) 한가한 해변가 풍경 (중) 저 새가 주변에 엄청 많다. 시골의 닭보다 많았던 듯 (우) 이런 바다가 서핑의 적기라니...
The Tug Restaurant있는 Jetty이다. 바람이 매우 심하게 불어서 파도가 높았다.
THE TUG restaurant
미안하다 필자가 먹은 쿠두 (Kudu)이다.

간단하게 시내 관광을 마친 후, 스와코프문트 최고의 레스토랑인 The Tug에 방문했다. 사람이 없어서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점은 좋았다. 이름도 마음 들고... 필자가 이번에 시도한 것은 비프스테이크가 아닌, 쿠두 스테이크 (Kudu Steak)다. 원래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만 먹는데, 언제 먹어볼까 싶어서 시도해 보았다. 가축용이 아니고 아생 동물이라 질길 것 같았는데, 매우 부드러웠다. 아프리카에서 사바나 한잔은 피로를 말끔히 날려준다. 애피타이저도 추천 메뉴라서 욕심에 이것저것 다 시켰더니 엄청 배가 불렀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이미 너무 어두워져서 서둘러 숙소로 돌아왔다. 아프리카에서는 웬만하면 해지기 전에 숙소로 돌아갈 것을 추천한다. 숙소의 프랑스 친구는 안전하다고 하는데, 지나가는 관광객이라도 있으면 안심이 되겠는데, 사람도 없고 조명도 잘 안되어 있어 어두우니 혼자 다니기가 좀 부담스러웠다.

바쁜 일정이지만 그래도 기록은 남겼다.

스와코프문트는 말 그대로 휴양도시이다. 그런데 여기 오려면 아무래도 비수기는 피하는 것을 추천한다. 서핑을 하러 오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너무 한가하고 파도도 세서 휴양지에 온 것 같지 않았다. 유럽 풍의 건물들이 잘 보존되어있어서 산책하기도 좋고, 숙소에서 바다도 걸어갈 수 있는 정도로 작은 마을이라서 장기 여행 중이라면 잠시 쉬어가기 좋은 장소인 것 같다.


나미비아 (Namibia)

The Tug Restraurant

Salty Jackal Backpackers & Surf Camp

Carlo's Shuttle Serv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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