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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심산책자 Jan 01. 2024

2023 나를 바꾼 키워드 : 현실

2024년을 시작하면서

연휴 기간 동안 리듬이 끊겨 그런지 며칠 째 새벽까지 잠이 오지 않았다. 

3시가 넘어 잠이 들었는데, 깨고 보니 얼핏 꿈을 꾼 것 같다. 


분명히 기억하는 것은 넓은 공간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는 것이다. 

공간에 모인 사람들은 각자 자기 소개를 해야 했는데, 재미있는 것은 영어로 해야 한다는 사실. 불행 중 다행으로 사회자가 룰을 알려주었다.


"한 분씩 나오셔서 짧게 자기 소개를 해주세요."

"먼저 이름, 가져 온 책 속의 한 단어(꿈 속에서는 마치 책점처럼 펼쳤을 때 나온 페이지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띈 단어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단어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나는 내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며 영어 발음을 시뮬레이션하고 있었다. 살짝 긴장되긴 했지만 책점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 설레기도 했다. 


그래서 오늘은 책점을 보면서 이야기를 한번 시작해 보려고 한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도 재미삼아 새해 첫 날 책점을 함께 보시면 좋을 것 같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책 하나를 고른다.           

            잠시 숨을 고르고 책을 펼친다. (이 때 책의 옆면이 보이도록 세운 후 양 손에 에너지를 모으고 하면 좋다)          

            가장 먼저 눈이 띈 문장 혹은 단어를 적는다.          

            그 문장 혹은 단어를 보면서 떠오른 생각을 적어본다.          

나는 새해 첫 시작을 함께 할 책으로 나의 최애책 중 하나인 '하워드의 선물'을 골랐고, 나의 한 문장은 바로 이것이다. 


'되고 싶은 나'를 향한 삶의 균형 잡기


와우! 저절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새해 첫 날 이 보다 더 좋은 문장이 있을까 싶다. 그 어느 때보다 나의 갈망에 집중하고 있는 시기이니, 어떻게 균형을 잡을 수 있을까는 더없이 좋은 질문이다. 


자! 이제 다시 주제로 돌아가서 2023년 나를 바꾼 키워드는 '현실'이었다. 

현실 : 한계로서의 현실에서 가능성으로서의 현실로!


이것에 대해 내가 자각하게 된 것은 코칭 대화를 통해서였다. 당시 나는 회사에서 하는 아이디어 공모전을 주제로 코칭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공모전 1차 결과가 발표되고 난 후 첫 마음을 잃고 갈팡질팡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공모를 준비할 때까지만해도 정말로 즐거웠다. 내가 관심있는 아이템을 갖고 그야말로 상상의 나래를 펴서 구상하는 작업이 마냥 좋았다. 그런데 1차 선발이 되고 PT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 되니 에너지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모든 게 숙제처럼 다가왔고 그냥 그만 두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대체 무엇이 이토톡 내 마음을 바꿔 놓은 걸까? 


내 발목을 잡았던 것은 '현실'이라는 단어, 그리고 그것에 대한 나의 뿌리깊은 생각이었다. 


그거 아세요? 
H님은 현실이라는 단어를 굉장히 많이 사용하고 계세요.
H님에게 현실은 어떤 의미에요? 


코치님으로부터 이 질문을 듣자, 내 사전 속 '현실'이라는 단어에 대해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 내가 현실을 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는 보통 이런 식이었다. 

"이게 현실에서는 너무 다르거든요." 

"현실적으로 이게 될까 라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거에요"

"우리가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했을 때, 이건 어려울 것 같아요"

이 때까지만 해도 몰랐지만, 나에게 현실은 제약이자 한계였다. 


서두에 H님이 이번 아디이어를 기획할 때 
고객의 pain point에서 시작했다는 점을 생생하게 설명하셨고,
그 때 굉장히 에너지가 넘치셨어요!
생생한 현실에 기반한 아이디어, 이 때 현실은 어떤 의미였나요? 



갑자기 뒷통수를 세게 얻어 맞은 것 같았다. 

나는 그간 현실이라는 단어를 '한계, 제약'이라는 부정적 의미로만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속에는 다른 의미도 들어 있었던 것이다. 

현실은 한계로 해석될수도 있지만 가능성으로 인식될 수도 있는 거였다.  


이 즈음이 되니 '반 쯤 채워진 물컵'에 비유되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한계로서의 현실에 천착한 사람은 그 물컵을 보고 반 밖에 남지 않았으니 이 정도 물로 갈증을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인식할 것이다. 


가능성으로서의 현실을 보는 사람은 절반의 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이며, 더 필요한 물을 어떤 방법으로 구할 수 있는지를 적극적으로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고 말이다. 


누구나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이런 고정관념(신념)에 빠질 수 있다. 그것은 일상 속에서 다양한 장면 속에서 서로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것이고 말이다. 그러나 너무 관성적으로 자연스럽게 스며있기 때문에 알아차리기는 만만치 않다. 


그런데 좋은 타이밍에 좋은 코치를 만나서 나눈 대화를 통해서 나조차도 인식하지 못했던 내 안의 숨은 신념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래서 평소 자주 쓰는 단어를 들여다보고 이름을 붙여 보는 일은 굉장히 중요하다. 현실이라는 단어에 '한계'라는 이름 대신에 '가능성'이라는 이름을 붙여 보는 것만으로 균형적 시각을 갖을 수 있었다. 


아! 그 덕에 나는 내가 생각하기에 신들린(?) 것처럼 몰입해서 PT를 했고,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무려 1등을 해서 상도 받고, 포상금도 받았다. 


이렇게 정리하다보니 서두에 책점에서 보았던 '균형'이라는 단어가 다시 나왔다. 다른 균형도 많을 테지만 2024년에는 내가 쓰는 단어들에 나도 모르게 부여하고 있었던 의미를 균형감 있게 다루어 보는 것을 목표로 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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