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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용석 Yongsuk Hur Jun 18. 2020

노르드케테 Nordkette, Innsbruck

알프스 산 정상을 도시에 가장 쉽고 빠르게 갈 수 있는 방법

알프스 산맥은 여러 나라에 걸쳐서 있다. 스위스, 독일 등에서 유명한 정상을 갈 수 있지만 도심에서는 거리가 상당히 있다. 스위스 인터라켄 (Interlaken, Switzerland)이나 독일의 최고봉 추크슈피체(Zugspitze) 모두 아름다운 곳들이지만 한 가지의 단점은 모두 도심에서 1~2시간 정도 거리가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딱 거기만 다녀온다면 문제 될 것은 없겠지만, 당일 여행으로 가서 알프스 산과 도시를 모두 보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독일 뮌헨에 출장을 갔을 때 주말을 이용해서 주변 국가를 방문할 계획을 세웠다. 친구가 추천해준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는 작은 도시여서 당일 치기가 가능할 것 같아서 많은 기대를 하지 않고 기차표를 구입했다. 급하게 일정을 정한 거라 기차 안에서 인터넷으로 일정을 찾아봐야겠다 생각했는데, 필자가 알프스 산자락으로 들어간다는 것을 간과했다. 역에 정차하면 인터넷이 되는데 열차가 운행 중에는 노 서비스(No service)로 들어가서 인터넷이 안 되는 것이었다.

가는 내내 일정을 정차시간에만 살짝살짝 찾아볼 수 있었는데, 다음과 같은 곳이 유명한 것 같았다.

인스부르크 구시가지 (Old Town Innsbruck)

노르트케테 케이블카 (Nordkettenbahn)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 월드 (Swarovski Crystal Worlds)

베이크이젤 올림픽 스키점프 타워 (Bergisel Olympic Ski Jump Tower)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 월드는 스와로브스키를 사서 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과감히 건너뛰고, 베이크이젤 스키 점프대는 노르트케테 케이블카와 반대 방향이라서 하루에 두 군데를 모두 들리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서 포기를 했다. 그래서 인스부르크 구시가지와 노르트케테 케이블카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스키 점프대가 왜 관광지일까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동계올림픽을 1964, 1976 두 번 개최했단다. 그 후에는 유스 동계 올림픽까지 개최했다고 하니, 동계 올림픽의 강자인 도시이다.

요즘은 각 나라에서 관광산업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관광청에서 공식 홈페이지를 많이 운영하는 것 같다. 인스부르크 정보도 오스트리아 관광청 (https://www.austria.info/kr/)에서 많이 얻을 수 있었다. 여기서 필자가 결정적으로 한 가지 실수를 하는데 바로 여행자용 "인스부르크 카드"를 구입하지 않은 것이었다. 처음에는 케이블카만 타고 구글 맵을 보니 구시가지는 웬만하면 걸어 다닐 수 있을 것 같아서 (보통 필자는 여행을 힘들게 걸어 다닌다.) 카드 구입이 오히려 손해 일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필자가 몰랐던 인스부르크 카드의 혜택이 상당히 많았는데, 구시가지에서 박물관이나 전망대 등 몇 군데만 가더라도 인스부르크 카드 구매 비용을 훨씬 뛰어넘었다. 카드의 할인 혜택을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인스부르크 여행을 계획한다면 인스브루크 카드를 꼭 확인하도록 하자.

독일 뮌헨 중앙역에서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인스부르크 역으로 간다. 당일 여행이라 서둘러야 한다. 아침 안개가 이쁘다.
인스부르크 구시가지이다. 인스부르크 중앙역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이다. (20분 정도 소요)
구시가지에서 행사가 있었던 것 같다. 사람들이 전통 복장을 입고 작은 공연을 했다.
인스부르크의 뜻이 인(Inn) 강에 있는 다리(Bruck)란다. Inn + Bruck = Innsbruck
500년이 넘었다는 오토부르크 (Ottoburg) 건물. 지금은 레스토랑으로 사용되고 있다.
날씨도 좋고 멀리 알프스 산맥도 아름답고... 케이블카 타러 가는 길 (다리를 건넌 것은 아님)
노르트케테 케이블 카 지도 (innsbruck.info)

노르트케테 케이블 카는 지도를 유심히 봐야 한다. 필자는 여기서 벼락 치기 공부의 한계가 드러났는데, 처음 산악열차를 잘 탔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를 디자인한 유명한 이란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디자인 한 역에서 출발하면 지하와 지상을 오가며 아름다운 뷰를 선사한다. 중간 기착지인 훙거부르크 (Hungerburg)까지도 문제가 없었고, 케이블카로 잘 바꿔 타서 무사히 제그루베 (Seegrube)까지 올랐갔다. 처음에는 제그루베가 정상이 아니라서 의아했는데 제그루베에서 산의 정상이 안개 + 구름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다. 정상에 건물이 있는 것 같은데 잘 보이지 않으니 "아! 원래 여기까지만 오는 건가 보다" 하고 열심히 제그루베를 구경 했다. 제그루베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을까 했는데 날씨가 안 좋다 보니 사람들이 모두 실내에 있어서 너무 붐볐다. (제그루베 레스토랑은 인스부르크의 강력 추천 레스토랑 중의 하나이다. 야외에서 식사를 하면 꼭 천상의 점심이 될 것 같았는데 현실은 우중충한 날씨로 인해 밖에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점심은 포기하고 사진 찍고 드론도 날리고 신나게 구경하다가 다음 일정을 위해서 이제 슬슬 내려가야겠다 하고 케이블카 역으로 돌아오는데 정상인 하펠레카르(Hafelekar)에서 내려오는 또 다른 케이블 카가 있는 것이 아닌가!! 다시 확인해보니 내가 산 표가 정상까지 갈 수 있는 표였던 것이다. 치밀하게 준비하지 않았더니 몸이 고생을 했다. 부랴부랴 올라가서 급하게 구경하느라 해발 2,300미터인 정상에 셔 여기 뛰고 저기 뛰고 했다. 돌아가는 기차표도 미리 구입을 해 변경이 안돼서 서둘러 다녀야 했다. 제그루베에서 너무 여유롭게 보낸 것이 살짝 후회가 되었다. 그래도 모르고 내려간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노르트케테  의회에서 산악열차를 타면 저 다리를 건너서 올라가기 시작한다.
자하 하디드의 훙거부르크 (Hungerburg) 역, 딱 봐도 스타일이 나온다.
알프스 산자락에 있는 집들은 다 그림 같다.
에메랄드 빛의 인(Inn) 강과  아름다운 도시. 위에서 보면 녹색 방수포 색깔만 보이는 서울과 매우 다르다.
저 멀리는 시골 동네인가 보다. 그런데 뒷산이 알프스라니!!
훙거부르크 (Hungerburg) 전망대이다. 여기까지만 오는 표도 구입할 수 있다. 9유로 정도.
정사에 구름이 껴서 잘 보이지가 않는다. 구시가지에서는 맑았는데 20분 정도 지나니 이런 날씨로 변해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오면서 보이는 인스부르크 전경. 작지만 아름다운 도시이다.
제그루베(Seegrube)역, 제그루베 레스토랑도 같이 있다.
제그루베 까지 하이킹으로 올라올 수 도 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지그재그 (ZigZag) 길이다.
(좌) 드론에서 바라본 제그루베 풍경 (우) 이렇게 보니 지그재그 길이 더 힘들어보인다.
정상은 아니었지만 가장 뷰가 좋은 곳에서 찍은 인증샷. 요즘 저 포즈가 많다. 혼자 찍기에 편해서 인 듯...
멀리 파노라마 뷰 데크가 있다. 당근 가봐야겠지?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사람이 많이 없었다. 사진 찍기는 좋은 기회!! 끝이 꼭 절벽 같다.
멀리 보이는 하펠레카르 (Hafelekar) 정상. 처음엔 구름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다.
해발 2,3000미터에 있는 하펠레카르 (Hafelekar) 정상. 원래 알프스 산맥이 좌악 보여야 하는데 다 구름으로 가려졌다.
(좌) 유럽 산들은 정상에 꼭 이런 십자가 표시가 있다. (우) 여기도 사람이 사는 것 같다. 숙소로 보인다.
필자가 다니는 회사의 제품이 있다고 했는데.... 찾을 수가...
정상은 바람이 너무 세고, 비도 부슬부슬 내리고, 구름도 껴서 앞이 안 보일 때도 있고, 높아질 수 록 변화무쌍한 날씨.
하펠레카르 (Hafelekar)에 있는 케이블카. 제그루브까지 올라왔던 것보다 작았다.
(좌) 구시가지 랜드마크인 황금 지붕(Golden Roof)이다. 진짜 금이라던데... (우) 인스부르크 타워. 저 계단 오르면 빙글빙글돈다.
인스부르크 타워에서 바라본 전경. 매일 이런 알프스 산을 볼 수 있다니 인스부르크 사람들이 부럽다.
보면 볼수록 아름답다. 뒤로는 알프스 산맥이 있고 앞에 인(Inn) 강이 있으니 여기야 말로 배산임수 지형이구나!!

노르트케테를 하산한 후 구시가지에서 몇 군데 박물관 등을 다니고 저녁을 먹고 부랴부랴 기차역으로 돌아왔다. 하펠레카르 정상에서 한국에서 출장 온 출장자 두 명을 만나서 같이 내려왔는데, 저녁식사까지 함께하게 되었었다. 나도 급하게 돌아가야 하고 그들도 일정이 또 있어서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헤어졌지만 타국에서 잠깐이라도 한국 사람들을 만나면 마음도 편안해지고 더 많이 뭔가 알려주고 싶어 지는 마음이 생긴다 (그분들이 유럽이 처음이라고 해서...). 다시 못 만날 수도 있는 인연이지만 짧은 시간 동안 만든 추억도 감사했다. 인스부르크하면 늘 떠오르겠지...

이제 뮌헨으로 컴백!!


여행정보

오스트리아 (Austria)

오스트리아 관광청

노르드케테 홈페이지

DB B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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